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트로피를 밥 먹듯이 들던 미나미노 다쿠미도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만지는 것은 엄두가 안 났던 모양이다.
리버풀은 23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7라운드 첼시와 홈경기에서 5-3으로 승리한 후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리버풀은 지난달 26일 7경기를 남겨 두고 조기 우승을 확정지은 상태였다. 하지만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기 위해 마지막 홈경기까지 기쁨을 감춘 채 경기에 임했다. 리버풀은 이날 승리로 홈에서 18승 1무를 기록, 홈무패 시즌을 만들었다.
마지막 홈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리버풀 선수들은 꿈에 그리던 우승 세리머니를 했다. 미나미노는 이나모토 준이치(2001-2002, 아스널), 가가와 신지(2012-201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오카자키 신지(2015-2016, 레스터 시티) 이후 4번째로 EPL 우승을 경험한 일본 선수가 됐다.
EPL 이적과 함께 우승까지 경험한 미나미노는 유럽 진출 이후 한 번도 트로피를 따지 못한 적이 없다. 2014시즌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레드불 잘츠부르크 진출 후 매시즌 챔피언에 올랐다. 2015-2016시즌부터 팀의 주축으로 자리잡은 후 잘츠부르크의 리그 절대 1강 유지에 기여했다.
이번 시즌에는 더 큰 무대인 EPL의 트로피를 들었다. 30년 만의 우승에 크게 기여한 주요 선수들은 당연히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하지만 주로 교체 출전을 하며 겨우 우승 메달을 받은 미나미노는 다소 어색하게 세리머니를 즐겼다.
리버풀의 주장 조던 헨더슨은 트로피 주위를 맴돌던 미나미노를 세리머니 현장으로 이끌었다. 그 덕에 미나미노는 한 번이라도 EPL 우승 트로피를 더 만질 수 있었다.
일본 매체 ‘야후 재팬’은 “헨더슨의 행동이 화제의 중심이다”라며 “미나미노가 조심스럽게 바라보고 있자 등을 밀어 우승 트로피를 들게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SNS상에 이 영상이 올라와 헨더슨에 대한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raul164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