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를 특별히 의식하지는 않았다.”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감독 홍원찬)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됐다. 이날 언론시사회에는 홍원찬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정재와 박정민이 참석했다. 영화 ‘교섭’ 촬영차 요르단에 체류 중인 황정민은 화상 생중계로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이날 먼저 황정민은 요르단 현지 상황에 대해서 “여기 촬영 팀들이 자가격리 다 끝나서 촬영을 진행 중이다. 다들 음성 반응이 나왔다. 자가격리 잘해서 촬영 잘 진행하고 있다. 너무 덥다”라고 전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 때문에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인남(황정민 분)과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이정재 분)의 처절한 추격과 사투를 그린 하드보일드 추격 액션이다.
황정민은 영화 ‘신세계’ 이후 다시 이정재와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서 “우선 이정재와 너무 너무 친한 사이니까 다시 작업을 한다고 했을 때 흥분했었다. 왜냐하면 ‘신세계’ 떄 너무 너무 좋게 행복하게 작업했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 시간이 흘러서 이렇게 만나게 된다는 게 나에게는 큰 행운이었다. 어떤 식으로 재미있게 이 작품을 해나갈까에 대해서 기대가 컸다”라고 말했다.
황정민은 마지막 청부살인을 미션을 끝낸 암살자 인남 역을 맡았다. 태국에서 자신과 관계된 새로운 사건이 발생한 것을 알게 되고, 자신이 만들어 놓은 악의 세상으로부터 인생을 뒤흔든 마지막 미션을 위해 방콕으로 뜨거운 추격을 나선다.
이어 이정재도 “사실 함께 작업을 해봤었던 배우와 두세 번 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는 것 같다. 황정민 형하고 이렇게 다시 하게 돼서 정말 인연이고,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황정민 형이 벌써 캐스팅돼 있었다. 결정하는데 있어서도 역할이 꽤 많이 있었다. 이번에는 캐릭터가 많이 서로 다른데 기대된다. 나는 꽤나 많이 흥분됐다”라고 황정민과 재회한 소감을 밝혔다.
극 중 이정재는 한 번 정한 타켓은 놓지지 않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 역을 맡았다. 자신의 형제가 인남에게 암살당한 것을 알게 되고 그를 향한 무자비한 복수를 계획하는 인물이다.
홍원찬 감독은 황정민과 이정재를 캐스팅한 것에 대해서 “황정민, 이정재 선배님이 한 작품에 모이게 된다는 것만으로도 기대가 된다. 나도 마찬가지였고, 그만큼 부담감이 없지 않았다. 완전히 이 전에 두 분이 같이 한 작품과 다른 캐릭터다. 그래서 이 전 작품이 언급되지 않을 수는 없지만 그와는 다르게 두 사람의 ‘케미’를 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라며, “무엇보다 두 사람이 예전에 보여줬던 역할과는 완전히 다른 역할이기 때문에 새로운 모습을 언제든지 보여줄 수 있는 배우고. 그래서 나도 현장에서 오늘은 이 분들이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하면서 지켜봤다. 그런 모습들을 잘 보여주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신세계’로 흥행 케미를 이끈 황정민과 이정재의 만남으로 관객들 역시 기대하고 있는 작품. ‘신세계’ 속 캐릭터가 워낙 강렬했고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만큼 홍원찬 감독도 부담감이 없지는 않았다.
