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호 감독의 영화 ‘반도’가 개봉 첫날부터 심상찮은 수치로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아시아 국가들에서도 최고 오프닝 수치를 기록하며 순항을 시작했다. 미국, 유럽, 호주에서도 개봉을 앞둔 만큼 코로나 팬데믹을 물리칠 극장가의 유일한 ‘백신 영화’로 거듭날 전망이다.
지난 15일 개봉한 ‘반도’(제공배급 NEW, 제작 영화사 레드피터)는 35만 2926명(영진위 제공)을 기록하며 올해 선보인 작품들 가운데 최고 오프닝 수치(‘남산의 부장들’ 25만 2058명, 2020)를 나타냈다. 코로나 팬데믹이 7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관객이 들었다는 점에서 업계에 단비가 됐다. ‘반도’를 시작으로 대작들이 기지개를 켤 것으로 보인다.
‘반도’는 15일 한국, 싱가포르, 대만에서 동시 개봉했고 오늘(16일)은 말레이시아에서도 선보이게 됐다. 스타트를 끊은 세 국가에서 압도적인 오프닝 수치를 기록하며 극장가를 되살리고 있다. 북미, 유럽 영화팬들은 SNS를 통해 개봉할 ‘반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반도’는 폐허가 된 한국으로 돌아가 임무를 수행하게 된 전직 군인 한정석(강동원 분)이 느끼는 인간적 고뇌를 그린다. 강동원은 극중 좀비 무리와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고난이도 액션을 소화했다.
‘부산행’이 KTX 열차 안을 주요 배경으로 삼았다면, '반도'는 드넓은 공간을 무대로 아포칼립스를 구현했다. 116분이라는 러닝타임 내내 긴장감을 유지하며 액션, 카체이싱을 통해 쾌감을 안긴다.
무엇보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우리네 일상을 빼앗은 만큼, 현 시국과 분리해볼 수 없음을 비주얼로 보여줬다.
배급사 NEW에 따르면 ‘반도’로 극장 영업을 재개한 싱가포르는 상영관 내 거리두기로 한 관당 최대 50석만 이용할 수 있지만 매진 행렬을 이루며 역대 한국 영화 최고 오프닝을 경신했다.
싱가포르의 ‘반도' 개봉일 박스오피스(147k SGD)는 싱가포르 역대 최고 흥행작 ‘신과 함께: 인과 연’(119k SGD, 2018)을 비롯해 ‘부산행’(2016), ‘기생충’(2019)의 오프닝을 뛰어넘는 신기록이다. 대만에서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급인 300개관에서 개봉해 4년 전 신드롬을 일으켰던 ‘부산행’의 기록을 뛰어넘는 약 $800k의 성과로 첫 날 압도적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K-무비’의 위상을 높였다.
4년 전 선보인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의 오프닝 기록을 뛰어넘는 성과를 보여주며 다시 한 번 ‘K-무비’의 위상을 높였다. 앞으로 ‘반도’가 써내려 갈 흥행의 기록이 어떨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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