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리즈 시절’이 아닌 ‘데포르티보 시절’이라는 말이 유행할 것 같다.
최근 리즈 유나이티드가 16시즌 만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승격을 확정하며 많은 관심과 축하를 받고 있다. 한때 3부리그까지 떨어졌던 리즈는 오욕의 역사를 뒤로 하고 지난 EPL로 복귀를 확정했다.
리즈는 국내 팬들 사이에는 ‘리즈 시절’이라는 말이 유행시킬 정도였다. 리즈에서 활약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앨런 스미스가 부진을 거듭하자 조롱 섞은 의미로 ‘리즈 시절’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하지만 특정 인물이나 팀의 과거 전성기를 나타내는 말로 통용됐고, 축구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됐다.
이제는 리즈 시절이 아닌 데포르티보 시절이 그 의미를 대신할 수도 있다. 스페인 무대 정상까지 올랐던 데포르티보 라코루냐가 21일(한국시간) 3부리그 강등을 확정했다.
데포르티보는 이날 푸엔라브라다와 세군다 디비시온(2부) 최종전을 앞두고 있었으나 상대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12명이나 나오는 바람에 경기가 연기됐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황에서 승점 48로 22팀 중 20위에 머물러있다. 최종전에서 승리해도 강등권(19~22위)인 19위를 벗어나지 못한다. 18위 폰페라디나(승점 51)와 승점 동률이 되어도 상대전적에서 1승 1패, 골득실(-1)에서 밀린다.
데포르티보는 리즈와 비슷하게 2000년대 초반 전성기를 누렸다. 1999-2000시즌 바르셀로나를 누르고 프리메라리가 우승을 차지했고, 5시즌 연속으로 라리가 톱3 자리를 지켰다.
축구 팬들의 뇌리에 데포르티보의 존재감이 각인된 것은 2003-200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아소르의 기적’이다. 8강에서 당시 유럽 최강인 AC밀란을 만나 1차전 1-4로 완패했다. 탈락이 유력했던 데포르티보는 2차전에서 4-0으로 승리해 전세를 뒤집고 4강에 진출했다.
데포르티보는 2000년대 초반 전성기를 보낸 후 강등과 승격을 반복했다. 지난 2017-2018시즌 라리가 18위로 다시 강등을 경험했고, 2018-2019시즌 승격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라리가 문턱까지 왔으나 좌절됐다. 그후 불과 1시즌 만에 3부리그로 떨어지는 치욕을 맛보게 됐다./raul164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