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개봉 후 패닉"..'방구석1열' 공효진 밝힌 #미쓰 홍당무 #가보연 [종합]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0.07.26 11: 42

'방구석1열' 공효진이 주연작 '미쓰 홍당무', '가장 보통의 연애'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26일 오전 방송된 JTBC '방구석1열'에서는 배우 공효진이 주연을 맡은 영화 '미쓰 홍당무'와 '가장 보통의 연애'를 다뤘다. 배우 공효진과 '미쓰 홍당무'의 이경미 감독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MC 봉태규는 "한때 아주 친했던 배우가 온다고 해서 굉장히 기대가 크다"며 "원래 연예계라는 게 그런 게 있다"라며 웃었다.

이어 "솔직히 말씀드리면 가까운 사이였다. 내가 사람을 어려워하지 않는데 유일하게 어려워한다. 지금은 마주보고 얘기하는데 예전에는 마주보지도 못했다. 그냥 어렵더라"고 밝혔다.
공효진은 "우리가 롯데월드도 같이 갔었다. 영화 '품행제로'에 출연할 때 같은 사무실이었고, '가족의 탄생'에서는 누나, 동생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이에 봉태규는 "진짜 누나, 동생 같은 느낌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덧붙였다.
2008년 개봉한 '미쓰 홍당무'는 이경미 감독의 데뷔작으로, 박찬욱 감독이 제작한 영화로 화제가 됐다.
이경미 감독은 "박찬욱 감독님의 제작사와 감독 계약을 먼저 했다"며 "어떤 영화를 하고 싶냐고 해서 '얼굴 빨개지는 여자랑 머리 큰 남자 얘기를 하고 싶다고 했더니 얼굴이 점점 빨개지는 효과를 CG로 어느 정도 구현할 수 있는지 알아보라고 하셨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시나리오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게 아니라 답답하거나 막히는 게 있으면 말을 꺼내게 했다. 서종철 캐릭터를 쓰면서 가장 어려웠다. 감독님한테 '서종철의 마음은 뭘까요?' 물었더니, '고맙고 미안한 마음?' 이러더라. 그것이 실제로 대사에 들어갔다. 그걸 듣는 순간 머릿속에 정리가 됐다"고 말했다.
"영화 속에 봉준호 감독님이 특별 출연했다"라는 질문에 "내가 학교 다닐 때 선생님이었다. 장편 시나리오를 하나 썼는데 봐주세요 했더니, 양미숙이 전대미문의 캐릭터라고 하시더라. 농담처럼 엑스트라로 출연하겠다고 해주셔서 얼른 역할을 드렸다. 현장에 넥타이랑 의상도 본인이 직접 준비해오셨다"고 답했다. 
봉태규는 "현장에서 욕심을 많이 냈을 것 같다. '그 현장은 장난 아니다'라는 소문을 많이 들었다"고 했다. 
공효진은 "굉장히 욕심을 부리면서 찍었고, 기본 테이크가 15~35였다. 마지막 촬영 날에는 '진짜 이번에 찍으면 오케이 하든 말든 난 집에 갈 거예요' 하고 메이크업도 안 지우고 차타고 집에 갔다"며 웃었다.
이경미 감독은 "난 한 컷을 여러 연기 버전으로 자꾸 부탁했다. 효진 씨 기억에는 여러번을 찍으니까, 여러 컷을 찍었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데뷔작이라서 좀 잘하고 싶은 생각이 컸다"고 설명했다.
공효진은 "이 영화를 찍으면서 많은 테이크로 진을 빼긴 했지만, 내가 제일 마음에 들었던 테이크만 붙어 있었다. 그래서 만족도가 130%였다"며 미소를 지었다.
공효진은 "'미쓰 홍당무' 캐스팅을 시작할 땐 미녀 배우들에게 제안했지만, 다들 '노'했다. 내가 정말 미녀 배우라면 했을 것 같은데, 솔직히 내가 하기에는 너무 그럴 듯한 느낌이 들더라. 너무 어울렸고, 진짜 망가질 수 있을 것 같았다. 필연을 끊으려 했지만 끊을 수 없어서 맡게 됐다"고 했다. 
'미쓰 홍당무' 당시 슬럼프였다는 공효진은 "'가족의 탄생' 이후 '연기라는 건 끝이 없구나' 싶었다. 이젠 평범한 캐릭터가 돼 가고 있는데, 이 영화가 다시 날 '여고괴담'처럼 제자리로 올려 보낼까 봐 두려움이 컸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경미 감독은 "효진 씨가 큰 결정이었다. 효진 씨의 빨간 얼굴이 짤로 돌아다닐 수 있어서 배우로서 고민이 많고 결정하기 힘들었을 수도 있다"며 고마워했다.
공효진은 "사람들이 영화를 많이 안 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개봉했더니 큰 포스터가 걸려있더라. 그래서 패닉에 빠져 있었다"고 했다. 
공효진, 김래원 주연의 '가장 보통의 연애'는 지난해 개봉해 약 300만 명을 동원한 로맨틱 코미디 작품이다. 
변영주 감독은 "어느덧 드라마에서 재밌는 로코물이 나와서 영화에선 할 수 없는 이야기가 됐다. 그런데 '가보연'은 8일 만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하고 오랜만에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은 영화"라고 했다.
공효진은 "나도 사실 로코는 드라마에서 많이 하니까 영화에선 캐릭터 적인 인물을 하고 싶은 열정이 컸다. 그런데 이 영화는 시나리오가 재밌었고, 여자 감독님인 줄 몰랐다. 시나리오가 재밌어서 누구 주긴 아까웠다"고 말했다.
김래원과 드라마 '눈사람' 이후 16년 만에 재회한 공효진은 "연기를 같이 안 한 동안 서로의 작품 보면서 진짜 연기 잘한다고 생각했다. 처음에 만났을 땐 과거 얘기를 했다. 그런데 저희가 성격이 맞진 않다.(웃음) 우린 생각이 너무 달랐다. 그게 촬영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공효진은 "'미쓰 홍당무'의 이경미 감독님은 생애 첫 여우주연상을 만나게 해준 감독님"이라며 "처절한 영화는 여우주연상을 타보겠다는 마음으로 했다. '방구석1열'에 이 영화가 하는데, 내가 안 가면 아무도 없을 것 같더라. '치어업' 해주고 싶은 영화다. 12주년을 기념할 수 있게 초대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 hsjssu@osen.co.kr
[사진] '방구석1열'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