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컸는데 정말 통한 것 같아 기뻤어요". 배우 강성연이 '미쓰리는 알고 있다'고 짧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남긴 소회를 밝혔다.
강성연은 16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미쓰리는 알고 있다'에서 타이틀 롤 '미쓰리' 역할의 이궁복 역을 맡아 열연했다. '미쓰리는 알고 있다'는 재건축 아파트에서 벌어진 의문의 죽음에 얽힌 용의자를 추적하며 밝혀지는 인간의 욕망과 진실을 다룬 미스터리 사건극이다. 4부작으로 짧게 기획됐으나 짜임새 있는 구성과 반전, 배우들의 치밀한 연기로 동시간대 시청률 1위까지 기록하며 호평 속에 막내렸다. 특히 강성연은 타이틀 롤을 맡아 극의 중심에서 맹활약했다. 이에 그에게 직접 '미쓰리는 알고 있다'를 마친 소회를 들어봤다.
그는 OSEN과의 통화에서 "'미쓰리는 알고 있다'는 '왕의 남자'처럼 찾아온 인생작"이라고 밝혔다. "현재 남편과 부모님의 도움 없이 두 아이를 돌보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그는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아이들을 누군가의 손에 맡기기도 어렵고 고심하던 찰나에 전 소속사와 계약도 끝나며 잠시 휴식기를 가졌다"고 근황을 밝혔다.
이어 "감사하게도 섭외 요청을 받고 있는데 아무리 남편과 함께 한다고 해도 두 아이를 돌본다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도저히 집을 오래 비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닌 터라 계속 고사하고 있었다. 처음에 '미쓰리는 알고 있다' 출연도 한번 고사했다. 할 수 없는 상황이라 대본도 보지 않은 상태에서 죄송하다고 했는데 제작진이 먼저 '시간은 어떻게든 맞춰줄 수 있다'고 하셔서 책을 먼저 봤다"며 "캐릭터도 내용도 워낙 매력적이라 해보고 싶었지만 육아로 인해 도저히 나흘 이상을 뺄 수가 없었다. 제작진이 '짧은 작품이라 제작비 여건 상 저희도 나흘 이상은 찍고 싶어도 못 찍는다'고 하셔서 함께 하게 됐다"고 출연 비화를 설명했다.
특히 강성연은 "어렵게 시간을 낸 만큼 모든 걸 쏟아붓고 싶었고, 또 열심히 하고 싶었다. 제작진도 그런 노력을 다 받아주셨고 정말 오랜만에 원없이 촬영장에서 놀아보듯 마음껏 연기했다"고 웃으며 작품에 강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4부작이라 다른 미니시리즈, 연속극보다 촬영 시간이 짧아 출연할 수 있었긴 했지만 막상 촬영하면서는 이렇게 좋은 드라마를 더 할 수 없다는 게 아쉽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같이 연기한 조한선 씨도 그렇고 모두가 아쉬워 했다. 아이 때문에 저는 함께 하지 못했고 코로나19 때문에 회식도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다들 더 오래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저와 조한선 씨의 경우 MBC에서 연기를 시작했다. 저는 MBC 25기 공채 탤런트 출신이고, 조한선 씨도 '논스톱3'로 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덕분에 두 사람 다 MBC에 대한 애정이나 기대가 남달랐는데 '미쓰리는 알고 있다'를 하면서 지원이 너무 적다는 생각에 아쉬워하기도 했다. 그래서 상심하기 보다는 오히려 더 서로 '제대로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임했다"며 웃었다.
강성연은 첫 방송으로 곧바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한 성과에 대해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오랜 시간 연기를 하다 보니 시청률이나 성적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란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보신 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뿌듯했다. 저보다도 조한선 씨가 동시간대 1위라는 말에 정말 놀라고 감격하더라. '제대로 보여주자'는 생각이 실현된 것 같아 기뻤다"고 말했다.
"마지막 반전까지 촬영부터 울컥했다"는 그는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에 출연하며 남편, 아이들과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다 보니 배우로서 정반대의 역할인 미쓰리에 끌리면서도 혹시 예능의 이미지가 겹쳐보이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다행히 그렇지 않다는 평이 많아 감사할 따름"이라고 고백했다.
끝으로 강성연은 "앞으로도 아이들이 자랄 때까지는 엄마로서 함께 하며 배우로서의 제 모습도 잃지 않고 싶다. 굳이 바라는 게 있다면 영화로 다시 찾아뵙고 싶다. 긴 시간 공들여 한 장면, 한 장면 만들었던 시간들에 대한 추억이 여전히 소중하다. 그 사이 '미쓰리는 알고 있다'처럼 인생작이라 생각 드는 작품이 찾아온다면 언제든 도전하고 싶다. 오랜 시간 연기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웃었다. / monamie@osen.co.kr
[사진]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