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구름과 비’를 통해 ‘이봉련’이라는 인생 캐릭터를 얻은 고성희. 그 뒤에는 윤상호 PD, 박시후, 전광렬 등의 무한 칭찬이 있었다.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OSEN과 만난 고성희는 지난 26일 종영한 TV조선 주말드라마 ‘바람과 구름과 비’(극본 방지영, 연출 윤상호, 이하 바람구름비)에 대해 “워낙 좋은 글과 멋진 연출, 너무 존경하는 선배님들과 함께 한 작품이라 책임감을 많이 갖게 된 작품이었다. 많은 스태프 분들과 선배님들이 열심히 응원해주시고 현장에서 다독여주셔서 잘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성희는 ‘바람구름비’에서 철종의 딸로, 경국지색의 미모와 신비로운 영능력을 지닌 옹주 봉련 역으로 열연했다.
특히 고성희는 ‘옹주’ 봉련이라는 캐릭터를 주체적으로 표현하며 기존의 ‘옹주’와는 다른 매력을 뽐내고 있다. 대부분 옹주, 공주 캐릭터들이 수동적이고 나약한 존재로 표현되는데, 고성희가 표현하는 ‘옹주’ 봉련은 권력 다툼의 한가운데에서도 주눅들지 않는 당당한 카리스마를 뽐냈다.
그러면서도 천중을 향한 애틋한 면모의 마음을 비출 때는 한없이 사랑스러운 여인의 모습으로 ‘멜로 옹주’ 매력을 뽐냈다. 애틋함과 설렘으로 러브 라인을 그리며 안방을 핑크빛으로 물들였다.
봉련 역으로 ‘바람구름비’의 성공을 이끈 고성희는 “정말 시작할 때부터 나만 잘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컸다. 대본이 정말 재미있었고, 윤상호 PD에 대한 확신도 있었다. 전광렬 선배님과 박시후 선배님도 어려서부터 사극에서 접했던 선배님들이었다. 봉련이가 어려운 캐릭터인데, 그 무게감을 천중-흥선대원군과 잘 맞춰갈 수 있을까 고민이 컸다”고 말했다.
고성희는 “봉련이 실존 인물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실존한 인물들 사이에 봉련이 들어가는데, 역사적인 부분을 건드리지 않아야 했다. 또한 시대적 배경이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평가가 바뀌는 인물들이 많은 시대여서 조심스러웠다. PD님께서도 어디까지 건드려야 맞는지 우려가 된다고 했었고, ‘바람구름비’가 민자영이 명성황후가 되면서 마무리되는데 그 시점에서 끝내는 게 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고성희는 ‘봉련’에 대해 “입체감이 있어 좋았다. 이 작품을 선택할 때도 봉련이가 도구적으로 쓰이지 않고 절박하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본인이 가진 에너지로 앞으로 나아가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좋았고, 봉련을 꼭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봉련이 고성희에게 ‘인생캐릭터’가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윤상호 PD와 박시후, 전광렬의 전폭적인 칭찬이 있었다.
먼저 고성희는 “PD은 에너지 낭비 없이 빠르고 정확하게 좋은 결과물을 뽑아 내신다. 카리스마도 있으신 분이이라 당근과 채찍을 적절하게 주시는데, 내게는 당근을 많이 주셨다. 내가 긴장한 걸 아시고 자신감을 많이 가져야 한다면서 칭찬도 많이 해주셨다. 뜨거운 호응을 받으면서 나는 온전히 봉련에게 몰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고성희는 “박시후 선배님은 되게 유하다. 감정 기복이 없다. 나는 감성적이고 감정 기복도 있는 편인데, 박시후 선배님은 모두를 잘 아우를 수 있는 분이다. 목소리, 연기적으로도 워낙 좋으시고 선배님의 표현 방법에서 공부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다”며 “박시후 선배님은 현장에서 내가 생각하는대로 자유롭게 확신을 가지고 연기해도 된다고 조언 많이 해주셨다”고 말했다.
고성희는 “전광렬 선배님은 존재만으로도, 아무 말씀을 하지 않으셔도 아우라와 에너지가 엄청나다. 대사를 하거나 호흡을 할 때 강약 조절이 되게 좋으시다. 그런 지점에서 하나하나 배우면서 나중에는 이런 장면에서 이런 표현법을 써보고 싶다는 공부를 많이 하게 됐다”며 “많은 장면을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순간순간 조언을 해주셨다. 사극 장르의 움직임과 표현 방식을 알려주셨고, 끝나고 나면 엄지 손가락을 들어주시면서 칭찬해주셨다”고 덧붙였다.
고성희가 이봉련으로 완벽하게 몰입하면서 ‘바람구름비’는 최고 시청률 6.3%을 기록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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