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스프링 시즌을 앞두고 젠지는 ‘비디디’ 곽보성, ‘클리드’ 김태민, ‘라스칼’ 김광희를 영입하며 달라질 성적을 예고했다. 강력한 상체를 구성한 효과는 매우 뛰어났다. 지난 2019년 플레이오프 문턱을 번번이 넘지 못했던 젠지는 2020 스프링 정규 시즌에서 1위를 기록하며 결승전에 직행했다. 승리한 경기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우승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젠지를 가로막은 팀은 ‘숙적’ T1이었다. 지난 2019년부터 T1은 젠지를 상대로 세트 전승을 기록하는 등 ‘저승사자’ 같은 면모를 드러냈다. 2020 서머 시즌 1라운드의 맞대결 또한 T1의 완승으로 끝이 났다. 1세트에서 끈질기게 버티는 T1에 역전을 허용한 젠지는 2세트에서 부담감을 떨치지 못하고 빠르게 무너졌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2라운드 T1전은 젠지에 매우 중요하다. 연승을 유지하며 기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선수들의 부담감을 없앨 수 있다. 지난 15일 1라운드를 7승 2패로 끝낸 후 OSEN과 만난 주영달 감독대행은 오는 18일 2라운드 첫 경기로 T1을 만난 것에 대해 “승리하면 좋은 기세를 유지할 수 있는 기회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2라운드 첫 경기에서 T1을 만난다. 이후 다음주에는 1라운드에서 우리에 패배를 안긴 드래곤X와 경기도 예정되어 있다. 그래서 첫 단추가 더욱 중요할 것 같다. T1만 이긴다면 현재 연승 기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쉽지 않은 경기가 되겠지만 1라운드 힘들었던 대진을 거치며 젠지는 더욱 단단해졌다. 주영달 감독대행에 따르면 젠지 선수단은 T1전 패배 이후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끊임없이 플레이를 다듬었다. 주영달 감독대행은 “드래곤X전 패배는 단점을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T1전 패배는 우리팀의 자신감이 높았는데 꺾였다. 뼈아픈 상황이었다”며 “이후 경기력 반등을 이뤄낸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젠지의 믿을맨인 ‘룰러’ 박재혁이 절정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젠지에 호재다. 지난 15일 아프리카전에서 박재혁은 1, 2세트 연속으로 멋진 활약을 펼치며 단독 POG(Player of the Game)에 선정됐다. 특히 2세트에서 애쉬를 선택한 박재혁은 날카로운 ‘마법의 수정 화살’ 활용으로 혼자서 아프리카를 녹다운 상태로 만들었다.
주영달 감독대행은 최고의 활약을 펼친 박재혁에 대해 “항상 잘했던 선수다”며 믿음을 드러냈다. 주영달 감독대행은 “2세트 활약은 대단했다. 한번 맞추기 시작하니 적중률이 매우 뛰어났다”며 “팀의 주장 역할도 톡톡히 잘하고 있다. 우리 팀의 중심을 잡는 믿을맨이다”고 전했다.
오는 18일 젠지가 기나긴 천적 관계를 청산할 수 있을까. 주영달 감독대행은 선수들에게 “부담감을 가지지 말자”고 다독였다. 실수는 자신이 짊어질테니,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적극적으로 움직이자는 의견이다. 매번 인터뷰에서 강조했던 주영달 감독대행의 게임 플레이 마인드는 “실수에 얽매이지 않고 다음 플레이를 하자”다. 부담감을 떨친 젠지가 ‘숙적’ T1을 상대로 승리를 쟁취할 수 있을지 주목해본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