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은 항상 제 몸 안에 있었던 거 같다."
오지호가 4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태백권’(감독 최상훈, 제공 kth, 제작 그노스・꿀잼컴퍼니, 배급 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의 언론배급시사회에서 “결혼하고 나서 곧바로 액션연기는 못 했지만 항상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극중 태백권 전승자 성준 역의 오지호, 성준의 아내 보미 역의 신소율, 성준의 절친한 동료이자 무술 전수자 진수 역의 정의욱, 연출을 맡은 최상훈 감독이 참석해 영화에 관한 얘기를 전했다.
이달 20일 개봉하는 ‘태백권’은 태백권의 전승자가 사라진 사형을 찾기 위해 속세로 내려왔다가 지압원을 차리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예측불허 코믹 액션극을 표방한다. 무술실력이 뛰어나지만 평범하게 살아가는 가장 성준이 가족과 생계를 위협하는 재개발 사업 사건에 얽히면서 본격적으로 무술을 보여준다.
오지호는 이날 “액션은 항상 제 몸 안에 있었던 거 같다. 안방극장에서는 주로 눈물이 있는 드라마를 했었다. 결혼하고 나서 아빠의 이미지 때문에 액션을 못 했었다”라며 “올 초부터 몸을 만들고 있었는데 감독님이 흔쾌히 대본을 주시면서 제안하셨다. 저는 읽어 보니 재미있어서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고 출연 과정을 전했다.
최상훈 감독은 “중국에는 ‘태극권’이 있는데 저는 ‘태백권’을 통해 사뭇 다른 얘기를 하고 싶었다”며 “저는 어릴 때 액션영화를 보면서 친구들과 함께 흉내를 냈던 적이 있었다.(웃음) 저와 동시대에 사셨던 분들과 함께 향수를 느끼고 싶어서 전통 무협 액션을 가져오게 됐다. 우리나라만의 코믹 액션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지호는 “제가 코미디를 좋아한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하긴 하는데 특히나 코믹 액션을 좋아한다”며 “시나리오를 보면서 성준이 주성치 같단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어릴 때 봤던 코믹 무술에, 나만의 액션 코믹을 가미해서 만들어보고 싶었다. 감독님을 만났는데 이 무술을 과연 어떻게 그려내실지 궁금했다”라고 캐릭터에 관심을 갖고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희 영화 속 무술은 현대 액션은 아니다”라며 “감독님이 ‘태극권’이 아닌 ‘태백권’을 어떻게 그려낼까 싶었다”고 한국형 무술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오지호는 집중한 부분에 대해 "태백권은 방어적 무술이다. (인체의) 혈을 찌르는 무술이라 감독님이 주문했던 게, 그간 제가 해왔던 건 강한 액션스타일이라, 이번 액션에선 부드러움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자세나 합을)10번 정도 바꾸었다. 저희가 준비한 것을 보여드리면 ‘조금 더 자세가 부드러웠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자세를 바꾸는 데 집중했다”고 액션을 소화한 과정을 떠올렸다.
오지호가 연기한 성준은 태백권을 전수받았지만, 속세로 내려와서 평범하게 살아간다. 극 중반 이후 그가 다시 산으로 올라가 무술 연마를 재시작한다.
이에 그는 “출연한 장면들 중에 (벗은)몸매가 드러나는 것도 있었는데 오늘 보니 편집이 됐다”며 “그 장면이 청불이었나보다. (웃음) 감독님이 다 자르셨다. 몸은 멋지게 만들었는데...(웃음)”라고 밝혔다.
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코리안 판타스틱 부문 경쟁작에 공식 초청된 이 작품은 영화, 드라마, 연극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만능 엔터테이너로서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고 있는 오지호와 신소율, 그리고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2’와 영화 ‘공수도’(감독 채여준, 2020)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정의욱이 만났다. 세 사람이 같은 작품에서 만난 적은 이번이 처음. 최성훈 감독과 전작에서 인연이 있던 배우들이 얼굴을 비춘다.
이날 신소율은 “코믹 액션 장르가 궁금했고 한 번쯤 참여해보고 싶었다”며 “사실 액션영화라고 하면 주인공이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딱 하고 끝내는 영화만 생각했는데, 지압원을 운영하는 평범한 남자가 동네 상인들의 복지를 위하는 이야기에 액션이 나올 수 있다는 것에 흥미를 느꼈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댔다.
극중 성준처럼 태백권을 연마한 진수를 연기한 정의욱은 “가족 모두가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인 거 같다”며 “모두가 힘든 코로나 시기에 가볍게 웃을 수 있는 따뜻한 작품인 거 같다"고 강력 추천했다.
이어 신소율도 “코로나에, 비 피해까지 있어서 우울한 기분이 드는데 저희 영화를 통해 우울했던 마음을 조금이라도 내려놓을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오지호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다. (이연걸의)‘태극권’과 비교가 될 수밖에 없지만 우리나라의 정기를 담아서 만화 같은 무술 영화를 만들었다”고 관객들을 극장으로 초대했다.
매 작품마다 독특한 아이디어와 콘셉트를 내세우는 최상훈 감독이 정통 무협과 코믹의 이색 조합으로 흥행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개봉은 8월 20일. 러닝타임 1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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