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 유벤투스)의 노쇼 사건이 벌써 1년이 지났다.
호날두는 지난해 7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유벤투스와 ‘하나원큐 팀 K리그’ 올스타팀과 친선경기에 결장하면서 팬들의 공분을 샀다. 당초 계약서에 '호날두는 45분 이상 출전한다'는 조항이 있었지만 호날두는 이를 어기고 위약금을 내는 것을 선택했다.
호날두의 모습을 보기 위해 상암을 가득 메웠던 한국 팬들은 “호날두”를 외치며 그의 출전을 끝까지 기대했다. 팀 동료인 곤살로 이과인이 한국 관중들을 보라며 호날두에게 출전을 권했지만 무시했다. 한국에 오기 이틀 전 중국 난징에서 치른 경기서 90분 풀타임을 뛰고 온 호날두는 끝내 한국 팬들을 외면하고 기만했다.
결국 호날두를 향한 팬들의 존경과 경외는 분노로 바뀌었다. 노쇼 사건 후 유벤투스는 “호날두가 피곤했다”는 이유로 결장을 합리화해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었다. 호날두는 한국에서 여러 사람에게 상처를 줬고 비호감의 대명사가 됐다.
1년이 지난 지금 호날두는 아직까지도 팬들에게 용서를 받지 못했다. 호날두의 관련기사에는 여전히 그를 조롱하는 댓글이 달리고 있다. 호날두는 올 시즌 세리에A에서 시즌 30골을 넣으며 3대 리그서 통산 50골을 모두 돌파하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호날두는 여전히 세계정상급 기량을 보이고 있지만 한국팬들의 냉소와 분노는 사그러들 줄 모르고 있다.
호날두 노쇼사건의 후폭풍은 거셌다. 팬들을 위해 경기를 준비한 K리그측도 황당하기는 마찬가지였다. K리그는 권오갑 총재가 유벤투스에게 공식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이에 안드레아 아그넬리 유벤투스 회장은 “호날두가 뛰지 않아 유벤투스가 한국 팬들에게 오만한 태도를 보였고, 팬들을 기만했다는 K리그 측의 입장을 수용할 수 없다”고 답했다. 결국 유벤투스는 한국에서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최악의 구단 이미지로 각인됐다.
호날두 사태에 피해를 입은 축구팬들은 주최사 더페스타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피해자들에게 입장권 값과 위자료를 포함, 18만 5500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일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호날두의 노쇼사건은 한국 팬들에게 씻을 수 없는 치욕으로 남아있다. 코로나 사태로 축구장에 관중이 출입할 수 없는 지금, 수만 명의 관중들이 호날두에게 “메시!”라고 야유를 보낼 수 있었던 불과 1년 전 모습은 아련한 추억으로 다가온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