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함 버린 안현범...남기일 만나 달라진 제주 [오!쎈 잠실]
OSEN 이승우 기자
발행 2020.07.19 05: 43

안현범이 남기일 감독을 만나 화려한 조명을 받던 선수에서 헌신적인 리더가 됐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18일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11라운드 서울 이랜드와 경기에서 2-1로 역전승했다. 이랜드가 후반 시작과 함께 레안드로 골로 앞서갔지만 제주는 안현범과 이창민에 내리 골을 터뜨렸다.
제주는 승점 3을 추가해 승점 20으로 리그 선두로 올라섰다. 이랜드는 이날 패배로 승점 15를 유지했고, 앞선 경기서 승리한 전남 드래곤즈(승점 17)에 밀려 6위로 하락했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19일 열리는 수원FC와 대전하나시티즌의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지만 제주가 강등 후 처음으로 선두 자리에 올랐다. 시즌 초반 3경기에서 1무 2패로 크게 흔들렸지만 최근 7경기에서는 패배가 없다. 
남기일 감독의 ‘이기는 축구’가 점차 제주에 자리 잡고 있다. 화려한 윙어에서 헌신적인 리더가 된 안현범이 바로 그 증거다. 
안현범은 이날 오른쪽 윙백으로 출전했다. 포백 전술에서는 윙포워드로서 빛나던 선수였지만 남 감독 체제에서 안현범이 설 수 있는 자리는 아니었다. 
안현범은 이랜드전 이후 기자회견에서 “요즘 내 임무는 공격적인 것이 아니다. 감독님으로부터 ‘팀을 위해 희생하고 수비적으로 하라’는 주문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경기에서 안현범은 공격보다는 수비에 더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선수가 헌신의 자세를 갖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안현범은 부상 여파가 있었지만 시즌 초반 수비적인 임무에 적응하지 못하고 한 달 가량 결장했다. 팀의 에이스로서 자존심이 상할 만했다. 안현범은 “멘탈이 무너지니 부상도 같이 오는 것 같아 힘들었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안현범은 부상에서 회복한 후 절치부심하며 남기일 감독의 축구를 온 몸으로 받아들였다. “최대한 맨투맨 수비를 맡은 선수에 골을 먹히지 않으려 한다”라며 “감독님이 선수들에게 책임감을 많이 심어준다”라고 전했다. 이어 “많이 성장하고 있고, 잘하는 것을 내려놓고 있다. 계속 이기고 있기 때문에 감독님의 방법이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안현범의 공격 본능이 죽은 것은 아니다. 이랜드와 경기에서 선제 실점 후 제주의 반전 드라마는 안현범의 발에서 시작됐다. 0-1로 뒤지던 후반 13분 안현범은 박원재의 패스를 받아 수비 허점을 파고들어 득점을 터뜨렸다. 안현범은 “선제 실점 후 감독님이 올라가서 플레이하라고 하셨다”라며 남기일 감독의 지시가 있었다고 전했다. 
제주의 축구는 누군가가 돋보이는 축구가 아니다. 승격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나아가는 원팀이다. 안현범은 “우리 팀에는 공격포인트 순위가 높은 선수가 없다. 누가 골을 넣어도 상관없고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aul164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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