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샘 오취리가 흑인 장례문화를 패러디한 의정부고의 졸업사진에 공개적으로 비판에 나서며 논란이 일고 있다. 샘 오취리는 해당 패러디 사진에 대해서 “매우 불쾌하다”라고 밝혔고, 의정부고 측은 “인종차별의 의도가 없었다”며 확대 해석을 자제해 달라는 입장이었다.
샘 오취리는 6일 자신의 SNS에 의정부고등학교 졸업사진 중 ‘관짝소년단’의 패러디 사진을 게재하며 “참 2020년에 이런 것을 보면 안타깝고 슬퍼요. 웃기지 않습니다. 저희 흑인들 입장에서 매우 불쾌한 행동입니다. 제발 하지 마세요!”라는 글을 남겼다.
이어 샘 오취리는 “문화를 따라하는 것 알겠는데 굳이 얼굴 색칠까지 해야 돼요? 한국에서 이런 행동들 없었으면 좋겠어요.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는 것 가장 좋습니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한 번 같이 이야기하고 싶어요”라고 덧붙였다.
샘 오취리가 지적한 부분은 관짝소년단이 흑인의 장례문화를 패러디하면서 얼굴에 검은 칠을 한 대목이다. 장례 문화를 패러디한 것을 넘어서 흑인을 비하하는 의도 아니냐는 것. 학생들이 얼굴을 검게 칠하는 블랙 페이스는 미국과 영국 등에서 유행한 흑인 분장으로 인종차별적인 요소를 담았다는 비판이었다.
그러면서 샘 오취리는 영문으로 입장을 게재, “왜 사람들은 블랙 페이스가 매우 불쾌하고 전혀 웃기지 않다는 것을 모를까. 이곳 한국에서는 방송 안팎에서 얼굴을 까맣게 칠하고 웃긴다고 생각하는 사례가 너무 많았다. 나는 매우 반대했고 실망했다”라며 “한국에서 사람들이 조롱하지 않고도 문화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시키기 위해 많이 노력해야 한다. 이런 무지가 계속돼서는 안 된다. 멈춰야 한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이에 대해서 의정부고 관계자는 이날 OSEN에 “인종차별의 의도는 없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사진을 촬영한 학생들에게도 확인한 결과 관짝소년단 사진은 유튜브 영상을 패러디한 것일 뿐이다. 인종차별의 의도는 전혀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샘 오취리가 해당 사진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어 곤란하다는 입장. 의정부고 측은 샘 오취리의 글로 파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추후 해당 사진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샘 오취리의 지적에 대한 반응도 엇갈리고 있는 상황. “충분히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라며 샘 오취리의 비판을 지지하는 반응과 “악의적인 의도 없는 패러디”라며 지나친 해석은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의정부고 측 역시 조심스럽지만 확대 해석으로 논란을 키우지 말아 달라는 입장이었다.
샘 오취리는 가나 출신 방송인으로 ‘비정상회담’을 비롯해 ‘친한 예능’ 등에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eon@osen.co.kr
[사진]OSEN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