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가 심상치않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올 상반기 극장가를 잠식해 국내외 기대작들이 줄줄이 제 성적을 못 내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내일(15일) 개봉할 한국영화 ‘반도’가 기대 이상의 예매 수치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어서다.
1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를 보면, ‘반도’(감독 연상호, 제공배급 NEW, 제작 영화사레드피터)는 이날 오전 10시 30분을 기준으로 예매율 81.4%를 기록했다. 예매관객수는 13만 8896명.
개봉을 하루 앞으로 남겨놓고 첫 날부터 먼저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하려는 관객들이 예매 열풍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초기 관객들의 호평이 이어지면 ‘반도’는 무리없이 흥행작 대열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연상호 감독의 ‘반도’는 ‘부산행’(2016)의 후속편. 칸 국제영화제 티에리 프리모 집행위원장은 이 작품을 올해의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하면서 “‘부산행’의 완벽한 시퀄”이라고 호평했다.
‘반도’는 4년 후 폐허가 된 반도로 돌아와 미션을 수행하는 정석(강동원 분), 반도에서 어렵게 살아남은 민정(이정현 분)의 가족이 죽어가는 땅에서 최후의 사투를 벌이는 과정을 담았다. 우리에게 익숙한 주변 풍경이 폐허로 변한 상황에서 생존과 탈출을 위해 필사적으로 싸우는 사람들의 긴박감 넘치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광활한 대지, 인천항, 쇼핑몰 등지에서 펼쳐질 액션이 어떨지 기대감을 자아낸다.
영화의 만듦새는 최근 진행된 시사회를 통해 연상호 감독만의 ‘좀비’ 세계관이 한층 더 넓고 깊어졌다는 평가로 입증됐다. 연 감독은 단순히 좀비 크리처에만 집중하지 않았고 한걸음 더 나아가 건강하고 올바르게 살고자 하는 인간의 삶까지 메시지를 확장시켰다. 이성이 무너진 세상, 야만성이 내재된 세계에 살고 있는 다양한 군상을 통해 인간적이라는 게 과연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 것이다.
‘부산행’이 2016년 개봉해 그해 1157만 1658명(영진위 제공)이라는 누적 관객수를 달성했기에 후속작이 높은 관심을 받을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1편에서 공유, 마동석, 정유미, 최우식 등의 배우들이 있었다면 강동원, 이정현, 권해효, 이레, 구교환 등 세대를 아우르는 배우들이 ‘반도’에 캐스팅돼 스케일 크고 속도감 넘치는 액션을 완성했다. 흥행을 위한 필요조건이 갖춰진 셈.
다만 코로나19라는 넘기 어려운 장애물이 버티고 서 있기에 일각에서는 올해 그 어떤 영화가 출시되더라도 천만 관객 달성까지는 어렵다는 추측을 내고 있다. 그럼에도 81.4%라는 높은 사전 예매율이 일말의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개봉 전 해외 185개국 선판매로 ‘반도’의 손익분기점은 약 250만 명 내외로 낮춰졌다. 80%대라는 예매율과 SNS에 게재된 관객들의 관심도로 손익분기점은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라는 전례없는 위기를 겪고 있는 시대에 ‘반도’가 난국을 헤쳐나갈 유일한 해법이 될지 주목된다.
/ purpli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