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지마 정신줄’ 팀이 B급 감성과 '병맛'으로 중무장한 웹 시트콤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스트리밍 플랫폼 KT seezn과 제작사 룰루랄라 스튜디오 측은 28일 오전 새 시트콤 '놓지마 정시줄'의 제작발표회를 진행됐다. 이 자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행사에는 배우 정상훈, 이현이, 이진혁, 이수민, 권현빈, 홍비라, 손세빈과 연출을 맡은 오관진 감독이 참석했다. 이들은 코미디언 김지민의 진행 아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놓지마 정신줄'은 10년 동안 조회수 28억 건을 기록한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시트콤이다. 원작이 TV 만화로도 시즌2까지 제작되며 인기를 끈 터. 시트콤에서는 극 중 엄마와 아빠 정과장, 아들 정신, 딸 정주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인물들의 에피소드를 풀어낸다.
이에 정상훈, 이현이, 이진혁, 이수민이 각각 아빠 정과장과 엄마, 아들 정신, 딸 정주리를 맡아 가족으로 호흡한다. 여기에 권현빈이 기영상도, 홍비라가 앨리스, 손세빈이 김 비서 역으로 가세한다. 이밖에도 걸그룹 원더걸스 출신 유빈과 혜림, 래퍼 타이거JK, 나다, 걸그룹 피에스타 출신 가수 예지 등이 특별출연하는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작품과 관련해 오관진 감독은 "원작이 워낙 인기가 있었고 저 또한 팬으로 즐겨 보던 작품이라 많이 부담도 됐다"고 털어놨다. 다만 그는 "스토리 라인이 웹툰보다 길게 설명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나오는 디테일이 조금 더 '병맛’이고 의외성을 표현한 것 같다"고 자부했다.
또한 "웹툰이 가진 독특하고 재미난 캐릭터를 작품 안에서 최대한 살리려 했다. 캐스팅도 제가 그림을 그렸던 것에서 100%라 말할 정도로 싱크로율이 잘 맞고 원작과 차별점이 있다. 제가 원하는 분들로만 했다. 같이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배우들은 하나같이 캐릭터에 강한 애착을 보였다. 먼저 정상훈은 "정과장 역을 맡았는데 실제로 이름이 '정 과장’이 아닌 '정과장’이 맞다. 회사에서도 만년 과장이고 집에서도 서열 4번째 정도다. 이런 소시민적인 삶을 사는데 안에 감성은 소녀 감성이다. 웹상에서는 깜찍이라는 닉네임으로 불리던데 이걸 하면서 캐릭터가 너무 재미있더라. 그냥 일반적으로 과장이고 서열 낮은 캐릭터는 봤는데 웹상에서 '깜찍이' 캐릭터가 있는 건 처음 봐서 너무 재미있었다"고 했다.
그는 "제가 잘 소화해낼지 고민이 있었는데 감독님이 정말 진지하게 확신을 주셨다. 그리고 코미디 감성이 대단하다. 제가 'SNL 코리아' 시리즈 출신이라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코미디언들과 작업을 했는데도 정말 웃기다. 의외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현이는 "과거를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함을 가진, 가정의 서열 1위 엄마 역할을 맡았다. 처음에 매력적이라 생각한 게 엄마가 얼마나 미스터리 하냐면 가족들도 엄마의 이름을 모른다. 그냥 '엄마’라는 이름으로 나온다. 마지막 회까지 이름이 안 나온다. 저도 사실 어떤 역할인지 모르겠는데 과거가 미스터리하고 가정에서 서열 1위이고 말 수도 없고 카리스마 있는 설정이 매력적이라 꼭 하고 싶었다. 감독님이 캐스팅해주셔서 감사하게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진혁은 "정신이가 게임을 좋아하는 모습들이 저랑 많이 닮았다. 또 이 친구가 많이 똑똑한데 4차원이란 말을 듣는다. 저도 4차원이라 많이 불렸다. 90% 정도 똑같은 것 같다. 많이 비슷하지 않나 싶다. 그런 면을 봐 달라"고 말했다.
