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우승이지만 다른 풍경이 나왔다.
스페인 '마르카'는 17일(한국시간) "레알 마드리드가 34번째 리그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지만 거리 축하는 없었다. 팬들이 정부의 검역 방침과 구단의 당부를 따랐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 디 스테파노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9-2020 프리메라리가 37라운드’에서 카림 벤제마가 두 골을 터트려 비야레알을 2-1로 제압했다.
레알 마드리드(승점 86점)는 남은 한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오사수나에게 1-2로 패한 2위 바르셀로나(승점 79점)를 제치고 통산 34번째 라리가 우승을 결정지었다.
레알 구단과 스페인 정부는 이번 경기 전 레알 팬들에게 "우승을 하더라도 코로나 방역을 위해 거리 행진이나 축하를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지난 6월 리버풀이 염원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달성한 이후 신난 팬들이 방역 지시를 모두 무시한 바 있다. 리버풀 팬들은 거리서 행진을 비롯해 시내 유명 문화 유산을 파괴하며 난동을 피웠다.
당시 리버풀 시의 조 앤더슨 시장이 "리버풀 팬들이 축하하고 싶은 마음은 고맙다. 하지만 모두의 안전을 위해 집에서 축하해달라"고 자제를 호소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리버풀 팬들은 에버튼 팬인 앤더슨 시장의 당부에 "당신 질투하는 것이지"라거나 "시위나 막아라"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우승의 기쁨에 취해 난동을 피운 리버풀 팬과 달리 레알 팬들은 질서를 지켰다. 거리 축하를 자제하고 속으로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마르카는 "보통 레알이 우승을 차지하면 팬들이 모이는 시벨레스 광장은 조용했다. 팬들은 구단과 정부의 부탁에 따라 축하 행사를 제자했다"고 설명했다.
마르카는 "팬들이 직접 모여드는 대신에 수백 대의 차량이 시벨레스 광장을 지나면서 경적을 올리며 레알의 우승을 즐겼다. 하지만 시벨레스 광장의 분수에 모여든 팬들은 거의 없었다"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팬들의 노력뿐만 아니라 스페인 정부 당국이 시벨레스 광장의 접근을 막기 위해 강력한 보안 조치를 취한 것도 주효했다"라고 분석했다.
코로나 시국에서 같은 리그 우승이지만 전혀 달랐던 우승 풍경. 유럽 축구계 최고 명문을 자부하는 레알 팬들의 품격이 나타나는 장면이었다. /mcadoo@osen.co.kr
[사진] 위는 마르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