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데뷔해 올해로 2년차가 된 ‘신인’ 하영의 성장세가 뚜렷하다. 어느덧 미니시리즈의 한 에피소드를 끌어가는 눈부신 성장을 보인 것. 우리가 ‘하영’에게 주목해야하는 이유다.
하영은 지난달 25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영혼수선공’(극본 이향희, 연출 유현기 나수지)에서 이성적인 성격을 지닌 레지던트 2년차 강누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며 안방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영은 지난해 KBS2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에서 나이현 역을 맡아 데뷔한 배우다. 첫 드라마인 ‘닥터 프리즈너’에서 남궁민의 동생 캐릭터를 맡은 하영은 오빠의 든든한 지원군으로서의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내며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약 1년 만에 ‘영혼수선공’으로 안방에 돌아온 하영은 강누리 역을 맡았다. 이성적인 성격을 지닌 레지던트 2년차로, 누구에게도 지기 싫어하는 탓에 퇴근 후에도 병원 도서관에서 의학책을 붙들고 씨름하는 인물이다.
무엇보다 하영은 강누리 역을 맡아 ‘몰카 피해자’가 된 회차의 주인공으로 극을 이끌었다. 몰카 피해자가 됐던 강누리는 이후 휴대전화 카메라 소리만 들려도 놀라 기겁하고, 심지어 범인에게 복수하고 싶다는 마음을 느꼈다. 하영은 멘탈이 흔들리는 강누리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몰입도를 높였다.
이 에피소드는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n번방 사건’을 떠올리게 했다. ‘영혼수선공’ 종영 후 OSEN과 만난 하영은 “n번방 사건이 나오기 훨씬 전에 대본이 나온 상태였고, 리딩까지 마친 상황이었다. 사건이 터지기 전에는 방송에서 보인 것처럼 무겁게 다루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사건이 터지고 조금 더 진중하게 다뤄보자는 의견이 나와 수정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영은 “가벼운 에피소드로 다루기에는 심각한 내용이었다. 시기적으로도 그랬다. 내 자신에게 ‘피해자들의 피해를 왜곡하는 건 아닐까?’ 등의 질문을 던지며 경계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하영은 해당 사건의 피해자가 되고, 트라우마를 겪는 강누리를 통해 성추행 피해자들의 고충을 몰입감 높게 전달했다. 피해자들의 2차 피해 등이 우려되는 현 시점에서 강누리를 통해 다시 한번 경각심을 일깨웠다.
하영은 “찾아보고 준비하면서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 기준이 강력하지 않아 안타까웠다. 피해자들이 트라우마를 벗어날 수 있게 도와주는 사회 문화가 구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죄인처럼 숨어 지내는 사람들이 많다. 안타까운 사건을 통해 개선됐으면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하영은 “사회 문제에 그렇게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니었다. ‘영혼수선공’이 사회 여러 문제를 다루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관심을 갖게 되고 알아보고 내 생각을 확립한 게 감사하다. 나도 ‘영혼수선공’을 통해 영혼을 수선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이와 함께 하영은 이 사건을 통해 강누리가 성장할 것이라고 응원했다. 하영은 “강누리는 1등을 해야 하고, 이겨야 하고, 성공을 해야 하는 캐릭터다. 어떻게 보면 이기적일 수 있는 캐릭터인데, 그 사건을 겪으면서 남들을 살펴볼 수 있는 성격으로 변한 것 같다. 이후로는 약물 중심의 치료가 아닌, 정서적인 지지를 병행하는 의사로서 치료의 폭이 넓혀지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elnino8919@osen.co.kr
<인터뷰③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