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 vs "도의적 사과" 박수인, '골프장 갑질 여배우 논란' 이틀째 ing [종합]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20.07.24 08: 50

좁혀지지 않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모양새다. ‘골프장 갑질 논란’의 당사자인 배우 박수인과 골프장의 현 상황이다. 박수인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고, 골프장 측은 도의적으로 미안한 마음은 있지만 오해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수인과 골프장 측이 달리고 있는 평행선은 좁혀질 수 있을까.
박수인과 골프장 측의 의견이 팽팽하다. 박수인은 불합리한 대우를 받아 후기에 글을 썼고, ‘갑질 논란’으로 보도된 점을 정정하고 싶다는 뜻을 강조했다. 골프장 측은 또 다르다. 도의적으로 미안한 마음은 있지만 오해가 있었을 것이라는 것.
‘여배우 골프장 갑질 논란’은 23일 오전 한 매체의 보도를 통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해당 골프장에서 근무하는 캐디가 한 여배우로부터 부당하게 공격을 받아 착잡하고 모욕감마저 느껴진다고 밝힌 것.

9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영화 '식구' VIP시사회에 배우 박수연이 참석하고 있다. / eastsea@osen.co.kr

캐디에 따르면 이 여배우는 지난 6월 수도권의 한 골프장에서 일행들과 골프를 즐겼다. 하지만 여배우는 코스마다 사진을 찍고 일행과 대화를 하느라 진행이 많이 더뎠다. 7분 후 출발해 따라오던 뒷팀은 경기 초반부터 무전으로 진행에 신경을 써달라는 요청을 해왔다. 캐디는 더 신속하게 하도록 유도하려 했지만 오히려 큰 소리로 질타를 받았고, 매 홀 연출 사진을 찍으며 늑장 플레이가 이어졌다.
문제는 경기 후에 더 커졌다. 라운딩을 마친 여배우가 이틀 뒤 수차례 골프장에 전화를 걸어 지급한 캐디피를 환불해달라고 요구한 것. 여배우는 캐디피 환불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골프장 홈페이지에 후기를 적으며 불만을 쏟아냈다. 여배우는 “쓰레기”, “몰상식한 캐디” 등의 표현으로 자신의 분노를 털어놨다.
캐디는 이 매체를 통해 정신적 충격이 크고, 후기는 모두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캐디는 “운동을 하러 오는 어느 고객에게도 그렇지만 척 봐도 배우로 보이는 사람에게 막 대하거나 막말을 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호소했다.
여배우로는 배우 박수인이 지목됐다. ‘갑질 논란’을 제기한 보도에서 여배우의 성과 나이 등이 일부 공개된 것.
박수인은 ‘갑질 논란’이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박수인은 OSEN과 통화에서 “나름 연기 활동을 오래해온 사람이라 그냥 참았다. 많은 사람들에게 얼굴과 이름이 알려지지 않아서 캐디가 몰라봤을 수 있지만 연예인이랍시고 사람들에게 매너 없게 행동하는 성격은 아니다”라며 “남에게 피해주는 걸 싫어한다. 인간 관계, 주변 평판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처음 본 사람은 물론이고 주변에 막말하진 않는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박수인에 따르면 박수인은 자신을 포함한 3여 명과 라운딩을 했다. 박수인의 지인, 그 지인에 지인들이 모인 자리라 박수인이 모르는 사람들도 대거 포함됐다. 박수인은 “단체 중 처음 본 분 2명도 ‘캐디 언니가 무서워서 박수인이 골프를 제대로 못 친다’고 말할 정도였다. 거기 말로는 내가 ‘갑질’을 했다고 하더라. 2년 만에 골프장에 가서 골프를 잘 치지도 못한다. 또 최근엔 경미한 교통사고를 겪어서 몸을 천천히 움직여야 한다. 지인들과 미리 잡은 약속이고 ‘살살 치면 괜찮겠지’ 싶어서 간 건데 매너 없는 대우를 받아 속상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수인은 “모임 당일부터 최근까지 골프장에 30번 넘게 전화를 걸어 사과를 요청했으나 골프장은 ‘해당 캐디와 전화 연결을 해줄 수 없다’고 하더라. 골프장 게시판에 글을 남기려고 했는데 제대로 된 게시판이 없었다. 얼마나 억울했으면 내 게시판에 남겼겠느냐. 오히려 내게 ‘배우의 갑질’이라고 한 게 명예훼손이다”며 “있는 그대로 게시판에 적었다. 과장한 게 없다. 사실대로 적었다. 그날 사과만 받았으면 됐는데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사과 한 마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수인의 주장과 달리, 골프장 측은 교육책임자가 대신 사과했고, 재교육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해가 있다고 주장하며 해당 사안이 확대된 것이 안타깝다는 입장이다.
골프장 측은 “캐디에게 직접 사과 받고 싶다면서 연락처를 요구했지만 개인 정보이기에 드리지는 못했다. 대신 교육 담당자가 신분을 밝히며 대신 사과드렸고, 재교육을 약속했다”며 “하지만 고객 분께서도 오해가 있다고 생각한다. 캐디가 한 번 정도 서둘러 달라고 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반말을 한다거나 짜증을 내고, 지속적으로 재촉하지는 않았다. 서비스업에 있어 교육에 더 치중해야겠지만 고객님께서도 과하게 반응을 하시고 화가 많이 나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골프장 측은 “고객님께서는 끝까지 환불을 요구하셨지만 캐디피 환불에 대해서는 해드릴 수는 없다고 했다. 그에 대해 기분이 풀리시지 않아 후기를 남기신 게 아닌가 싶다”며 “기사가 크게 나서 골프장 측도 그렇지만 고객님께서도 피해를 입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 안타깝다. 도의적으로 죄송한 마음이고, 이 사건을 더 확대시키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박수인은 재차 억울함을 호소했다. 다시 OSEN과 통화에서 박수인은 “캐디와 대화 한 마디 나눈 적이 없다. 캐디로부터 불합리한 대우를 받아서 소비자로서 게시판에 글을 쓴 게 전부다”라며 “죄송하다고 말은 했다. 처음에는 골프장에서도 사과를 하지 않았다. 몇 번 전화를 거니까 골프장의 높은 사람이 더 이상 어떻게 해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해서 전화를 끊었다. 캐디로부터 직접 사과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박수인은 “나는 일단 골프를 칠 때 캐디에게 화를 내거나 말 한 마디 섞지 않았는데, 어떻게 갑질인가. 갑질 논란으로 처음 보도된 기사를 정정하고 싶다. 정정 기사를 통해 내 입장을 밝히고 나서 어떻게 할지 생각 중이다”라며 법적대응 보다는 오해를 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캐디로부터 사과를 받지 못했고, 갑질 논란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박수인, 교육담당자가 대신 사과했고, 해당 사안이 더 커지지 않길 바란다는 골프장 측의 입장 차이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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