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감독이 절친 황선홍 감독과 대결서 마지막에 웃었다.
FC서울은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 FA컵 16강서 대전 하나시티즌과 승부차기 접전 끝에 승리, 8강 진출에 성공했다.
황선홍 감독과 최용수 감독은 축구계 절친이다. 비슷한 시기에 국가대표로 활약했고 2002 한일월드컵서도 한솥밥을 먹었다. 황 감독과 최 감독이 적으로 만난 것은 5년만이다.
두 감독의 마지막 대결은 2015년 11월 29일로, 황선홍 감독의 포항스틸러스 고별전이었다. 당시 황선홍 감독은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서울을 2-1로 꺾었다.
약 5년 만에 최용수 감독을 적장으로 만나게 된 황선홍 감독은 "당분간 최용수 감독과 만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FA컵 대진표가 나왔을 때 예상보다 빨리 만날 수도 있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많은 분들의 기대만큼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다" 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킥오프 직전 두 감독의 진짜 만남이 성사됐다. 선수단 입장 직후였다. 황선홍 감독과 대전 코치진이 먼저 대전의 벤치에 앉아있었고, 최용수 감독과 서울 코치진이 뒤늦게 터널을 빠져나왔다.
후배인 최용수 감독은 곧장 대전의 벤치로 향했다. 사진기자들이 황선홍 감독을 찍고 있을 때, 최용수 감독이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선배인 황선홍 감독은 일어나 최용수 감독은 반겼다. 절친한 황 감독과 최 감독은 서로를 힘껏 안았다.
경기 뚜껑을 열어보니 대전이 먼저 골을 넣었다. 경기 시작과 함께 바이오가 날카로운 프리킥을 직접 슈팅으로 연결, 서울의 골네트를 흔들었다. 대전과 서울은 평소보다 치열하게 경기에 임했다.
서울도 득점 기회를 얻었다. 후반 30분 조영욱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그러나 키커로 나선 박주영이 미끄러지며 슈팅이 골대를 벗어났다. 결정적인 동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서울은 부담스러운 상황이 이어졌다. 서울은 후반 36분 박주영이 헤더 슈팅으로 동점골을 만들었다. 그러나 김남춘이 경고누적으로 퇴장 당하며 숫적열세에 처했다.
그러나 경기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았다. 대전이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지만 득점으로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승부차기까지 이어진 경기서 마지막에 서울이 웃었다. 서울과 대전은 나란히 첫 번째 키커가 실축했다. 그러나 서울과 반대로 대전은 네 번째 키커가 실축했다. 서울의 마지막 키커인 박주영은 페널티킥 실축을 잊고 침착하게 성공, 서울과 최용수 감독에게 승리를 안겼다. / 10bird@osen.co.kr
[사진] KF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