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쾌감 200% 웰메이드 추격 액션의 탄생[Oh!쎈 리뷰]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20.07.30 07: 52

리얼한 액션에 스타일을 더해 쾌감을 높였다. 지나치게 감정을 강요하지 않고 하드보일드 추격 액션이란 장르의 장점을 살리는데 집중해서 더 괜찮은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감독 홍원찬)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통해 ‘신세계’ 이후 7년 만에 다시 만난 형제 황정민과 이정재는 전 작품과는 또 다른 신선한 케미를 완성했다. 쫓는 자와 쫓기는 자로 냉철한 액션에 무게를 실으며 또 한 번 믿고 보는 ‘케미’를 완성한 두 사람이다. 
처절한 암살자 인남(황정민 분)은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을 끝내고 새로운 삶에 나서려고 한다. 하지만 태국에서 자신과 관계된 새로운 사건이 발생한 것을 알고 인생을 뒤흔든 마지막 미션을 위해 방콕으로 떠나고, 인남에 의해 형제를 잃은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이정재 분)의 집요하게 인남의 뒤를 쫓는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추격 액션 장르의 장점을 잘 부각한 작품이다. 스토리는 딸을 찾기 위해 행적을 쫓는 인남과 그런 인남을 쫓는 레이의 추격으로 비교적 단순한 구조를 변주했지만, 기존의 구조를 따르지 않는 레이의 등장만으로도 흥미를 유발하기 충분했다. 무엇보다 이 과정에서 긴박감 있게 완성된 액션 시퀀스가 주는 쾌감이 상당하다. 
이번 작품에서의 액션은 관객들에게 기존 액션 영화와는 다른 매력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홍원찬 감독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신선한 액션 시퀀스를 완성하기 위해 실제 타격 액션을 사용했다. 배우들이 모든 액션을 소화하며 리얼함을 추구했고, 스톱모션 기법을 더해 스타일리시하면서도 치밀한 액션 시퀀스를 완성했다. 
실제 타격 액션은 장르적 쾌감을 끌어올렸고, 이로 인해 생동감 넘치는 재미를 선사할 수 있었다. 하드보일드 추격 액션 장르에 충실한 연출이었다.
액션 만큼 눈길이 가는 것은 역시 배우들의 연기였다. 황정민과 이정재의 합에 배우 박정민이 합류하면서 세 배의 시너지를 발휘했다. 황정민은 처절한 암살자이자 딸을 살리기 위한 아버지의 모습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청부살인을 하며 살아온 인남의 냉소적인 성격을 대사보다는 눈빛과 표정에 담아냈다. 과잉된 감정을 요구하기보단 담담한 강약조절로 캐릭터의 변화를 그려내 더 흥미롭다. 
이정재는 다시 한 번 묵직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레이의 첫 등장만으로도 관객들에게 압도적인 긴장감을 선사한다. 무자비한 추격자를 연기하기 위해 문신과 의상 등 외적으로도 많은 변신을 시도한 이정재는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영화의 호흡을 쫄깃하게 끌고간다. 그의 눈빛 한 번에 레이가 가진 잔혹함이 고스란히 읽힌다.
박정민은 이번 작품을 통해서 과감한 도전에 나섰다. 극 중 인남의 가이드 역할 떠맡게 되면서 사건에 휘말리게 된 유이 역을 맡은 박정민은 이제까지의 작품에서 가장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액션을 소화하지는 않지만 등장만으로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은 물론, 연기력으로 캐릭터를 풍성하게 살려냈다. 
부성애 코드를 넣었지만 그렇다고 과도한 감정 소비를 끌어내지 않는다는 점이 이 영화의 매력이다. 감정을 강요해서 추격 액션 장르가 갖는 재미와 매력을 떨어뜨리는 실수를 범하지 않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만의 리얼한 액션 시퀀스가 더욱 돋보이는 것. 인남과 레이의 눈빛만큼이나 냉철한 액션이라 더욱 매력적이다.
묵직한 존재감의 배우들이 완성한 스타일리시한 액션은 올 여름 극장가 흥행 바통을 충분히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가오는 8월 5일 개봉. /seon@osen.co.kr
[사진]영화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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