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반도’(감독 연상호)의 흥행이 국내는 물론 세계 영화계에 유의미한 행보를 만들어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180도 변한 극장가에 구원투수 역할을 해내며 활력을 불어넣었고, 관객들에게는 안전한 관람 문화의 좋은 사례로 꼽히게 됐다.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누적관객 300만 명을 돌파한 것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천만 영화인 ‘부산행’의 속편 ‘반도’가 유의미한 기록으로 흥행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주목된다. ‘반도’는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월드와이드 개봉을 택한 블록버스터 영화로,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좋은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영화계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누적관객 300만 명을 돌파하며 최초와 최고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2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반도’는 지난 28일 하루 동안 6만 9923명의 관객을 동원, 누적관객 300만 4534명을 돌파했다. 지난 28일 오후 8시 47분을 기준으로 누적관객 300만 명을 돌파한 것. 이로써 ‘반도’는 개봉 4일째 100만, 7일 만에 200만, 14일째 300만 관객을 돌파라는 기록을 쓰게 됐다.
‘반도’의 300만 돌파가 더욱 의미 있는 것은 코로나19로 영화계가 극심한 침체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처음으로 거둔 성적이기 때문이다. ‘반도’는 지난 15일 개봉 첫 날 35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면서 올해 개봉작 중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를 달성하기도 했다. 꾸준한 흥행세로 이뤄낸 값진 성과다. 개봉 11일째는 손익분기점을 넘기기도 했다.
‘반도’의 300만 고지 돌파는 손익분기점을 넘긴 것 이외에도 영화계에 큰 의미가 있다. ‘반도’ 개봉 이후 영화계가 점차 활력을 찾기 시작했고, 관객들에게는 ‘안전한 관람 문화’를 인식시키는 중요한 사례가 된 것. 또 국내에서는 올 여름 시장을 겨냥한 텐트폴 영화들의 개봉이 이어지며 ‘반도’ 이후에도 활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반도’ 측 역시 이런 부분에 더욱 의미를 뒀다. 제작사 영화사 레드피터 이동하 대표는 29일 OSEN에 “이러한 시기에 많은 분들이 극장을 찾아서 영화를 봐주셔서 감사하다”라며, “생활 방역을 잘 지키면서 안전한 영화 관람 문화가 확산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또 이 대표는 “이제 (손익분기점을 넘긴)그런 영화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좋은 한국 영화들이 예정된 개봉 시기에 잘 개봉됐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반도’의 개봉은 아시아 영화 시장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인 만큼 코로나19 시대에 개봉하기 조심스러웠을 상황, ‘반도’는 월드와이드 개봉을 결정하며 국내 뿐만 아니라 싱가포르와 대만 등 아시아 영화계에 활력이 됐다.
아시아를 넘어 할리우드 영화 시장에도 ‘반도’의 성공이 영향을 미쳤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테넷’이 내달 26일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개봉을 연기한 가운데, ‘반도’로 아시아 영화 시장이 활력을 찾게 되면서 아시아 및 유럽 국가 선개봉을 결정한 것. 세계 최대 영화 시장인 북미보다 해외 선개봉을 택하는 것은 이례적인 사례. ‘반도’의 성공 사례에 자신감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영화계의 응원을 받으며 장기 흥행에 돌입한 ‘반도’가 코로나19 시대에 300만 고지를 넘어 또 다른 기록을 세우게 될지 주목된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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