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반도’(감독 연상호)가 한국영화 구원투수로 나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침체된 극장가에서 ‘#살아있다’(감독 조일형)의 바통을 이어받아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영화 ‘부산행’의 속편인 ‘반도’가 오늘(15일)부터 관객들과 만난다. 코로나19로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영화계가 침체되며 대작들의 개봉이 미뤄진 가운데, 월드와이드로 개봉하는 첫 영화인 만큼 ‘반도’에 쏠린 관심이 뜨겁다.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부산행’의 속편이라 국내 관객들의 기대 역시 크다.
‘반도’를 향한 뜨거운 관심은 높은 예매율로도 입증됐다. ‘반도’는 14일 오후 6시 기준, 예매율 85.9%(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를 기록 중이다. 이는 올해 개봉 영화 중 최고 사전 예매율 기록이다. 코로나19로 침체된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여름 흥행을 정조준하고 있는 것.
‘반도’는 ‘부산행’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담았다. 위험을 무릎쓰고 폐허가 된 반도로 돌아온 자와 그곳에서 들개처럼 살아남은 자, 그리고 들개 사냥꾼을 자처하며 좀비보다 더 위협적인 존재가 되어버린 미쳐버린 자들까지, 저마다의 얼굴로 살아남은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이 긴박한 이야기 속에서 펼쳐진다.
부산행 KTX를 배경으로 했던 ‘부산행’ 이후 ‘반도’는 더욱 커진 스케일과 화려한 액션으로 스크린을 가득 채웠다. 확장된 연상호 감독의 세계관은 액션 블록버스터다운 영화적 재미를 살렸고, 새로워진 이야기로 흥미를 자극했다.
강동원과 이정현을 비롯해 구교환, 아역배우 이레, 이예원까지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다. 총을 든 강동원은 폐허 속에서도 여전히 빛나는 비주얼을 자랑했고, 처음으로 액션 블록버스터에 도전하는 이정현은 이레와 함께 여성 캐릭터를 강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구교환과 이예원은 관객들의 시선을 빼앗는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반도’는 여름 시장을 겨냥한 액션 블록버스터답게 화려한 액션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국 영화에서 보기 힘든 20분 분량의 카체이싱은 ‘반도’의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영화 ‘매드맥스’를 연상시키는 ‘반도’의 카체이싱은 거리 위로 쏟아져 나오는 좀비 떼와의 대결로 짜릿함을 선사했다. 신선한 충격을 줬던 '부산행'에 비해 더 위협적이진 않지만 더욱 다양해졌다. K좀비물의 바이블 '부산행'을 탄생시킨 연상호 감독답게 '반도'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관전포인트다.
‘반도’는 2020년 칸 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됐을 뿐만 아니라 해외 185개국 선판매를 달성하며 글로벌 관객들과 만난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영화 시장까지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위기에 빠진 한국 영화계의 구원투수로 나선 ‘반도’가 어떤 성과를 거두게 될지 주목된다. /seon@osen.co.kr
[사진]영화 포스터,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