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어투와이어’ ‘정규투어 첫 승’ ‘대회 2연패’ ‘신인 첫 우승, 생애 2승’….
2020시즌 KLPGA 투어 루키 유해란(19)의 우승에는 이렇게 모순되는 수식들이 따른다. 2001년생으로 만 스무 살도 안된 선수이지만 부연설명이 필요한 업적을 이미 많이 쌓아 놓았다는 방증이다.
유해란이 2일, 제주 세인트포 골프&리조트(파72/6,395야드)에서 열린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8억 원, 우승상금 1억 6,000만 원) 최종라운드에서 4타를 줄이는 경기력 끝에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에 성공했다. 최종합계 23언더파 265타(65-67-65-68).
앞선 1~3라운드에서 한번도 선두를 놓치지 않았던 유해란은 2일 최종라운드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전반 9개홀에서는 탐색전이었다. 파행진을 거듭하다 파4 8번홀에서 버디 하나를 낚았다. 추격자들이 선두를 압박하기 딱 좋은 모양새였다. 이날 6타를 줄인 이정은이 대표적인 추격자였다.
그러나 유해란도 만만치 않았다. 파3 12번, 파4 13번홀에서 버디와 보기를 주고받더니 파4 14번홀부터 다시 기세를 올리기 시작했다. 14번홀 버디로 추격자들에게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인했고, 파5 15번홀 버디로 우승 경쟁에서 다시 유리한 고지에 올랐으며, 파4 17번홀 버디로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었다.
여기까지는 흔히 있는 최종 라운드의 경기 모습이다.
하지만 그 결과로 성취한 업적에는 많은 부연설명이 따른다.
유해란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0시즌 신인이다. 그런데 ‘제주삼다수 마스터스’는 2연패다. 정규 투어 자격이 없던 지난 해 같은 대회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다.
유해란은 2부 투어인 드림투어에서 뛰고 있던 지난해, 초청 선수로 대회에 참가해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과정에도 사연이 있다. 변화무쌍한 제주 날씨로 인해 최종일 경기를 펼칠 수 없었고, 대회가 36홀 대회로 축소되면서 그때까지 가장 좋은 성적을 보인 유해란이 우승컵을 안았다.
이 대회 우승 이후 몇 개 대회에 더 출전했지만 신인상을 다툴 수 있는 자격을 갖추지 못했고, 결국 유해란은 2020시즌이 신인왕을 다툴 수 있는 루키 시즌이 됐다.
유해란은 이미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이전 성적만으로도 신인상 포인트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이 대회 우승으로 유해란은 신인왕 경쟁에서 멀찍이 앞서 달리기 시작했다.
이날 6타를 줄인 이정은이 20언더파 2위, 5타를 줄인 임희정이 18언더파 3위에 랭크됐고 김효주와 장하나가 17언더파로 공동 4위에 올랐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