홍원찬 감독은 “두 사람이 나오면 아무래도 비교가 될 수밖에 없으니까 아무래도 그런 의식을 안 할 수는 없는 것 같다”라면서, ‘신세계’가 연상된다는 영화 속 일부 장면에 대해서 “특별히 의식을 하지는 않았다. 영화에 그런 장소가 반복되는 것은 영화마다 피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워낙 선배님의 그 장면이 유명하니까 그런 것 같다. 그런 것들을 너무 의식하다 보면 오히려 그 안에 갇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것들에 개념치 않고 어떤 신을 우리 영화에 그게 맞다면 피하지 않고 그냥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황정민과 이정재 뿐만 아니라 충무로가 사랑하는 배우 황정민도 이번 작품을 통해서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극 중 박정민은 인남의 마지막 미션을 돕는 조력자 유이 역을 맡았다. 새로운 삶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찾아온 태국에서 머물던 유이는 한 사람을 간절하게 찾고 있는 암살자 인남의 가이드를 떠맡고, 그를 따라다니면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박정민은 이번 작품을 선택하게 된 것에 대해서 “영화를 선택하는데 있어서는 큰 고민은 없었다. 시나리오를 보고 너무 재미 있었다. 너무 좋아하는 두 선배님들이 나오고, 홍원찬 감독님과 전작을 같이 했는데 너무 좋았다. 고민할 여지른 없었고, 작품을 하기로 하고 나서 그 인물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연구할 때 오히려 조금 더 조심스럽고 고민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전작인 ‘오피스’에 이어 다시 한 번 박정민을 캐스팅한 홍원찬 감독은 “박정민 씨는 ‘오피스’에서 같이 작업했었다. 유이를 캐스팅하는 단계에서 가장 먼저 박정민 씨에게 책을 줘보고 싶다고 이야기했었다. 같이 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 친구가 캐릭터 연구를 상당히 많이 하는 태도를 알고 있었다.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어하는 욕심이 많은 친구인 것을 알고 있었다. 결코 쉬운 역할은 아닌데 왠지 이 친구는 호기심을 가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편하기도 하고 그래서 시나리오를 주게 됐다”라고 전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익숙한 이야기에 변주를 더해 신선한 재미를 준다. 무엇보다 액션에 많은 공을 들렸다. 실제 타격감을 선사하는 액션은 긴장감을 더하며 영화를 보는 내내 몰입도를 높인다.
홍원찬 감독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이야기 구조에 대해서 “장르적인 특성에 집중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장르 영화를 한다는 것은 결국엔 익숙한 이야기를 어떻게 변주해서 전달하는 지가 관건인 것 같다. 성에 갇힌 공주를 구하는 이야기의 원형이 있는데, 이런 원형은 기존 작품에서도 계속 변주돼서 나왔었다. 우리고 그 틀에서는 이 원형을 따르는데 좀 더 이 영화만의 다른 방식, 스타일을 구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해서 고민하다가 대표적으로 레이 캐릭터가 등장을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고난도 액션 시퀀스를 소화한 황정민은 “액션 시퀀스는 감독님, 촬영 감독님, 무술 감독님이 애초에 이렇게 작업해 나가야겠다는 완벽한 생각이 있었다. 우리는 처음 해보는 작업이라 낯설었는데, 이정재 씨와 연습을 계속 많이 했다. 어렵지 않게 많이 했다”라고 밝혔다.
또 태국, 일본, 한국 3개국 촬영에 대해서 “태국에서 촬영할 떄 솔직히 현장이 우리나라가 아니니까 분명히 불편한 점들이 있다. 의사소통이라던지 순간 순간 아이디어가 났을 때 대처하는 부분에 대해서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도 사전에 철저한 준비와 노력으로 인해서 엄청나게 재미있게 찍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정재는 “캐릭터를 초반에 어떤 느낌으로 가지고 가야할까에 있어서 굉장히 많이 고민이 됐다. 시나리오상에 이 캐릭터를 설명하는 내용들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연기자 입장에서는 정해져 있는 게 없으니까 그만큼 많은 부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부분도 있다. 넓은 부분에서 차근차근 좁혀 나가면서 테스트하고 스태프들과 함께 결정했다. 그 과정이 재미있었다. 내가 했던 캐릭터 중에서 제일 어렵고 힘들었던 캐릭터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홍원찬 감독은 “액션 장면은 무술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이 영화가 리얼 베이스 톤을 계속 유지할 거라서 액션도 톤이 튀지 않아야 한다는 주문을 많이 했다. 실제 타격감과 액션할 떄의 동선 하나 하나가 정확하게 인지가 됐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그 톤에 맞춰서 아이디어를 내주시고 구현하는데 있어서는 촬영 감독님들과 황정민, 이정재 선배님들이 같이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라고 전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통해서 다시 만난 황정민과 이정재, 다시 한 번 믿고 보는 케미로 완벽한 시너지를 발휘했다.
오는 8월 5일 개봉된다. /seo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