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영국의 외교 갈등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중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블룸버그 통신’을 인용해 “중국의 국영방송사 ‘CCTV’는 EPL 중계를 시청자가 적은 채널로 강등시키려 한다”라고 전했다. 매체는 그 이유를 양국간 깊어진 대립관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프리티 파텔 영국 내무장관은 지난 22일 성명서를 통해 2021년 1월부터 영국해외시민(British National Overseas, 이하 BNO) 여권을 보요하거나 과거 보유했던 홍콩인의 이민을 받아들이겠다고 발표했다.
파텔 장관에 따르면 BNO 대상 비자 신청 과정에서 어떠한 기술 시험, 최저 소득 요건 등의 제한이 없다. BNO 대상자의 가족 역시 동행할 수 있다.
지난 1997년 영국이 중국에 홍콩을 반환하며 홍콩인들에게 BNO 여권을 발급했고, 현재 소지자는 약 35만 명이다. 과거 기록까지 합치면 300만 명에 달한다. 범죄에 연루되지만 않았다면 사실상 모든 홍콩인의 이민을 허용한 것.
그 배경엔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이 있다. 이달 1일부터 시행된 홍콩보안법은 중국의 대홍콩 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제정한 법이다. 사실상 홍콩의 자치권을 빼앗는 법이라는 국제 사회 비판을 받고 있다.
영국 정부의 결정에 중국 역시 대응에 나섰다. 스포츠에선 가장 인기 있는 EPL 중계 노출을 줄이는 것을 택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중국 CCTV는 22일 리버풀-첼시 경기 편성을 메인 채널이 아닌 서브 채널로 바꾸었다. 최종전에서 가장 중요한 레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경기 역시 같은 조치가 취해졌다.
영국 이외 국가 중 EPL과 역대 최대 규모 계약을 체결한 스트리밍 서비스 ‘PPTV’도 비슷한 보복을 할 가능성이 있다. PPTV는 3년 동안 7억 달러(약 8389억 원)의 EPL 중계권 계약을 맺고 2019-2020시즌부터 중계를 하고 있다.
PPTV는 이미 위구르족 문제를 언급한 메수트 외질이 속한 아스날의 경기를 의도적으로 중계 취소한 적이 있다. 당시 문제가 커지자 영국 현지에서는 EPL이 최대 시장인 중국을 놓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raul164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