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는 여야 따로 없어"..'강철비2' 양우석 감독 내다본 북핵 문제(종합)[Oh!쎈 현장]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0.07.23 17: 40

 “안보 문제는 여야가 따로 없다고 생각한다.”
23일 오후 서울 자양동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감독 양우석, 제작 스튜디오게니우스우정, 제공 와이웍스엔터테인먼트・롯데엔터테인먼트,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된 가운데 양우석 감독이 “본인의 시각에 따라 다양한 입장이 있겠지만 안보 문제는 정치적으로 봐선 안 될 거 같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는 양우석 감독을 비롯해 대통령 한경재 역의 정우성, 북한 최고지도자 조선사 역의 유연석, 북 호위총국장 역의 곽도원이 참석했다. 이날 각본 및 연출을 맡은 양우석 감독은 ‘강철비1’에 이어 다시 한 번 남북 문제를 풀어낸 이유를 밝혔다.

23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감독 양우석)’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정우성, 유연석, 곽도원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cej@osen.co.kr

지난 2017년 선보인 ‘강철비’의 속편격인 ‘강철비2: 정상회담’은 연출자와 배우 정우성, 곽도원의 출연 빼고 모든 게 싹 바뀌었다. 일단 전편에서 정우성이 북 최정예요원 엄철우 역을, 곽도원이 남한 외교안보수석 곽철우 역을 맡았었는데 이번에는 정우성이 남한의 대통령, 곽도원이 북한의 호위총국장을 연기했다.
양우석 감독은 남북 문제를 다시 한 번 풀어낸 이유에 대해 “’변호인’을 우연치않게 시작하고 나서 제가 한국영화계에서 어떤 포지션을 잡을까 고민했다”며 “현재 대한민국 이슈가 대북, 북핵문제가 있다. 신냉전체제에서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어있으니 그런 걸 보여주고 싶었다. ‘강철비1’에 이어 ‘강철비2’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강철비'의 2탄격인 '정상회담' 편은 남한과 북한, 미국을 대표하는 세 정상이 핵잠수함이라는 비좁은 공간에서 협의를 하는데 국제 정세에 대한 서로 다른 입장을 공유하다가 갈등을 빚는다. 하지만 결국엔 항구적 평화 정착의 실질적 진전을 이끌어낸다. 양 감독의 연출적 의도가 들어간 상상이긴 하나 충분히 일어날 법한 시나리오로 현실감을 높였다.
23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감독 양우석)’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양우석 감독이 착석하고 있다. /cej@osen.co.kr
이어 양 감독은 “사실 ‘강철비1’과 ‘강철비2’를 통해 한반도가 나아갈 수 있는 시뮬레이션을 보여주고 싶었다. (여러 국가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평화체제로 가는 게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야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북한 정권의 불안전성을 보여주고 싶어서 1편과 2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남한 대통령 역을 맡은 정우성은 영화 ‘유령’(감독 민병천, 1999) 이후 다시 잠수함에 오른 감정을 묻자 “‘유령’ 이후 20여 년 만에 잠수함에 올랐다”며 "다른 이야기 혹은 비슷한 얘기를 하고 있는 거 같은데 시간이 그렇게 지났는데 현실은 바뀌지 않는 거 같다. 오늘로써 영화를 두 번째 받는데 감정이 치고 올라와서 감정이 멍하다”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민족은 충분히 불행하지 않았나 싶다”라며 “앞으로 새로운 평화의 길로 가야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는데, 소시민으로서의 바람이 크게 든 영화”라는 소감을 내놓았다.
23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감독 양우석)’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정우성이 착석하고 있다. /cej@osen.co.kr
북한 호위총국장 역을 맡은 곽도원은 “오늘 영화를 처음 봤는데 감독님이 고생을 많이 하신 거 같다”며 "정우성, 유연석, 선배님들이 좁은 공간에서 연기한 게 힘들었을 거 같다. 리액션 하기도 힘들었을 거 같은데 고생을 많이 하셨다”는 소감을 전했다. 
‘강철비2’는 북미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남북미 정상회담이 북한 원산에서 열리면서 시작한다. 북미 사이에 좀처럼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핵무기 포기와 평화체제 수립에 반발하는 북 호위총국장의 쿠데타가 발생하고, 납치된 세 정상은 북한 핵잠수함에 인질로 갇힌다. 이 자리에서 예기치 못한 정상회담이 벌어지는 과정을 담았다.
속편에서 돋보인 사람은 배우 유연석. 그는 북한 최고지도자를 연기하며 캐릭터 변신을 시도했다. 마음 따뜻한 선배의 이미지를 가진 그가 냉철한 정치인으로 변신한 것.
23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감독 양우석)’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유연석이 착석하고 있다. /cej@osen.co.kr
이에 유연석은 “시청자들이 어색해 하거나 새롭게 느끼실 텐데 제가 제 자신을 보면서 새로웠다”고 말문을 열었다. 유연석의 북 위원장 변신이 ‘강철비2’를 보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 “선배님들과 어울려서 북한말을 쓰면서 연기하는 모습을 저도 재미있게 봤다”며 “(예비 관객들이)예고편에서 제 모습을 보시고, 어떻게 느끼실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헤어, 말투, 영어 등 감독님과 고민하면서 얘기를 나눴다”라며 “영화상에서 보여드릴 수 있는 모습을 최대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캐릭터를 준비하고 표현한 과정을 전했다.
감독과 배우들의 제작 의도대로 관객들이 '강철비2: 정상회담'을 보고 나서 북핵 문제와 남북관계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을 만큼 논쟁적 흥미를 자극한다. '강철비'에서 한발짝 더 나아간 양우석 감독의 영리함을 엿볼 수 있다.
7월 2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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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최재현 기자 hyun30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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