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구하라를 폭행 및 협박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된 최종범 사건이 대법원으로 향하게 됐다. 검찰이 상고장을 제출한 것.
검찰은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1부(부장판사 김재영 송혜영 조중래)에 최종범의 상해 혐의 2심 판결에 불복하는 상고장을 제출했다. 이로써 이 사건은 대법원에서 판결을 받게 됐다.
고 구하라 측의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법무법인 에스 노종언 변호사는 이날 OSEN에 “최종범 씨 협박 등 사건 성폭법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2심 무죄 선고와 관련해 검찰에서 금일 대법원에 상고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대법원에서는 카메라등 이용 불법 촬영의 경우 이러한 불법 촬영으로 인하여 회복할 수 없는 심대한 피해를 입을 수도 있는 피해자의 입장이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고려된 판단이 있기를 바라며, 이를 통하여 보편적 상식과 정의에 부합하는 판결이 있기를 기대한다”라며, “아울러 성폭력 범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피해자입니다. 그동안 관행처럼 이루어진 가해자 중심의 재판이 이번을 기회로 변화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사 1-1부는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상해, 협박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종범의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다만 1심과 2심에서 불법촬영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성관계는 사생활 중에서 가장 내밀한 영역으로, 이를 촬영한 영상을 유포한다고 협박하는 것은 피해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정신적 상처를 주거나 피해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더구나 피고인은 피해자가 유명 연예인으로 성관계 동영상이 유포될 때 예상되는 피해 정도가 매우 심각할 것임을 인식하고 오히려 그 점을 악용해 언론 등을 통해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또 "피해자로부터 아직까지 용서를 받지 못했고, 피해자의 가족들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는 점을 봤다.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법원은 최종범에게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법정구속했다.
고 구하라의 친오빠인 구인호 씨는 선고 후 취재진과 만나 “항소심 실형 선고를 통해 우리 가족의 억울함이 조금이나마 해소될 수 있겠다는 점에서 작은 위안으로 삼는다”라며, “불법 카메라 촬영 혐의가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된 점과 실형이 1년만 선고된 점은 가족으로서 원통하고 억울한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또 구인호 씨는 “동생이 살아있을 때 집행유예를 봤는데 오늘 실형이라도 나와서 그나마 만족하지 않았을까 싶다. 동생이 있었을 때 하려고 했던 것들이 있었다. 최 씨 사건에 대해 동생은 여러 가지 민사 소송 등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동생 뒤를 이어서 해줄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최종범은 지난 2018년 9월 전 여자친구인 고 구하라와 싸우는 과정에서 타박상을 입히고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겠다’며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8월 열린 1심 재판 선고기일에서 상행, 협박, 재물손괴, 강요 등의 혐의로 유죄가 인정돼 징역 1년 6월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으나 불법촬영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한편 고 구하라는 지난해 11월 24일 세상을 떠났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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