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안정환과 이영표가 '안싸우면 다행이야’를 첫 방송에서 대한민국 서해 끝자락, 외딴 섬 황도에서의 여정을 시작했다.
20일 밤 첫 방송된 MBC 새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안싸우면 다행이야(이하 안다행)'에서는 안정환, 이영표의 첫 여행기가 그려졌다.
안정환과 이영표는 2002 한일 원드컵 당시 골든볼을 만들어낸 황금 콤비. 그러나 선수 생활을 은퇴한 뒤 두 사람이 방송에서 만나는 것은 '안다행’이 처음이었다.
이 가운데 안정환과 이영표는 첫 여행에서 착잡한 표정을 안고 배에 탔다. 그도 그럴 것이 목적지가 거리조차 가늠할 수 없는 섬이었기 때문. 목적지에 가기 위해 안정환과 이영표는 새벽 6시 30분부터 배를 타고 3시간 가까이 달려 다시 작은 배를 바꿔 타고 바다를 달렸다. 이에 안정환은 "너랑 지금 간다고 생각해도 이렇게 2시간 반 거리는 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심지어 그는 "그 섬에 한 명 산다고 하지 않았냐"며 긴장감을 드러냈다. 이영표도 "엄청나게 많은 일들이 일어날 것 같다"며 근심을 표했다.
거리조차 가늠 안 되는 극한의 섬에서 자연인을 만나러 간 두 사람을 보기 위한 '빽토커’로 김병지와 조원희도 뭉쳤다. 두 사람은 방송인 붐과 함께 안정환과 이영표의 여행 VCR을 살피며 입담을 보탰다. 김병지는 "오랜 시간 봐와서 일거수일투족을 다 안다"고 했고, 조원희는 "이영표 선배님 옆에서 5년 동안 수발을 들었던 룸메이트였다. 너무 힘들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실제 안정환과 이영표는 각각 1976년생, 1977년생으로 불과 1세 차이의 축구 선후배였다. 이에 김병지는 "원래 한 살 차이가. 고등학교부터 줄줄이 같이 가기 때문에 더 어렵고 깍듯하다"고 밝혔다. 조원희도 "영표 형이 지금 긴장한 게 드러난다. 원래 형은 수다를 멈추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 말수 한 마디 없지 않냐"며 처음으로 방송에서 호흡하는 두 사람의 여행을 주목했다.
마침내 목적지인 섬에 도착한 상황. 안정환은 갑자기 스산해지는 바닷바람에 "저 섬은 갈매기도 없다"며 긴장했다. 두 사람이 도착한 곳은 자연의 섬 황도였다. 배접안 시설조차 없는 오지이자 미지의 땅, 황도. 이영표는 "아무도 없다"며 안정환과 둘만 내려놓고 떠나는 배를 보며 긴장했다. 이를 본 붐은 "어색한 두 남자의 동거가 시작된다"며 주목했다.
심지어 황도는 서해의 끝자락 외딴섬으로 휴대폰조차 터지지 않았다. 안정환은 "핸드폰이 안 터진다"며 충격받았다. 김병지 역시 "대한민국에 이런 곳이 있나. IT 강국인데"라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붐 또한 "궁금하다. 도대체 왜 저기에 자연인이 사는 거냐"며 "분위기는 제가 본 자연인 중 가장 세다"고 자연인에 대한 호기심과 긴장감을 높였다.
이어 안정환과 이영표는 조심스레 황도의 유일한 자연인을 찾아 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좁은 길조차 드문 섬이라 산과 바위를 헤치고 길을 찾아 가야했다. 간신히 만난 자연인 이용오 씨는 지붕 위에서 망치를 들고 무언가를 수리하던 중 안정환과 이영표를 맞았다. 자연인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영웅인 안정환과 이영표를 보고도 "누구시냐"고 물어봐 오지에서 오랜 시간 생활했음을 짐작케 했다.
그는 "여기는 슈퍼도 없고, 편의점도 없고 건물은 이거 하나다. 여기는 규칙이라는 게 있다. 스스로 자급자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도, 달래 두 마리의 성견과 8마리의 강아지들과 함께 사는 황도를 소개했다. 우물물을 저장해 사용하는가 하면, 통화를 위해서는 등산을 해 유일하게 전화가 터지는 곳을 찾아가야 하고, 전기 하나 없이 촛불로 생활하는 등 열악한 환경이 곳곳에 놓여 있었다. 심지어 자연인은 "비 오면 비가 샌다. 부실 공사라 그렇다"며 움막 안에 텐트를 치고 간신히 생활하는 공간을 공개했다. 그는 "저번엔 한번 다 날아갔다"며 태풍에 모든 시설이 날아갔던 점을 고백해 충격을 자아냈다.
그러나 충격과 동시에 감동도 존재했다. 배고픈 두 사람을 위해 자연인이 두 개 황도, 달래와 함께 앞장서며 물고기 잡을 장소로 안내한 것. 가는 곳곳이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명소였다. 곳곳이 더덕, 마, 잔대, 취나물 등 자연산 먹거리들로 가득했다. 심지어 바다에는 자연산 성게와 어른 주먹만 한 홍합이 도처에 널려 있었다. 낚시도 필요 없이 칼로 긁어 따거나 줍기만 하면 되는 수준이었다. 이에 안정환과 이영표는 자연산 성게와 홍합으로 다시 없을 호화로운 자연식 한 상으로 첫 끼를 해결하며 황도살이의 포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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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