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를 추적, 검거하는 게 형사이건만 오히려 사형수에게 죄가 없다고 주장하는 경찰이 나타났다. '모범형사'에서 사회 통념을 깨부수는 형사의 모습으로 울림을 선사하는 배우 손현주의 이야기다.
28일 밤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모범형사' 8회에서는 진실에 다가가려는 강도창(손현주 분), 오지혁(장승조 분)과 은폐하려는 자들의 대결이 그려졌다.
이날 강도창은 경찰 내부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오지혁과 함께 이대철(조재윤 분)의 재심을 위해 고군분투했다. 과거 한 여성과 형사의 연쇄살인마로 지목된 이대철은 현재 사형수로 복역 중인 가운데 형 집행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이대철은 두 사건의 진범이 아니었다. 억울함을 호소했으나 당시 부패한 검찰과 경찰이 증거를 조작, 이대철을 사형수로 만들었던 것이다. 이에 강도창은 이대철 사건을 마무리한 형사였음에도 불구하고 오지혁과 함께 이대철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자 했다.
강도창은 자신을 걱정하며 말리려는 팀장 우봉식(조희봉 분)에게 "고등학교 때 운동하다가 대학 못 가고 깡패들 밑에서 덩어리 생활하면서 일 나간 첫 날에 경찰한테 걸렸다. 열 아홉 살이라고 했더니 나중에 다시 오라고 돌아가는 뒷모습이 너무 멋졌다. 그 뒷모습에 반해서 살 빼고 형사가 된 거다. 갈 때 가더라도 뒷모습이 멋지고 싶다"며 호기롭게 말했다.
그는 이대철 사건의 수사과장이었던 현재 경찰서장 문상범(손종학 분)으로 인해 수사 일선에서 물러나 유치장을 관리하는 보직으로 밀려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원들은 문상범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강도창을 도왔다. 이에 강도창과 오지혁은 팀원들을 통해 이대철 사건 재심의 증인이 될 죽은 동료 형사의 아내를 보호하는가 하면, 이대철의 사건 당시 알리바이와 증거 조작 정황들을 포착했다.
하지만 조성대(조재룡 분)와 남국현(양현민 분)이 계속해서 강도창 일행을 방해했다. 이에 중요한 증인은 협박에 못이겨 해외로 도피했고, 이대철의 무고함도 정황만 있을 뿐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긴 어려웠다. 이에 강도창은 "절대, 그냥 안 둔다"며 배후 세력에게 이를 갈았다.
무엇보다 강도창은 이대철의 재심에 직접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문상범의 협박 전화에도 "자르고 싶으면 잘라라. 내가 맞는 거다. 경찰 얼굴에 먹칠하는 건 너다"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동생 강은희(백은혜 분)가 "형사 관두지 마"라고 말했으나, 강도창은 경찰로서 모든 것을 잃을 각오를 하고 법정 증인석에 앉았다.
그는 결국 법정에서 과거 수사 당시 이대철이 결정적 범인이라는 증거가 1시간 가량 없어졌던 점을 밝히며 자신이 증거를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이 압박하며 증언 이유를 묻자 "제가 받을 것은 비난과 처벌이지만 누군가한테는 삶과 죽음의 문제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해 울림을 자아냈다.
강도창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윤상미(신동미 분)가 검찰 측 증인으로 나타나 강도창은 과거 자신의 실수를 감싼 것이며 증거 오염의 우려는 없었다고 거짓 증언하며 판세가 역전됐다. 여기에 불리한 상황을 못 견딘 이대철이 검사의 꼬임에 넘어가 자신이 우발적으로 형사를 죽었다고 거짓진술하며 형량을 거래하려했다는 의혹까지 더해졌다.
끝내 이대철은 재심에서 판세를 뒤집지 못했고 사형이 집행되며 세상을 떠났다. 강도창은 마지막까지 이대철의 곁을 지키며 "네가 무슨 죄가 있다고"라 말하며 오열했다. 또한 이대철의 딸 이은혜(이하은 분)의 손을 굳게 잡고, 이대철의 납골당을 지켰다.
다양한 범죄 드라마가 '장르물'로 사랑받아온 가운데, 형사는 범죄자를 추적하고 검거하며 대립각을 세우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모범형사'의 강도창은 사형수 이대철을 누구보다 진심으로 감싸며 호형호제하는 인물. 일반적인 캐릭터상을 뒤집는 반전이 다소 어색하고 작위적으로 비칠 수 있음에도, 손현주의 진정성 넘치는 열연을 만나 인간미와 몰입감을 선사하고 있다. 나아가 그 배경에는 정의로운 경찰을 향한 인물의 의지가 있는 터. '모범형사'의 제목처럼 대중이 기대하는 모범적인 형사의 모습이 손현주를 통해 또 어떻게 완성될지 이어질 이야기에 귀추가 주목된다. / monamie@osen.co.kr
[사진] 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