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에서 하품을 하는 선수의 모습에서 바르셀로나의 느슨해진 정신을 볼 수 있었다.
바르셀로나는 17일(한국시간) 새벽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누에서 열린 ‘2019-2020 프리메라리가 37라운드’에서 오사수나에 1-2로 패했다.
같은 시각 레알 마드리드(승점 86점)가 비야레알을 2-1로 제압하면서 통산 34번째 라리가 우승을 확정지었다. 2위가 확정된 바르셀로나(승점 79점)는 우승트로피를 라이벌 레알에 내줬다.
무조건 승리한 후 역전을 노려야 했던 바르셀로나는 오히려 발목을 잡히며 라이벌 팀에 우승을 내줬다. 리오넬 메시의 멋진 프리킥이 나왔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리그 재개 전까지만 해도 선두를 고수하던 바르셀로나는 급격하게 흔들렸다. 레알이 재개 후 10전 전승을 거두는 동안 바르셀로나(최근 10경기 6승 3무 1패)는 승점을 9점이나 잃었다. 경기력 뿐만 아니라 끊임 없이 잡음이 생겼다. 최근엔 아르투르 멜루의 이적 소동이 생겼다.
바르셀로나는 1996년생 유망한 미드필더 자원인 아르투르를 유벤투스에 내주는 대신 미랄렌 피야니치를 영입했다. 아르투르가 원한 이적도 아니었으면 피야니치의 기량이 미래가 창창한 선수를 내줄 정도로 탁월하지도 않다. 구단의 회계 장부상 손실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오사수나전에서 아르투르가 벤치에 앉아 하품을 했던 것은 바르셀로나의 느슨한 정신력을 대변한다. 아르투르는 원치 않은 이적을 하게 됐음에도 꾸준히 엔트리에 포함됐다. 이날도 출전하지 않았지만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미 마음이 떠난 상황에서 우승 레이스가 어떻게 되던 지루할 수 밖에 없는 법.
바르셀로나의 리더인 메시가 아무리 일침을 가하더라도 소용이 없을 전망이다. 메시는 이날 패배 후 “이렇게 리그가 끝나길 기대하지 않았다. 우승을 하기엔 너무 약한 팀이다”라며 “이렇게라면 나폴리도 이기지 못할 것”이라며 분발을 강조했다.
팀 분위기를 수습해야 할 키케 세티엔 감독은 변명만 늘어놓을 뿐이다. 준우승이 확정된 후 "내 책임이 크지만 앞으로 다른 팀이 될 것”이라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까지 지휘봉을 잡고 싶다. 개선해야 될 것도 있지만 잘한 것도 있다"라고 강조했다./raul164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