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 끝에 단비같은 칭찬을 받은 수제냉동 돈가스집 사장, 전화위복의 좋은 예라 말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15일 방송된 SBS 예능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포항 꿈틀로 편이 전파를 탔다.
이날 수제냉동 돈가스집을 찾아갔다. 긴장한 사장에게 백종원이 혈액형을 묻자 사장은 "난 A형, 관계맺기 처음엔 낯설다"고 어려워했다. 백종원은 "난 트리플A"라면서 "일단 만나면 일편단심 되는 A형"이라며 혈액형 얘기를 주고 받아 웃음을 안겼다.
본격적으로 토크를 시작했다. 돈가스를 하고 싶은지 묻자 사장은 "다른 것도 생각해봤지만 1년 동안 돈가스만 바라보고 수많은 연습과 노력을 했기에 매듭을 짓고 싶다"면서 "지금은 부족하지만 제대로 된 맛있는 돈가스로 손님들에게 맛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수제청이 아닌 돈가스를 선택한 상황.
백종원은 "돈가스가 시간도 오래걸리고 홀에 기름 냄새가 환기가 되지 않는다, 돈가스를 만드는 노동도 많이 필요해, 장사 초보인 사장에게 벅찰 수도 있다"고 염려했다.
백종원은 하루 매출을 계산하면서 과감하게 제작진 점심으로 30인분을 결제했다. 과감하게 도전해보라는 의도였다. 30인분을 만든 소감이 어떨지, 장사를 경험해 본 후 그 결심이 그대로일지 실전 모의고사를 치루자고 했다. 백종원은 "한가지 확실한 건 앞으로 일들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갑작스러운 상황은 고려하겠다"면서 "소중한 자양분이 되길 바란다"며 응원했다.
미리 해보는 실전 30인분 돈가스 도전기가 시작됐다. 제대로된 경험을 통해 각오를 다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백종원은 "튀김기 문제라 생각하지만 그 외의 문제들이 하나씩 눈에 보일 것, 단순히 힘든 상황이 아니라 여건이 가능할지 생각해보란 것"이라면서 초보사장에게 소중한 경험이 될 시뮬레이션 장사라고 했다.
그 사이, 33분만에 첫 돈가스 4인분 완성됐다. 조금 느려도 큰 문제 없이 진행됐으나 국물이 빠진채로 나갔다. 반 정도는 완성했으나 밥도 새로 지어야하고 그릇도 모자른 상황이 왔다. 사장은 홀에 나와 기다려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백종원은 "제작진이라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실제 손님일 있었을 때 상황을 걱정했다. 그러면서 "어떤 결정을 하든 사장의 사정을 알기에 도움이 되도록 고민할 것, 사장님 의견을 존중해 필요한 부분을 개선해갈 예정"이라며 지켜봤다.
장사 후 사장은 "일이 힘들다기 보다 정성껏 하고싶었는데 그렇게 못 하니까 안 행복하더라"면서 현실에만 안주했던 장사초보였기에 겪어보니 그 자체로도 현실장사가 버거웠다고 했다. 사장은 "혼자서 절대적으로 할 수 없단 걸 알았다, 내 맘대로 되는게 없더라"면서 "이런 걸 예상 못한 내가 힘들다, 손님들에게 이렇게 해선 안 되는 건데"라며 눈물, "가능하다면 제가 할 수 있는 다른 거를 가르쳐 주시면 해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포항 첫 촬영 일주일 후 공릉동 촬영 중인 백종원에게 제작진은 "돈가스 사장이 고민에 빠졌다"며 상황을 알렸다. 백종원이 바로 영상통화를 걸었다. 사장은 "제가 뭘 사랑하는지 고민해보라고 하셨다, 미리 셋팅하고 바로바로 줄 수 있다면 마음이 편할 것 같다"며 빨리 나갈 수 있는 메뉴라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사장은 "배가 산으로 가서 죽도 생각해봤다, 하지만 제가 죽을 잘 모른다"고 고민했고, 준비 시간이 걸려도 빨리 나갈 수 있는 메뉴를 함께 고민하기로 했다.
