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쳐야 찬다’ 팀이 역대급 경기력으로 4강 진출 청신호를 켰다.
19일 방송된 JTBC ‘뭉쳐야 찬다’에서 김성주는 “주장 선거 이후 본인이 당선될 거라 기대했던 분이 너무 젊은이들이 집행부 된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고 폭로했다. 부주장인 김동현은 “어린 나이에 너무 높은 자리에 올라 표적이 됐다”며 “사퇴하고 속세를 떠나 골키퍼에 충실히 하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감독 안정환은 “우리의 대회 목표는 4강 진출이다. 성적이 안 되면 주장 선거 다시 하겠다”고 말했다. 주장을 노렸던 허재는 “그냥 나 뽑아 주면 안 돼?”라고 소리쳐 웃음을 안겼다. 이에 안정환은 “우리는 팀이고 직접 주장을 뽑았으니 믿고 힘을 실어주자”며 주장 이형택을 응원했다.
이어 김성주는 “우리 팀의 숨은 조력자는 여홍철”이라고 알렸다. 파울 유도기 여홍철의 활약이 쏠쏠했기 때문. 이에 그는 연기학개론을 펼치며 “부딪히면 다리에 힘을 빼라. 아악 소리지르고 억울한 표정을 심판 앞에서 지어야 한다. 심판도 사람이다”고 동료들에게 꿀팁을 전수했다.
대회까지 2주 남은 상황. 안정환은 “하루에 두 경기도 한다. 대회에 맞춰서 훈련을 해야 한다. 오늘 경기가 두 번 있을 예정이다”며 2020년 들어 가장 더운 날 두 경기를 잡았다고 했다. 상대팀 모두 마포구 축구 대회에 출전해서 4강에 들었던 팀으로 전력이 막강했다.
첫 번째 상대팀은 2018년 마포구 대회 우승, 2019년 4강 진출에 성공한 상암 DMC팀이었다. 이들은 총 17번 대회에 참가해서 4회 우승을 이뤄낸 팀. 준우승과 3위 경험은 워낙 많다며 엄청난 내공과 포스를 자랑했다. 이들과 최소 비겨야 대회 4강진출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안정환은 내다봤다.
이번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는다는 상대팀은 “대회 일주일 전 전체 금주한다”고 말했고 ‘주당’ 허재는 발끈하며 “나는 보름 전에 한다”고 허세를 부렸다. 이어 상대팀은 “선수들끼리 마음 맞추는 작업을 꼭 해야 한다”며 “단합과 화합이 중요하다. 저희와 비기면 4강 가능할 듯하다”고 밝혔다.
안정환은 골키퍼 김동현을 비롯해 허재, 이형택, 여홍철, 모태범, 김요한, 이대훈, 김재엽을 앞세웠다. 그는 “측면 공격 안 하면 중앙으로 좁혀라. 측면을 활용하면 모태범과 김재엽이 커버해라. 상대 팀 플레이 메이커가 있다면 요한이 잡아야 한다. 이 팀을 이겨야 가능성이 보인다”고 말했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무더위 속 경기가 시작됐다. 비록 코너킥으로 상대에게 전반 12분 허무하게 실점했지만 이대훈과 김재엽의 팀플레이 덕에 전반전 종료 직전 동점골이 터졌다. 이대훈은 동료들과 크게 기뻐했고 멤버들 모두 서로에게 파이팅을 외쳤다.
상대팀도 놀랐다. 선수들은 “실력이 놀랍다. 이대훈의 움직임이 좋고 킥이 정확하다. 김요한 선수 다리는 정말 길다”고 칭찬했다. 안정환은 “우리가 대낮 경기는 처음이라 힘들 텐데 이 시간에 경기를 해야 한다. 몸이 적응하도록. 오후에 경기 있는 건 잊어라”며 더욱 열의를 불태우길 독려했다.