이수민은 "정주리가 실제 제 성격과 많이 닮아 있었다. 이 역할을 하면서 일부러 살을 찌웠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그는 "제가 원래 마른 편인데 역할이 잘 먹는 친구라 지금은 뺐지만 촬영하는 동안은 살을 찌웠다"고 했다. 이진혁은 "정말 밥 먹는 장면에서 쉬지 않고 먹더라"라고 말했고, 이수민은 "맞다. 정말 연기하기 편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지방파이브라는 아이돌 그룹의 비주얼 보컬 기영상도 역을 맡았다"는 권현빈은 "제가 제일 늦게 합류했다. 미팅 다음 날 대본리딩에 갔는데 감독님이 '너로 해야겠다.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 중에 제일 날티 나게 생겼다’고 해주셨다"고 밝혔다.
이에 오관진 감독은 "좋은 의미에서 세련되게 잘 생겼다. 사랑한다"고 덧붙여 웃음을 더했다. 권현빈은 "기영상도가 여기서 슈퍼스타인데 제가 슈퍼스타는 아니지만 닮은 점이 이 친구가 굉장히 순수하고 좋아하는 부분에서 경쟁력을 보여준다. 연기 하면서 재미있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홍비라는 "썬더그룹 회장 외동딸 앨리스 역할이다 외면적으로는 도시적이지만 내면은 엉뚱하고 매력적인 부분이 느껴졌다. 이 역할을 사랑스럽게 보여주고 싶어서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손세빈은 "가장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 김 비서를 맡았다. 그런데 찍다 보니 그렇게 정상적이지만은 않았다. 그런데 제 속에 그런 화도 있는 것 같고, 그런 면을 연기하기에 편했던 것 같다"고 차분하게 말해 독특한 개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정상훈은 "억지로 웃기지 말자고 생각했다. 시청자 눈높이가 상당히 높아졌기 때문에 억지로 다가가면 거부감이 있으니 우리끼리 진짜 가족처럼 똘똘 뭉쳐보려 했다. 그래서 가족 간의 호흡을 설명하려고 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그랬더니 진짜 가족이 된 것처럼 아이들이 말을 안 듣더라. 밥상 머리에서도 진짜 말을 안 듣고 와이프도 내 말을 무시했다"고 너스레를 떨며 "그런 호흡 면에서 가족 시트콤의 기반이 되는 것들이 상당히 잘 나온 것 같다"고 강조해 웃음을 더했다.
이에 이현이는 "너무 웃음이 나서 힘든 것 빼고는 없었다"고 맞장구쳤다. 이진혁도 "저는 사실 애드리브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상훈 선배님이 억지로 웃기지 말고 자연스럽게 해도 그걸 보고도 웃긴 게 많다고 자연스럽게 해주자고 하셨다. 그래서 홍비라와 호흡을 맞췄다. 한 씬 찍는데도 얘기를 많이 나눴다. 그런 아이디어를 많이 내서 해봤다. 대본에 없던 것들도 계속해서 추가하고 만들어 나갔다"고 했다.
끝으로 정상훈은 "오랜만에 정통 시트콤을 하는 것 같다. 저희는 재미있게 잘 찍었다. 늦은 시간에 봐도 정신이 번쩍 드실 것 같다. 많은 분들께 회자될 것 같다"고 자부했다. 이현이는 "시트콤은 시청자 진입 장벽이 낮다고 생각한다. 중간에 틀어서 봐도 웃고 즐기고 캐릭터와 사랑에 빠지고 살아 숨쉴 수 있는 장르라 생각한다. 꼭 저희 작품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이어 이진혁은 "지금 이 상황이 관전 포인트다. 제작발표회가 화기애애하지 않나. 재미있고. 이 상황을 생각하시면 즐겁게 시청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민도 "전체적으로 누구와 만나든 케미스트리가 좋은 작품이다. 그걸 봐주시면 소소하게 웃음이 되기도 하고 빵빵 터지기도 할 것 같다"고 했다.
무엇보다 감독은 "코미디 부분을 중점적으로 생각했고 B급 감성, '병맛’을 기다렸던 분들은 마음껏 웃으실 거다. 한 편당 최소 5번은 웃으실 수 있다"고 자신해 기대감을 더했다. '놓지마 정신줄'은 31일 오후 6시 KT seezn에서 첫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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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T seez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