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최고의 화제작 영화 ‘반도’ 측이 지난 23일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이동진 평론가와 함께하는 스페셜 GV를 개최했다.
'반도'(감독 연상호, 제공배급 NEW, 제작 영화사레드피터)는 ‘부산행’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장마철 집중호우가 난 어제(24일) 이동진 평론가를 비롯해 배우 강동원과 이정현, 연상호 감독이 참여해 영화의 궁금증을 푼 TMI를 밝혔다.
# TMI 1. 속도감 넘치는 액션 연기, 이렇게 탄생했다
Q: 어떤 원칙을 갖고 액션을 설계했는지?
연상호 감독 : 카체이싱 비중이 많은 좀비 액션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한국의 도로는 울퉁불퉁하고 지하 차도나 고가, 골목길이 많은 특성을 갖고 있다. 그 특성을 살려 다이내믹한 느낌의 카체이싱 액션을 완성했다. 한 예로 후반부 준이의 단독 카체이싱 장면은 좁은 골목길의 공구 상가를 배경으로 한다. 엄청 좁은 골목길에서 두 자동차가 대결을 하고, 고가를 타다 떨어지기도 하는 등 입체적으로 설계했다.
Q: 강동원 배우는 훌륭한 액션 배우라고 생각한다. 액션 전달력이 뛰어난 베테랑인데 ‘반도’에서 액션 연기할 때 어떠셨는지
강동원 : 액션 영화 촬영 전에 준비를 굉장히 많이 한다. 액션 연기는 캐릭터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 중 하나다. 스턴트가 대신 연기를 해주게 되면 생각했던 리듬과 감정선이 달라지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직접 연기하려고 했다.
Q: 이정현 배우는 처음으로 다양한 액션 연기를 해내셨다. 액션 연기할 때 어떠셨는지?
이정현: 이런 액션은 처음이었다. 연상호 감독님께서 애니메이션을 해서인지 커트 계산에 있어 천재적이다. 효율성 있게 필요한 것을 정확하게 촬영을 해서 감독님께 너무 감사했다. 영화 촬영 전에는 폐허가 된 대한민국이 어떻게 구현될지 걱정을 많이 했다. 근데 감독님이 1년 전부터 CG 작업을 준비하고 계셔서 그것을 참고삼아 몰입해서 연기를 할 수 있었다. 가장 크게 걱정한 부분은 카체이싱이었는데, 미리 작업 된 CG 덕분에 이해가 빨랐고 안전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 TMI 2. 입체적인 캐릭터, 그 이면의 이야기
Q: 영화에서 정석은 주인공이면서 이야기의 안내자이기도 하다. 어떤 원칙으로 연기를 하였는지?
강동원: ‘반도'는 관객들이 정석의 감정을 따라가는 영화이기 때문에 정석이 무서워해야 관객도 무서워할 거라 생각했다. 정석에게 3가지 변곡점이 있다. 첫 번째는 가족을 잃었을 때, 두 번째 변화는 가족을 잃고 비관적으로 살다가 민정 가족을 만나고 변화되는 지점이다. 마지막은 철민을 잃고 다시 원래의 정석으로 돌아간다는 설정으로 연기를 했다.
Q: 강동원 씨의 개성과 매력이 ‘반도’ 속에 잘 흡수된 것 같다. 정석은 어떤 인물인가?
강동원 : 시나리오 구조가 민정 가족과 다른 배역들이 좀 더 돋보이는 구조였다. 4년 동안 폐허가 된 땅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에 대비해서 정석은 가장 평범한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모든 작품에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지만 이번 작품의 캐릭터는 유독 고민의 차원이 달랐다. 아이 아버지 역할을 몇 번 하긴 했었지만 소년 같거나 젊은 청년 같은 지점들이 있었다. ‘반도’의 정석은 진짜 성인 남성에 가까운 캐릭터였던 것 같다.
Q: 여성이 서사뿐만 아니라 액션도 장악한다. 강인한 여성 캐릭터는 대작에서 보는 경우가 드물다. 민정은 어떤 인물인가?
이정현: 민정이 전투력을 갖게 된 계기는 모성애라고 생각했다. 만약 아이가 없었으면 민정은 진작 죽었을 것 같다. 살아남으려고 하는 강인함과 전투력은 아이가 있어서 가능했다. 실제 개봉 후 맘카페에서 글을 보니 엄마들도 만약 자신이 민정과 같은 상황이었다면 전투력이 생길 것 같다는 반응이 많았다.
Q: 인물들이 입체적이다. 서 대위, 김 이병, 황 중사의 전사는?
연상호 감독: 전사를 4부작 드라마 정도로 만든 것 같다. 김 이병은 황 중사가 중심인 631부대 안에서 다리를 다쳐 부대 내에서 쓸모가 없는 인물이라고 생각을 했다. 다리를 다치게 된 이유는 서 대위를 보호하려다 다쳐서 둘 사이에 끈끈한 유대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서 대위는 이전 세계를 그리워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서 대위 방 안에 널브러져 있는 여행책들로 그것을 보여주려고 하였다. 황 중사는 이 세계에 적응해서 살아가고, 자극을 쫓는 사람이다. 마치 공을 던져주면 달려가는 사냥개처럼 맹목적으로 자극을 쫓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Q: 부대 이름을 ‘631’이라고 설정하게 된 계기는?
연상호 감독: 인간성이 삭제되어있는 이름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군부대처럼 숫자로 가자는 의견이 나왔다. 작명 당시 숫자 6, 3, 1에 꽂혀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돈 트럭 차량 번호도 6431이고, 철민의 등에도 61번이 새겨져 있다.
# TMI 3. 모두를 매혹시킨 ‘연니버스’ 세계관
Q: ‘부산행'의 속편이지만 차이점이 많은 것 같다. 이렇게 연출하게 된 계기는?
연상호 감독 : 새로운 비전을 갖고 영화를 찍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부산행’에서 했던 것들과는 반대되는 것들을 하고 싶었고, 다른 룩의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반도’라는 영화의 독자적인 느낌을 살리고자 노력했다.
Q: 프리퀄 혹은 시퀄의 형태 등 4부에 해당하는 ‘반도’ 그 이후에 이야기도 구상하고 있나?
연상호 감독: 프리퀄 구상은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소설, 애니메이션, 실사 드라마 등 어떤 형태로든 이야기를 내놓으려고 한다.
모두가 궁금해했던 TMI를 공개한 ‘반도’는 현재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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