허재는 양준혁으로, 김재엽은 김병현으로 교체된 채 후반전이 시작됐다. 이대훈은 투지로 그라운드 곳곳을 누볐지만 김병현이 한 템포 늦은 슈팅으로 찬스를 놓쳤다. 추가 득점 없이 후반전이 끝났고 어쩌다FC팀은 4강 진출팀을 상대로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냈다.
안정환은 “토요일 경기를 이기고 두 번째 경기를 잡고 세 번째 경기를 편하게 했으면 좋겠다. 이 경기를 꼭 잡자는 이유가 있었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서로를 다독거리며 안정환이 준비한 수박을 맛있게 즐겼다. 숨 쉬기도 힘들 정도로 더운 날씨였지만 어쩌다FC의 훈련은 멈추지 않았다.
두 번째 경기가 속행됐다. 김동현, 양준혁, 이형택, 여홍철, 이대훈, 김병현, 모태범, 김요한이 전반전 멤버로 투입됐다. 안정환은 “우린 지금 1무 1패라고 생각해라. 저 팀한테 지면 우린 예선 탈락이다. 그러면 우린 일자리를 잃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대는 대회 우승 경험만 13번이 있는 성산축구회였다. 이들은 첫 번째 경기팀이었던 상암 DMC팀에 3연승을 달리고 있는 더욱 강력한 팀이었다. 그러나 어쩌다FC팀은 이형택, 이대훈, 김병현, 김요한으로 이어지는 패스로 선제골을 작렬했다. 김요한은 논스톱 인스텝 킥으로 전반 4분 만에 앞서갔다.
추가골도 터졌다. 골키퍼 김동혀이 롱킥을 받은 모태범과 김요한이 이대훈에게 패스했고 수비수를 제친 그는 중앙에 홀로 있는 모태범에게 골을 연결했다. 볼을 답은 모태범은 깔끔하게 골문으로 공을 찼다. 전반 9분에 2:0으로 앞서간 어쩌다FC팀의 기세는 대단했다.
양준혁은 롱패스를 받아 회심의 헤딩슛을 날렸다. 상대 골키퍼는 간신히 볼을 막았지만 김요한이 달려들며 세 번째 골을 만들었다. 12월 결혼을 발표했던 양준혁은 프러포즈 어시스트로 함박웃음을 지었다. 벤치에 있던 선수들은 “웬일이야”라며 팀의 선전에 기뻐했다.
3:0으로 전반전을 마친 어쩌다FC팀. 작년 준우승팀을 상대로 역대급 스코어를 기록했다. 상대팀 역시 “생각보다 잘한다. 딱 내려앉아서 각 잡고 지역방어를 한다. 선수 출신들이라 체력이 엄청 좋다. 딱 보니까 우승감이다. 우승할 것 같다. 우리를 이기면 우승이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안정환은 “이기고 있다 해도 골 찬스가 오면 무조건 넣어야 한다. 실점을 주면 상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 그럼 뒤집힐 수 있다. 희망을 주면 안 된다. 즐겁게 하자”고 외쳤고 주장 이형택도 “골 넣고 좋아하는 건 좋지만 빨리 준비해야 한다”고 다독거렸다.
이어진 후반전. 절치부심한 상대팀은 후반 5분에 추격골을 넣었다. 그럼에도 어쩌다FC 선수들은 무더위와 체력적 부담을 털고 네 번째 골까지 넣었다. 상대의 패스미스를 놓치지 않은 김요한이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팀 창단 이후 최초의 기록인데 무려 4:1로 승리해 더운 값진 성과였다.
김요한은 “처음 와서 했던 생각이 난다. 유니폼도 없었는데 대훈이가 너무 잘해줬다”고 공을 돌렸다. 안정환은 “이 정도의 흐름이라면 4강 진출 가능성 높다고 본다. 목표를 위해 계속해서 달려나가자. 처음엔 엉망진창이었는데 여러분이 노력한 결과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반드시 큰일 치를 것 같다. 여러분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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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뭉쳐야 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