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안다행' PD "안정환·이영표, 황도 도착부터 당황..스태프 잘 곳도 없었다" (인터뷰)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0.07.28 08: 44

'안싸우면 다행이야' PD가 안정환, 이영표와 황도에서 함께 한 소회를 밝혔다.
MBC 예능 프로그램 '안싸우면 다행이야'(이하 약칭 '안다행')가 27일 밤 방송된 2회를 끝으로 파일럿 분량의 막을 내렸다.
'안다행'은 2002 한-일 월드컵의 주역이자 20년 넘는 우정을 자랑하는 축구선수 출신 안정환, 이영표가 무인도의 자연인과 살아보는 극한 생존기를 그린 프로그램이다. 다큐와 예능이 결합한 형식과 안정환, 이영표의 의외의 모습, 서해 끝자락 황도의 자연 등이 호평을 받았다.

이에 힘입어 지난 20일 첫 방송은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7.2%, 수도권 기준 8% 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한 터. '안다행'을 연출하는 김명진 PD에게 직접 촬영 비화를 물어봤다. 
김명진 PD는 OSEN과의 통화에서 "'안다행'은 지난해 12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직전에 처음으로 생각해봤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 전에 방송가에서 친해질 법한 사이의 사람들을 모아서 케미스트리를 내는 일종의 '버디' 예능이 주목받고 있었다. 사실 그런 류의 예능이 처음 등장한 지는 꽤 됐는데 재조명되고 있는 시점 같더라. 우리는 아예 친한 사람들끼리 사실적인 모습을 보여주면 어떨지 고민했다"며 "그런 의미에서 제목도 친한 사람들끼리 서로를 너무 잘 알아서 '싸우지나 않으면 다행이지'라는 느낌이 가미된 '안다행'으로 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쉽게 알려지지 않은 황도를 장소로 선정한 배경에 대해 "정말 여러 곳을 다녔다"고 말했다. 작가진이 사전조사한 곳들 가운데 5곳을 답사 차원에 다녀왔고, 그 중에서 황도를 파일럿을 통해 처음 선보일 곳으로 정했다는 것. 그는 "기본적으로 여행 느낌을 주는 자연친화적인 환경에 거주민의 신원이 확실한 곳을 원했다"며 "황도가 자연인 이장님 신원도 확실했고 가장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자연 그 자체였다. 3일은 머물러도 질리지 않는 풍경이 처음 선보이기에 좋을 거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다만 자연에 가까운 만큼 힘든 것도 배가 됐다. 김명진 PD는 "답사부터 정말 힘들었다"고 혀를 내두르며 "그나마 답사는 소수만 갔는데 촬영 때는 아무리 인원을 줄여도 한계가 있었고 섬 자체에 텐트칠 곳도 마땅치 않아 저를 포함해 카메라 팀, 조명 팀 등 팀 당 1명씩 10명이 최소한으로 남았다"고 했다. 특히 그는 "그마저도 절반은 안전 문제 때문에 해 저물기 전에 섬을 나가고 다음날 새벽에 다시 들어와서 촬영하는 식으로 찍었다. 전기가 통하지 않는 곳이라 발전기를 따로 들고 갔어야 했고 화장실도 설치는 했는데 여의치 않았다. 식사도 전투 식량 같은 것들로 했다"고 밝혔다.
스태프들조차 쉽지 않은 곳이었던 만큼 예능에 낯선 안정환과 이영표도 당황했단다. "두 사람 다 섬 도착한 순간부터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는 김명진 PD는 "황도에 들어가려면 배를 두 번 타야 한다. 처음엔 18명 정도 타는 비교적 큰 낚싯배였는데 황도에 접안지가 따로 없어 작은 배로 갈아타야 한다. 그때부터 두 사람이 당황했는데 그 순간부터 촬영이 잘됐다. 전화도 섬 꼭대기 한 곳에만 터져서 등산을 해야 전화 한 통 할 수 있는 곳이니 답답했을 것"이라며 웃었다. 
이에 김명진 PD는 "힘든 촬영이었던 만큼 안정환, 이영표 두 사람에게 고맙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안정환과는 '궁민남편'부터 인연을 맺었다. 서로 신뢰하는 사이고 '안다행'을 구상하면서 제일 먼저 생각 났다. 프로그램 콘셉트를 얘기했더니 같이 가고 싶은 멤버로 이영표를 언급하더라"라며 섭외 계기를 밝혔다. 
그런가 하면 이영표는 '안다행'을 함께 할 멤버로 또 다른 축구선수 출신 박지성을 언급하기도 한 터. 김명진 PD는 "당연히 박지성도 기다리는 멤버"라고 말했다. 그는 "감사하게도 반응이 좋은데 정규 편성이 된다면 안정환, 이영표에 또 다른 멤버 조합을 구상하고 있다. 어설프게 친하면 '안다행'과 맞지 않을 것 같아서 오랜 시간 지켜봐온 박항서 감독, 박지성 선수 등 다양한 조합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명진 PD는 "PD는 수치로 이야기해야 하는데 감사하게도 첫 방송부터 시청자 분들이 좋아해주셨다. 객관적인 수치가 잘 나와서 정규 편성은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예능은 결국 시청자가 사랑하고 좋아해주시는 게 관건이다. 더 건강한 재미를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 monamie@osen.co.kr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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