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민의 바람"..'강철비2' 정우성의 울컥함, 가까스로 참은 눈물(종합)[현장의 재구성]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0.07.23 19: 11

 “우리 민족은 충분히 불행하지 않았나 싶다……”
배우 정우성은 왈칵 울컥한 마음에 다음 말을 잇지 못하고, 목구멍으로 뜨거운 눈물을 흘려보냈다.
그가 개봉에 앞서 이미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을 두 번이나 봤지만 볼 때마다 새로운 감정을 느끼고 진한 감동을 느끼나 보다. 영화에 출연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연기 혹은 작품의 만듦새를 보고 호평하는 게 어찌 보면 쑥스러운 일일 텐데 정우성은 여러 가지 감정을 계산하지 않고 느끼는 그대로 표현했다. 정우성답다고 말하는 게 가장 적확한 표현일 듯 싶다.

23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감독 양우석)’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곽도원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cej@osen.co.kr

23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강철비2: 정상회담’(감독 양우석, 제공 와이웍스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스튜디오게니우스우정)의 개봉에 앞서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개봉을 6일 앞두고 취재진과 배급사들에 공개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정우성은 앞서 이번 영화의 스태프 및 배급사와의 기술시사회에서 이 영화를 한 번 관람했는데 오늘 다시 한 번 출연 배우들, 양우석 감독과 함께 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정우성은 “상황이 어려운 시국에 어떤 단어를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려운 시기에 개봉하는 게 이 영화의 숙명인 거 같다”며 “(개봉 후)마스크 꼭 착용한 뒤 안전하게 관람하시길 바란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23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감독 양우석)’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정우성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cej@osen.co.kr
정우성은 이어 “영화 ‘유령’ 이후 20년 만에 다시 잠수함에 올랐다. 그때와 다른 이야기, 혹은 비슷한 얘기를 하고 있는 거 같다”며 “시간이 그렇게 지났는데도 바뀌지 않는 현실 같다. 영화를 두 번째 봤는데 감정이 치고 올라와서 멍하다"라고 말하며 말을 삼켰다. 민병천 감독의 ‘유령’(1999)에서 정우성은 해군 장교 역을 맡은 바 있다.
잠시 감정을 누그러뜨린 그는 마이크를 손에 쥐고 “우리 민족은 충분히 불행하지 않았나 싶다. 새로운 평화의 길로 가야할 거 같다”며 “‘강철비2’는 소시민으로서의 바람이 크게 든 영화”라고 표현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을 연기한 정우성은 미국 대통령 역의 앵거스 맥페이든, 그리고 북한 국무위원장 역의 유연석과 핵잠수함 내에서 연기를 펼쳤다. “그 안이 비좁다. 근데 어떤 한 사람은 담배 피우고, 다른 사람은 방귀를 뀐다.(웃음) 근데 앵거스가 실제로도 방귀를 뀌어서 연기를 할 필요가 없었다. 하하. 마음을 열고 진지함을 유지하면서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그는 “극중 상황이 진지하지만 배우로서 즐겼던 작업이었다"고 덧붙였다.
23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감독 양우석)’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유연석, 곽도원, 정우성이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cej@osen.co.kr
‘강철비2’는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정우성 분), 북한 최고지도자 조선사 위원장(유연석 분), 미국의 스무트 대통령(앵거스 맥페이든 분)이 북한 원산에 모여 3국 정상회담을 갖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평화협정 체결과 관련해 북미 사이 이견이 여전한 가운데 핵무기 포기와 평화체제 수립에 반대하는 북의 호위총국장(곽도원 분)이 쿠데타를 일으킨다. 남북미 세 정상은 북한의 핵잠수함 백두호에 납치되고 뜻하지 않은 공간에서 뜻하지 않은 방식으로 서로를 대면한다.
'강철비2: 정상회담'은 양우석 감독이 '강철비1'(2017)의 상호보완적 속편으로 선보인 영화다. 웹툰 작가로도 활동한 양우석 감독의 웹툰 ‘정상회담: 스틸레인3’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이번에도 캐릭터와 이야기가 아닌 한반도를 둘러싼 현실 인식을 공유한다. 앞서 북 최정예요원 엄철우와 남의 외교안보수석 곽철우로 만났던 정우성과 곽도원도 '강철비2: 정상회담'에서는 완전히 다른 옷을 입었다. 
23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감독 양우석)’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양우석 감독이 질문을 듣고 있다. /cej@osen.co.kr
한국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줄 정우성, 북 위원장으로 파격 변신한 유연석, 쿠데타를 일으키는 호위총국장 곽도원, 미국 대통령으로 분한 앵거스 맥페이든까지 현실의 인물들이 영화적 캐릭터로 어떻게 그려졌는지가 관전 포인트. 
'강철비1'가 두 철우의 인간적 면모를 동력으로 삼아 액션으로 눈을 즐겁게 하는 영화였다면, ‘강철비2’는 대한민국 대통령, 북한 국무위원장, 그리고 미국 대통령 세 사람이 서사의 중심축을 이끌어나간다. 
23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감독 양우석)’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정우성이 인사를 하고 있다. /cej@osen.co.kr
양우석 감독이 근 몇 년간 벌어진 한반도 정세를 공부하고 연구했지만 앞으로의 한반도 미래에 대해서는 상상을 붙인 게 많은데 납득이 가게 북핵 문제를 둘러싼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등 5국의 이해관계와 현안을 담았다. 무엇보다 비핵화를 지향하며 북한의 조속한 대화 재개, 강대국간 공조 방안에 대한 자신만의 의견을 녹아냈다는 점에서 시의성이 높은 작품이다.
양 감독은 ‘강철비1’에 이어 쉽게 잊혀질 재미를 넘어 다양한 논쟁으로 이어질 기회를 열어 젖혔다. 영리한 감독의 연출이 돋보여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 1편과 비교해서 핵과 북한 이슈와 관련해 각국에서 이뤄지는 소통, 협의 방식을 끌어들이는 힘이 커졌다.
이달 29일 개봉하는 ‘강철비2: 정상회담’의 러닝타임은 132분.
/ purplish@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