올해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급감했다. 여러 차례 개봉을 미뤘던 한국영화들이 속속 오픈했지만 예년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어 아쉬움이 적지 않다.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에는 100만 관객 돌파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는데 올 상반기 역대 최소로 쪼그라든 상황이다.
그나마 6월 24일 개봉한 영화 ‘#살아있다’(감독 조일형,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영화사 집-퍼스펙티브픽처스)가 상영 5일 만인 28일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숨통을 틔웠다.
‘#살아있다’는 어제(6일)까지 누적 관객수 157만 6346명을 돌파해 200만을 향해 달려나가고 있다. 이 영화는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서울 여의도의 한 아파트를 배경으로 청년 오준우(유아인 분)와 김유빈(박신혜 분)의 생존기를 그린다. 우리에게 친숙한 공간인 집을 내세운 ‘#살아있다'는 생존을 위협받는 과정을 현실적으로 그려 스릴과 긴장감을 높였다. 무엇보다 좀비 크리처에 색다른 개성을 심어 차별점을 두려는 노력도 엿보였다.
영화업계는 이달 15일 개봉하는 ‘반도’(감독 연상호, 제공배급 NEW, 제작 영화사 레드피터)가 나오면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있다.
7일 영진위 통합전산망 집계를 보면 ‘반도’는 38.1%(오후 7시 기준)의 예매율을 나타내며 1위에 올랐다. 같은 시각 ‘#살아있다’가 17.3%로 2위를 기록했다. 좀비 액션 스릴러가 국내 극장가를 되살릴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 후속작인 ‘반도’는 4년 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달리는 KTX 안에서 좀비가 들끓는 과정을 구축했다면, 이번엔 광활한 도시로 확장한 만큼 한층 더 스케일 크고 속도감 넘치는 액션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배우 강동원과 이정현, 권해효, 김민재, 구교환, 그리고 아역배우 이레 등 강렬한 비주얼과 연기력까지 모두 갖춘 올 여름 기대작 ‘반도’. 다시 한 번 K-좀비 신드롬을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여름 성수기에 접어들어 텐트폴 영화들이 속속 개봉을 확정하면서, 하반기에는 극장가가 재개될지 모른다는 기대감에 조금 더 참고 기다려보겠다며 관망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영화업계가 위축된 상황에서 ‘반도’가 대중성에 기초한 영화적 가치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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