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영과 김상원은 종종 훈련을 함께한 사이다.
홍준영은 정찬성이 이끄는 '코리안좀비 MMA' 소속이고, 김상원은 정찬성의 친정팀 '코리안 탑팀' 소속이다.
코리안좀비 MMA와 코리안 탑팀은 정기적으로 합동 훈련을 실시했던 팀들이다. 홍준영과 김상원은 거기서 같이 땀흘리며 친분을 쌓았다.
엄밀히 말하면 홍준영이 사손(師孫), 김상원이 사숙(師叔)이다.
오는 25일 서울 KBS아레나에서 열리는 더블지FC 04 메인이벤트에서 두 파이터가 만난다. 이번엔 웃으며 인사할 수 없다.
더블지FC 페더급 타이틀 도전 자격이 걸린 외나무다리 승부. 상대를 쓰러뜨려야 내가 산다.
24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진행된 계체를 통과한 두 선수는 특별한 악감정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강한 상대니까 전력을 다하겠다는 다부진 각오만 나타냈다.
홍준영은 "강한 상대라면 누구라도 싸우고 싶었다. 해외에서 선수가 들어올 수 없는 상태에서 강한 김상원과 대결 요청이 와서 싸우기로 했다. 사적인 감정으로 들어가면 불편할 수 있지만 강한 상대라는 생각만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상원은 "상대가 누구든 가리지 않는다. 출전 요청이 들어오면 상대할 준비가 돼 있었다. 홍준영이라는 좋은 파이터와 붙는다고 해서 고민 없이 대결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홍준영은 딥(DEEP) TFC 더블지FC 등에서 전적 9승 6패를 쌓았다. 킥복서 출신으로 난타전을 즐긴다.
김상원은 TFC 헥스파이트 MFP 등에서 활동했다. 최근 2연승을 보태 전적 6승 3패를 기록 중이다.
이번 경기에서 이기면 추후 초대 페더급 챔피언 결정전에서 아지즈벡 오소르벡과 싸운다.
16승 7패 전적의 강타자 오소르벡은 지난해 10월 더블지FC 03에서 홍준영을 판정으로 이겨 챔피언 결정전에 선착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때문에 올가을 이후에 출전이 가능할 전망.
코메인이벤트에서 74kg 계약 체중으로 맞붙는 기원빈과 케빈 박은 계체 통과 후 페이스오프에서 재미있는 장면을 연출했다.
케빈 박이 기원빈에게 장미꽃 한 송이를 내민 것. 그러나 막상 기원빈이 꽃을 받으려 하자 케빈 박이 "이건 원래 내 것이니까 가져가겠다"고 말해 계체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케빈 박은 키 162cm의 단신으로, 라이트급에서도 큰 체격을 자랑하는 기원빈과 어떤 방식으로 맞부딪힐지 관심을 모은다.
케빈 박은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 도전 자체를 즐긴다"며 "큰 키의 상대들과 자주 싸웠다. 키 차이는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메인 카드 나머지 3경기는 모두 재대결이다.
박보현은 지난해 1월 AFC 10에서 장현지에게, 옥래윤은 2017년 11월 AFC 5에서 뷰렌저릭에게, 정제일은 지난해 10월 더블지FC 03에서 진태호에게 판정패했다. 더블지FC 04에서 설욕을 노린다. / 10bird@osen.co.kr
[사진] 더블지F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