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쉘' 니콜 키드먼x마고 로비 밝힌 비하인트 스토리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0.07.16 17: 56

 개봉 2주차 외화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흥행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이 시의성 있는 주제로 많은 여성 관객들의 응원과 지지를 받으며 ‘머스트 씨’ 무비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에 관객들 사이에서 손꼽힌 화제의 명장면, 문제적 장면에 숨겨진 비하인드 스토리가 16일 공개됐다.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감독 제이 로치, 수입 그린나래미디어, 제공배급 씨나몬㈜홈초이스)은 미국 최대 방송사를 한방에 무너뜨린 폭탄선언, 그 중심에 선 여자들의 통쾌하고 짜릿한 역전극을 그린다. 실제 미국 폭스뉴스에서 벌어진 권력형 성폭력 문제와 이를 고발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영화화했는데, 현 시점과 맞물려 관객들의 자발적인 관람 운동이 일어나는 등 영화에 대한 응원과 연대를 이끌어 내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관객들은 폭스뉴스 회장을 성희롱으로 고소한 그레천(니콜 키드먼), 목소리를 내기 위해 자신이 쌓아온 커리어를 걸어야만 하는 메긴(샤를리즈 테론), 그리고 허구적 인물이지만 직장 내 성희롱과 성폭력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신입 케일라(마고 로비)에게 많은 공감을 표했다. 

영화 스틸사진

하지만 여성 관객들이 공감과 동시에 불편함을 느꼈던 문제적 장면도 있었다. 바로 케일라가 폭스뉴스 회장인 로저와 그의 회장실에서 첫 대면을 하는 장면. 신입사원인 만큼 야심 차게 로저 앞에서 자신의 재능을 어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지만, “TV는 시각매체”라며 자신의 앞에서 치마를 올려보라는 그의 말을 듣고 혼란에 빠지는 케일라를 담은 이 장면은 마고 로비의 섬세한 연기와 함께 ‘권력형 성폭력’에 대한 여성들의 감정과 반응을 생생하게 느끼게 만들며 온라인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영화 스틸사진
케일라와 로저의 회장실 장면이 영화에 담기기까지는 놀랍게도 주연배우이자 제작자인 샤를리즈 테론의 적극적인 지지가 있었다. 회장실 장면을 넣는 것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했던 제이 로치 감독과 각본가 찰스 랜돌프에게 샤를리즈 테론은 “이 장면을 보며 관객들은 마치 자신이 경험하는 듯한 감정을 느낄 것이다. 절대 프레임을 건드리지 않은 채 장면을 넣어야 한다”고 장면을 넣는 것에 지지했다. 이에 확신을 얻은 제이 로치 감독은 배우 마고 로비를 고려해 촬영할 때 여러 대의 카메라를 사용해 최소한의 테이크로 촬영을 진행했다.
메긴과 그레천이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캐릭터인 것과 달리, 세 주인공 중 마고 로비가 연기한 케일라는 유일한 허구적 인물. 이는 앞서 언급된 회장실에서의 장면과도 무관하지 않다. 각본가 찰스 랜돌프는 “‘메긴’이 영화의 깊은 곳으로 이끄는 서사 중심이고 그레천이 영웅적 선택을 하는 도덕적 중심이라면, 케일라는 이야기의 감정적 중심이다. ‘케일라’는 성희롱 경험에서 우리가 공감을 느낄 만한 인물로, 실존 인물에게 짐을 지게 할 수 없어 허구적 인물을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직장 내에서의 권력형 성폭력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이야기라는 것이 영화 속에 보여져야 했지만 실제 피해자에게 2차 가해 우려가 있어 케일라를 가상의 인물로 설정했다는 것이다.
한편 샤를리즈 테론, 니콜 키드먼, 마고 로비가 함께 만나는 유일한 순간인 엘리베이터 장면은 관객들 사이에서 계속해서 회자되며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장면의 탄생 배경에는 니콜 키드먼이 있었다. 니콜 키드먼이 제작진에게 “세 인물이 만나는 장면이 꼭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제안했던 것. 여기에 각본가 찰스 랜돌프와 제이 로치 감독이 머리를 맞대 고민을 거듭한 결과, 이 장면은 세 배우가 엘리베이터에 타는 순간부터 관객들이 마치 그 사이에 함께 서 있는 것 같은 긴장감을 선사하며 서로 다른 위치에 서 있던 세 주인공이 서로의 친분이나 거리와 관계없이 권력형 성폭력 문제에 결국 함께 연대하게 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은 명장면으로 탄생됐다. 이처럼 배우들과 제작진이 끊임없이 적극적인 제안과 의견을 나누며 소통한 결과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은 영화적 재미와 묵직한 메시지 모두를 놓치지 않은 유의미한 작품으로 탄생될 수 있었다.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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