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동현(35, 팀 피니쉬)은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교 졸업 후 실업 무대까지 축구 선수로 생활해왔다. 185cm의 신장으로 거친 몸싸움으로 팀의 골대를 지키는 수비수로 활약했다.
그런 배동현은 종합격투기에 빠져 현재는 직장을 다니면서 종합격투기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온전히 종합격투기 수련에만 시간을 쏟을 수는 없지만, 아내와 회사의 배려를 받으며 프로 선수로서 케이지에 올라가고 있다.
지난 5월 23일 잠실 롯데월드 핫식스 아프리카 콜로세움에서 열린 ARC 001에서 배동현은 메인 이벤트에 나섰다. ROAD FC (로드FC)와 아프리카TV가 론칭한 ARC의 첫 대회를 장식했다.
허재혁(35, 로드짐 로데오)과 싸운 배동현은 화끈하게 상대에게 돌진했다. 무제한급임에도 승부가 치열하게 전개돼 3라운드까지 가는 체력전이 이어졌다. 그때 배동현의 체력이 허재혁의 체력보다 앞섰다. 포기하지 않고 상대에게 달려든 것이 기회를 만들어 냈다. 3라운드 1분 3초. 배동현은 허재혁을 파운딩에 의한 TKO로 꺾었다.
배동현은 “(승리하긴 했지만)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다. 마음이 급하고 작전대로 안 나온 부분도 있어서 이번 경기는 침착하게 기다리면서, 여유 있게 경기를 운영하려고 한다. 타격이 잘 안 됐다. 3라운드까지 가다 보니까 힘든 부분도 있었다. 상대가 지친 티가 많이 나더라. 타격에서 침착하게 하려고 한다”며 지난 경기를 돌아봤다.
ARC 첫 대회를 승리로 장식한 배동현은 다음 달 29일 열리는 ARC 003에 출전한다. 이번에는 코메인 이벤트에 출전, ‘입식 격투기’ 출신인 류기훈(25, 오스타짐)과 대결한다.
배동현은 “이렇게 일찍 시합을 하게 될지 몰랐다. 오퍼를 받고 너무 좋았다. ‘류기훈 선수처럼 강한 입식 타격가를 만나 어떻게 경기 준비할까’ 생각도 많이 했고, 이번 경기도 재밌을 거 같다. 나보다 류기훈 선수가 어리니까 젊은 패기로 어떻게 밀어붙일지 궁금한데, 중고 신인인 내가 일 한 번 내보겠다”며 이번 경기에 대해 말했다.
배동현은 타격에 강점이 있는 류기훈과 제대로 재밌게 싸워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러면서 류기훈의 강점은 자신보다 어린 것 하나라며 자신감도 보였다.
배동현은 “오퍼 받고 몸이 끓더라. 멋지게 싸워보고 싶다”며 “입식 경기를 봤는데 헤비급인데도 불구하고, 움직임이나 타격이 좋더라. 근데 아무래도 나는 MMA 선수로 시작했고, 류기훈 선수는 입식에서 종합격투기로 넘어왔는데 그래플링은 단기간에 좋아질 수 없다. 타격으로 나오면 타격으로 하고, 그래플링도 대처할 수 있다. 솔직히 류기훈 선수가 장점은 어린 거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경기준비는 여름 휴가 기간과 겹친다. 배동현은 아내의 허락을 받아 휴가를 미루고 훈련을 선택했다. 류기훈과의 대결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배동현은 “이번에는 둘째도 태어나서 휴가 계획하려고 했는데 시합이 잡혔다. 아내가 ‘멋지게 해’라면서 허락해줬다. 휴가는 경기 멋지게 하고 그 이후에 다녀오기로 했다. 둘째가 태어나서 아내가 많이 캐어한다고 고생이 많다. 나를 포함해서 애 셋 키운다고 농담을 하지만 누구보다 응원을 많이 해준다. 이번에 승리로 보답하겠다. 나랑 싸워주는 류기훈 선수에게도 감사하고, 이번 시합하기 전까지 서로에게 기대가 될 만큼 준비하는 기간 동안에 다치지 않고 박터지게 싸웠으면 좋겠다. 나이 많은 형이 패기 있게 해주겠다”며 각오를 전했다. / 10bird@osen.co.kr
[사진] 로드F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