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가 나간다(DVD’s going off)는 뜻이 아니라 경기 영상 DVD(DVD’s coming out)가 출시될 것이라는 뜻이었다."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 아스날의 극성팬이 말도 안 되는 해명을 내놓았다. 증거 영상이 버젓이 남아있지만 자신의 말을 바꾸며 추한 모습을 보였다.
토트넘은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영국 런던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서 열린 2019-2020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5라운드 아스날과 경기에서 손흥민의 1골 1도움 맹활약을 앞세워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손흥민은 이날 전반 19분 아스날의 패스 미스를 가로채 동점골을 터뜨렸고, 후반 36분엔 코너킥으로 토비 알더웨이럴트의 역전골을 도왔다. 손흥민은 리그 10골 10도움 대기록을 달성했다. 맡은 바 소임을 다한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 교체 아웃됐다.
이날 경기장엔 관중이 없었지만 온라인에서는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 사건이 발생했다. 아스날 서포터들의 공식 유튜브 채널인 ‘AFTV’의 라이브 방송에서 한 출연자가 손흥민의 교체 아웃 장면을 보고 “DVD가 나간다(DVD’s going off)”라는 말을 던졌다.
‘DVD 발언’은 영국내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불법 복사판 DVD를 판매하는 것을 비하하는 인종차별적인 의미를 지난다. 손흥민은 이와 관련해 이미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 지난 2018년 말 손흥민을 향해 “혹성탈출 DVD를 구해줄 수 있느냐”라고 비아냥댔던 웨스트햄 팬이 벌금형을 선고받은 적도 있다.
논란이 커지자 발언의 당사자들이 직접 해명에 나섰지만 얼토당토 않은 변명만 늘어놨다. 해당 발언을 한 것은 클로드 칼레가리로 과거 아르센 벵거 감독을 향해 저격성 발언을 다수 내놓았던 유명 서포터다.
클로드는 지난 14일 AFTV에 업로드된 영상을 통해 “토트넘이 아스날을 이겨서 경기 기념 영상을 ‘DVD로 출시하겠네(DVD’s coming out)’라고 말한 것”이라는 어이없는 해명을 내놓았다. 여기에 영상의 진행자 로비 라일이 끼어들어 인종차별적인 의도는 전혀 없었고 단순히 농담이었다는 것만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아스날 팬 블로그인 ‘저스트 아스날’은 “AFTV가 또 다시 아스날 구단을 부끄럽게 했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토트넘이 DVD로 축하 영상을 출시하겠다는 의미였다는 해명은 전혀 말이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그밖의 많은 축구 팬들은 AFTV의 행동을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비판이 거세지자 AFTV는 뒤늦은 사과를 했다. 채널의 운영자 로비는 SNS를 통해 "지난 경기에서 보인 경멸적인 발언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 또한 해명 영상에서 사과를 하지 않고, 발언에 책임지는 행독을 보이지 못한 점도 사과한다"라고 전했다./raul164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