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정재(49)가 “기존에 봤던 킬러나 살인자의 면모를 따라갈지, 아니면 독창적인 캐릭터를 만들지 고민을 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정재는 30일 오전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사실 ‘킬러가 저렇게 화려해도 되냐’는 의견이 있었다. 근데 화려함을 제거하고 인물을 만들려다 보니 차별화가 없을 거 같더라. 다 거기서 거기인 듯한 느낌이 들어서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라고 이같이 밝혔다.
이정재가 주연을 맡은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감독 홍원찬, 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는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 때문에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인남(황정민 분)과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이정재 분)의 처절한 추격과 사투를 그린 하드보일드 추격액션.
이정재는 킬러 레이 역을 맡아 또 다른 킬러 인남 역의 배우 황정민(51)과 호흡을 맞췄다.
이어 이정재는 “독창적인 캐릭터에 대한 관객들의 믿음엔 리스크가 따르지만 조금 더 새로운 것을 보여주는 게 영화적 재미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결정을 한 후 얼마큼 외모에 대한 강렬함을 끌어올릴 것인가 테스트를 진행했다. 개인 스타일리스트도 합류를 하면서 같이 공동으로 작업을 한 케이스가 되게 됐다”고 준비 과정을 전했다.
이정재는 그러면서 “영화팀 스태프와 제 개인 스타일리스트가 전방위적으로 (아이템들을) 구하다 보니 훨씬 더 수월했다. 완성된 레이의 모습이 과해보일 수 있지만 그게 조금 더 자연스러워 보이는 게 있더라”고 말했다.
‘힘들었던 점이 많았겠다’는 말에 “나오는 신이 많으면 한 번에 다 보여주지 않고 점진적으로 보여주면서 강렬함을 주는 게 나을 거 같다. 다만 맹목적으로 추적하는 캐릭터라, 관객들이 봤을 때 ‘저 사람이 왜 저렇게까지 하지?’라는 생각이 들면 안 된다. 선택을 위한 고민의 가짓수가 많아서 연습을 많이 할 수밖에 없었다. 감독님과 카톡으로 주고 받으면서 대사는 어떻게 할지 등 여러 가지 것들이 많이 있었다”라고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량 얼음을 먹거나 음료를 마시는 장면에서 ‘이렇게 생긴 컵에 빨대가 꼭 있어야 한다’고 스태프에 준비해달라고 얘기했다. 얼음의 모양도 다양한데 현지엔 잘게 간 얼음이 많았다. 근데 전 덩어리 형태의 작은 얼음을 원한다고 했다.(웃음) 일본과 태국에서 두 번이나 마시는 장면이 있는데 안 보이는 생활적 설정이지만 그런 모습을 통해 인간미 없는 비주얼을 가진 맹목적인 추격자의 밸런스를 맞출 수 있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정재는 레이 역을 위해 목에 타투를 그리기도 했다. “타투도 굉장히 의견이 많았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어느 부위에 하자는 말이 나왔다”라며 "제일 걱정이 됐었던 건 태국이 겨울이라도 낮엔 35도까지 올라가는 무더위다. 땀이 나면 타투가 지워지거나 떨어지는데 그걸 복구하는 게 어렵다. 황정민 선배가 연극할 때 타투를 했던 적이 있었는데 좋은 방법을 얘기해줬고, 태국 현지 스태프 중 한 명도 갱스터 캐릭터를 했기에 팁을 주셨다. 두 개의 방안을 갖고 미리 서울에서 테스트를 해봤는데, 굉장히 효과적이었다. 타투의 의미보다 재미를 주자는 게 중요했다”고 밝혔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 purpli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