그 사이, 포항 두번째 방문을 앞두고 대구 경북 지역에 코로나19가 심각해졌다. 결국 안전위해 포항 촬영이 잠정중단됐다. 이 후 코로나가 조금 잠잠해진 5월, 백종원이 포항을 방문했다.
바로 목적지로 향했다. 수제 냉동 돈가스 집이었다. 백종원은 "코로나19로 매출이 떨어져 멘탈이 깨질까 걱정했다"고 했으나 사장은 "이 기회에 생각도 많이 했다"면서 코로나19를 전화위복 삼은 모습을 보였다. 걱정한다고 되는건 없다고. 백종원은 "포항 분들은 긍정적인 마인드가 있어, 사실 솔루션보다 위로와 응원을 전달하려 방문했다"고 말했다.
사장은 미리 끓여놓아 빨리 완성 가능한 메뉴를 연구했다며 전직이 선생님이기에 요리 경험은 없지만 노트 3권 분량의 자습노트를 꺼냈다. 백종원 레시피로 가득했다. 다양하게 연구한 흔적들에 백종원은 감탄했다. 사장은 "죽이 괜찮다는 한 마디에 두 권 반은 온통 죽에 올인했다"며 두달에 걸쳐 온갖 죽을 연구했다고 했다. 틈틈이 요리 기초공부부터 백가지 훌쩍넘은 메뉴들이 놀라움을 안겼다.
큰 위기를 기회로 삼은 사장님, 백종원은 "요리초보 조기에 졸업하겠다"며 뿌듯해했다.사장은 신메뉴로 덮죽을 만들었다고 했고 시금치 소고기 덮죽과 소라 돌문어 덮죽을 선보였다. 시간도 빠르게 단축된 덮죽, 비주얼도 점점 나아졌다.
백종원은 "처음듣는 덮죽, 비주얼 대박인데"라면서 눈치를 보더니 사장 몰래 엄지척을 세웠다. 그러면서 "넙죽넙죽 먹겠는 덮죽, 대박 맛있다"며 먹방을 이어갔다. 백종원은 "해줄게 없으니까 갑자기 내가 초라해져, 초반에 이 집은 줄게 너무 많았는데"라면서 3개월 반 동안 노력으로 훌륭한 맛을 이뤄내 감동했다.
이어 시금치 소고기 덮죽을 시식하더니 "흠 작은 것이 없다, 정말 내가 사먹겠다"면서 "내가 사먹겠으면 된 것, 동네에서 팔았으면 할 정도"라고 감탄했다.
노력 끝 단비같은 칭찬에 사장이 눈물 흘렸다. 백종원은 굳이 보완할 점에 대해서 "소고기에 전분가루를 입혀 볶아서 더 부드럽게 할 수 있다"고 했다. 레시피는 그대로 건드리지 않았다. 백종원은 의외의 성과가 놀라워하면서 스스로 위기 속에서 홀로 희망을 찾아낸 사장에게 감동했다.
백종원은 정확한 계량까지 끝내놓았기에 동선 시뮬레이션만 짜보자면서 "최속최단의 세팅을 연구하자, 사장님에겐 어렵지 않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차분히 준비할 시간을 얻고 긍정적으로 꾸준히 노력해 스스로 발전해, 도장 있으면 도장 하나 찍어주고 싶다"며 무한 칭찬했다.
남은 문제는 많은 사람들에게 선보일 기회라고. 사장은 "꼭 오셨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닦았다. 덮죽집의 노력으로 모두 감동한 순간이었다. 사증은 "열심히 한 만큼 조금은 괜찮다 듣고 싶었는데 너무 감사하다"면서 소감을 전했다. 위기 속에서 혼자 묵묵히 희망을 찾은 사장, 덮죽으로 밝게 웃을 수 있을지 모두가 뜨겁게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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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골목식당' 방송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