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시아가 구단주 선전을 위한 도구로 이강인의 활약을 사용하자 팬들이 집단 반발하며 불쾌함을 나타냈다.
이강인은 8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스페인 발렌시아 에스타디오 데 메스타야서 열린 레알 바야돌리드와 2019-2020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5라운드 홈 경기서 후반 19분 교체 투입돼 26분을 뛰었다.
이날 이강인은 1-1로 팽팽하던 후반 44분 정교한 왼발 중거리포로 결승 골을 뽑았다. 덕분에 발렌시아는 2-1로 승리하며 4경기(3무 1패) 무승 늪에서 탈출했다.
이강인은 경기 종료 직전에 드라마 같은 골을 터뜨렸다. 아크 서클 근처에서 수비수 2명을 앞에 두고 자로 잰 듯한 왼발 슛으로 골문 하단 구석을 갈랐다.
바야돌리드전 결승골이자 이강인 입장에서는 지난해 9월 헤타페전 득점 이후 10개월여 만에 나온 소중한 리그 2호 골이다.
이강인에겐 잃어버린 입지를 되찾고, 위기의 팀을 구한 중요한 한 판이다. 지난달 말 보로 곤살레스 감독대행이 사령탑에 오른 뒤 2경기 연속 벤치를 지켰지만 보란 듯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경기 후 발렌시아는 공식 채널인 홈페이지나 SNS를 통해서 이강인의 활약을 전하며 '메리톤 유스 정책의 산물'이라고 포장했다.
메리톤은 2014년 발렌시아를 인수한 피터 림 구단주의 회사명이다. 한 마디로 이강인을 피터 림 구단주의 정책으로 인해 성장한 선수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런 주장에 발렌시아 팬들은 격분하고 있다. 피터 림 구단주는 최근 무분별한 감독 경질과 이적 시장 관여로 인해 큰 비난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서 피터 림의 딸이 팬들을 비난해 논란을 부추겼다.
특히 피터 림 구단주의 경우 지난 여름 이적 시장서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이 이강인에게 꾸준한 출전 기회를 위해 임대를 허락하자 무산시킨 인물이다.
결국 마르셀리노 감독과 셀라데스 감독 체제서 꾸준히 선발 기회를 잡지 못한 이강인은 최근 구단과 재계약 대신 이적을 추진하고 있다.
발렌시아 팬들은 피터림이 이강인을 키웠다는 주장에 강하게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한 발렌시아 팬은 "우리는 10년 전부터 이강인의 존재를 알고 기다렸다"라고 피터림 구단주를 비판했다.
다른 발렌시아 팬들도 "팀내 최고 유망주 중에서 페란 토레스와 재계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여기다 이강인도 팀을 떠나고 싶어 한다"라고 지적했다.
토레스나 이강인 등 발렌시아 출신 유망주를 아끼는 것으로 알려졌던 피터 림 구단주. 그러나 연이은 실책으로 인해 그의 존재가 이강인의 성장에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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