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전 3기 끝에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에 합류한 팀 다이나믹스는 시즌 전 10개 팀 중 약체로 평가 받았다. 하위 리그인 ‘롤 챌린저스’에서도 압도적인 모습이 아니었고, 갓 승강전을 거쳐 올라왔기 때문에 예상 성적은 낮았다. 탑 라이너 ‘리치’ 이재원은 시즌 전 평가에 대해 “최고 성적이 지난 스프링 시즌 설해원(당시 APK)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는 말처럼 팀 다이나믹스는 세간의 평가를 뒤집고 1라운드 호성적(4승 4패)을 기록하고 있다. 시즌 첫 경기부터 플레이오프(PO) 후보 KT를 꺾었고, 이후 하위권 팀들을 잡으면서 기세를 탔다. 위기 관리도 탁월하다. 강팀들을 연달아 만나는 상황이었지만 지난 12일 T1을 2-1로 제압하면서 한시름 놓았다.
팀 다이나믹스가 이처럼 끈끈한 경기력과 함께 선전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12일 T1전 승리 이후 OSEN과 만난 ‘리치 이재원’은 ‘도전자 정신’을 꼽았다. 이는 팀 다이나믹스의 배지훈 감독이 2020 서머 시즌 미디어 데이에서 강조했던 발언이다. 막 LCK에 합류한 새내기는 ‘약자’라는 위치를 인정하고, 강팀들을 상대로 먼저 움직여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샌드박스전은 우리가 ‘도전자 정신’을 잠시 잃어서 패배했다. 초반에 승리를 많이 쌓아 마치 우리들이 강팀인 것처럼 행동했다. 이후 감독님, 팀원들과 ‘먼저 적들을 물어뜯자’는 피드백을 했다. 그래서 T1전 1세트도 감독님에게 강한 다그침을 받았다. 어물쩍거리다 패배했는데 정신차리고 먼저 행동하자고 팀원들과 마음을 다잡았다.”
경기 중에도 끊임없이 플레이를 점검한 팀 다이나믹스는 결국 집중력을 끝까지 유지하면서 ‘대어’ T1을 잡았다. 팀 다이나믹스에 이번 T1전 승리는 매우 값지다. 패배 시 강팀들을 연달아 만나 성적이 수직 추락할 수 있었는데, 이를 극복했다. 또한 팀 다이나믹스는 과거 패배 기억까지 넘어섰다. 이재원은 “아프리카전에서 아펠리오스를 상대할 때 다같이 빨려들어가 패배했다”며 “그때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49분 동안 시간 가는줄 모르고 집중했다”고 밝혔다.
큰산 T1을 넘었지만 팀 다이나믹스의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담원, 드래곤X, 젠지 등 서머 시즌 ‘톱3’를 연달아 만나야 한다. 오는 15일 담원의 ‘너구리’ 장하권을 상대해야 하는 이재원은 ‘상체 싸움’, 특히 정글-미드를 키 포인트로 꼽았다. 이재원은 “담원전은 정글-미드 싸움에서 이기거나 버텨야 승산이 있다”며 “우리 팀의 ‘비욘드’ 김규석 선수와 ‘쿠잔’ 이성혁 선수를 믿는다”고 말했다.
모두 힘든 시즌을 예상했지만 팀 다이나믹스는 ‘약팀’ 평가를 깨고 순항하고 있다. 이번 T1전 승리로 확실하게 ‘얕보면 안되는 팀’이라는 이미지를 굳혔다. 팀 다이나믹스가 기세를 이어가 플레이오프의 한 자리를 넘볼 수 있을지 주목해본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