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순간을 넘기 위해서는 결단과 변화가 필요하다. 주승진 감독 대행에게 떨어진 사명이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20 하나은행 FA컵 5라운드(8강) 대진 추첨식을 진행했다. 16강에서 승리한 8강에 진출한 8팀의 맞대결 상대가 모두 정해졌다.
울산 현대-강원FC(53번), FC서울-포항 스틸러스(54번), 부산 아이파크-전북 현대(55번), 성남FC-수원 삼성(56번)의 대진이 완성됐다. 53번 승자와 54번 승자, 55번 승자와 56번 승자가 각각 4강에서 만난다.
수원은 지난 라운드 K리그 경기서 성남을 상대로 졸전 끝에 0-1로 패했다. 특히 유효 슈팅을 하나도 기록 못할 정도로 빈공에 시달렸다.
이임생 감독을 대신해 주승진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은 첫 경기서 무기력하게 무너지며 충격은 더욱 컸다. 한마디로 임시긴 하지만 주승진호가 보여준 모습은 기대 이하였다.
이임생 감독과 함께 만들었던 상승세가 사라졌다. 경기력에서 시즌 초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성남전까지 준비할 시간이 짧았으나 주승진 감독 대행의 승부수가 여러 가지로 통하지 않았다.
실제로 주승진 감독이 야심차게 준비했던 장호익-조성진의 더블 스토퍼 역시 기대 이하였다. 여기에 수원 구단이 준비한 조성진의 고글에 문제가 생겼다.
결국 전반 41분 선수 안전을 위해 조성진이 민상기와 교체 되는 불운도 있었다.
준비할 시간과 불운 이상으로 아쉬운 것은 큰 변화가 없이 오히려 퇴보했다는 느낌을 주는 전술이었다. 전방 압박과 공격 전개 모두 투박했다. 선수 기용도 아쉬웠다.
중원에서 야심차게 기용한 김종우 선발 카드는 대실패였다. 결국 주승진 감독대행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염시훈을 교체 투입하며 실패를 자인했다.
뿐만 아니라 이날 수원은 대기 명단에 민상기-양상민-이종성-염기훈-안토니스-임상협을 배치했다. 수비 자원에 비해 공격 자원의 수가 부족했다.
벤치에 있던 유일한 교체 자원인 임상협도 명준재를 대신해 투입된 이후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명단에도 들지 못했던 크르피치나 한석희 등 다른 공격 자원의 존재감이 아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물론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아야 했던 주승진 감독 대행의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수원에게는 시간이 부족하다. 자칫하면 2015년 부산이나 2018년 서울처럼 벼랑 끝까지 몰릴 수 있다.
성남과 FA컵 재회를 비롯해서 리그에서 갈길이 바쁜 수원이다. 힘든 상황인 만큼 주승진 감독 대행의 과감한 결단과 변화가 요구된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