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가 천적의 힘을 과시하며 4강에 안착했다.
김도훈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29일 오후 7시 30분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 FA컵' 8강 강원FC와 경기에서 윤빛가람의 연속골과 이청용의 쐐기골을 앞세워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울산은 FC서울을 5-1로 완파한 포항 스틸러스와 4강에서 만나게 됐다. 지난해 3연속 FA컵 결승 진출을 목표로 했던 울산은 32강에서 대전코레일(K3리그)에 패해 탈락하는 이변을 낳기도 했다. 돌풍을 일으킨 대전코레일은 당시 준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날 승리로 지난 2018년에 이어 2년 만에 결승 무대를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울산은 2018년 결승에서 대구FC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으나 앞선 2017년에는 구단 사상 처음으로 FA컵 우승의 기쁨을 누린 바 있다.
강원은 이날도 울산이라는 천적의 벽을 넘지 못했다. 지난 2012년 5월 이후 8년 동안 리그와 FA컵 등을 통틀어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상대가 울산이었다.
주니오를 최전방에 투입한 울산은 이근호, 신진호, 이동경을 2선에 배치했다. 원두재, 윤빛가람이 중원 장악에 나섰고 박주호, 불투이스, 김기희, 김태환을 투입해 4백 라인을 세웠다. 골키퍼는 조현우가 나섰다.
김병수 감독의 강원은 김승대와 함께 정석화, 이현식, 이영재를 공격진 심었다. 한국영, 조지훈이 중원을 맡았고 신세계, 김영빈, 임채민, 채광훈이 수비라인을 형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이범수가 꼈다.
단판 승부답게 전반부터 공방을 펼쳤다. 울산은 전반 14분 이동경의 중거리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 강원은 16분 이영재가 슈팅으로 맞받았다.
울산은 21분 주니오가 강원 수비의 실수 속에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이 주니오의 슈팅은 이범수 선방에 막혔다. 강원은 정석화와 이영재가 적극적으로 울산 문전을 위협했으나 득점으로 이어가지는 못했다.
결국 강원의 골문을 두드리던 울산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후반 7분 윤빛가람이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수비가 살짝 물러서자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강원 그물을 흔들었다.
한 번 골맛을 본 윤빛가람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후반 10분 주니오가 내준 공을 김태환이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리자 윤빛가람은 이를 논스톱으로 처리해 승기를 가져왔다. 울산은 후반 40분 김인성의 패스를 교체 투입됐던 이청용이 마무리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강원은 후반 13분 조재완의 터닝 슈팅을 날린 것을 비롯해 정석화가 계속 찬스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울산 수비진을 벗겨내지 못하면서 만회골을 넣는데 실패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