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가 의정부고 졸업 사진 중 '관짝소년단'을 두고 "인종 차별이다"라며 분노한 것에 대해 사과하면서 자신의 경솔했던 행동을 반성했다.
지난 6일 매년 화제를 모으는 의정부고등학교 졸업 사진 중, 다섯 명의 학생들이 흑인의 장례문화를 패러디한 일명 '관짝소년단'에 관심이 쏠렸다. 이는 서아프리카 가나의 상여꾼들이 관을 들고 춤을 추는 모습을 따라한 것으로, 최근 유튜브에서 유행처럼 퍼진 밈(SNS 등에서 유행해 다양한 모습으로 복제되는 짤방 혹은 패러디물을 이르는 말) 현상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샘 오취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참 2020년에 이런 것을 보면 안타깝고 슬퍼요. 웃기지 않습니다. 저희 흑인들 입장에서 매우 불쾌한 행동입니다. 제발 하지 마세요!"라며 "문화를 따라하는 것 알겠는데 굳이 얼굴 색칠까지 해야 돼요? 한국에서 이런 행동들 없었으면 좋겠어요.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는 것 가장 좋습니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한 번 같이 이야기하고 싶어요"라며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이어 '관짝소년단' 학생들의 사진을 모자이크 없이 그대로 SNS에 올렸고, "왜 사람들은 블랙 페이스가 매우 불쾌하고 전혀 웃기지 않다는 것을 모를까. 이곳 한국에서는 방송 안팎에서 얼굴을 까맣게 칠하고 웃긴다고 생각하는 사례가 너무 많았다. 나는 매우 반대했고 실망했다. 한국에서 사람들이 조롱하지 않고도 문화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시키기 위해 많이 노력해야 한다. 이런 무지가 계속돼서는 안 된다. 멈춰야 한다"라며 영문으로는 더욱 강하게 비판했다. 일부에서는 한국 교육 문제를 거론했다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또, 게시글 마지막에는 해시태그 '#teakpop'도 남겼는데, 케이팝의 비하인드 및 가십을 뜻하며 사실상 인종 차별이나 흑인 분장과는 관련이 없는 단어다. 샘 오취리가 해당 단어를 태그하면서 K팝에 관심있는 해외 팬들에게 의도적으로 '관짝소년단' 졸업 사진을 노출시켜 "비난 받게 하려는 것 아니냐?"라는 의혹이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샘 오취리가 지난 2015년 방송된 JTBC 예능 '비정상회담'에서 양 손가락으로 눈을 찢는 동작을 취해 '본인도 동양인을 비하하지 않았냐?'라는 논란이 확산됐다.
당시 방송에서 벨기에 대표 줄리안은 "스페인에 얼굴 찌푸리기 대회가 있다. 안면근육을 최대한 이용해서 못생긴 얼굴을 만드는 대회인데 영어로 '어글리 페이스 토너먼트'"라고 소개했다.
캐나다 기욤, 독일 다니엘 등 다른 출연자들은 안면근육만 사용했지만, 샘 오취리는 손가락을 이용해 동양인의 얼굴을 흉내낸 비하하는 행동을 선보인 것. 흑인 분장을 비난한 그가 정작 동양인을 비하하는 대표적인 표정을 보여줬다는 점이 논란이 됐다.
인종 차별을 언급했다가 오히려 역풍을 맞은 샘 오취리. 그는 7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제가 올린 사진과 글 때문에 물의를 일으키게 된 점 죄송하다"며 "학생들을 비하하는 의도가 전혀 아니었고, 제 의견을 표현하려고 했는데 선을 넘었고 학생들의 허락 없이 사진을 올려서 죄송하다. 저는 학생들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한다. 그 부분에서 잘못했다"라는 사과 글을 게재했다.
이어 "그리고 영어로 쓴 부분이, 한국 교육이 잘못됐다는 게 절대 아니다. 해석하는 부분에 오해가 있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한국 교육을 언급한 것이 아니었는데 충분히 오해가 생길 만한 글이었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샘 오취리는 "Teakpop 자체가 한국 Kpop 대해 안 좋은 얘기를 하는 줄 몰랐다. 알았으면 이 해시태그를 전혀 쓰지 않았을 거고, 너무 단순하게 생각했다"며 "제가 한국에서 오랫동안 사랑을 많이 받았는데 이번 일들로 인해서 좀 경솔했던 것 같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사과했다.
이와 함께 '관짝소년단' 밈의 실제 주인공인 벤자민 아이두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Uijeongbu High School #Korea Congratulations on your Graduation"(의정부고등학교 #한국 졸업 축하해)"라는 글을 비롯해 의정부고 학생들이 패러디한 졸업 사진을 남겼다. 당사자가 흑인 분장을 유쾌하게 받아들이고 졸업을 축하하면서 인종 차별 논란은 마무리된 셈이다.
다음은 샘 오취리가 자신의 SNS에 남긴 글 전문
제가 올린 사진과 글 때문에 물의를 일으키게 된 점 죄송합니다.
학생들을 비하하는 의도가 전혀 아니었습니다. 제 의견을 표현하려고 했는데 선을 넘었고 학생들의 허락 없이 사진을 올려서 죄송합니다. 저는 학생들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합니다. 그 부분에서 잘 못했습니다.
그리고 영어로 쓴 부분이, 한국의 교육이 잘못되었다는것이 절대 아닙니다. 해석하는 부분에 오해가 있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한국의 교육을 언급한 것이 아니었는데 충분히 오해가 생길 만한 글이었습니다.
Teakpop 차체가 한국Kpop 대해서 안좋은 얘기를 하는 줄 몰랐습니다. 알았으면 이 해시택을 전혀 쓰지 않았을 겁니다. 너무 단순하게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오랫동안 사랑을 많이 받았었는데 이번일들로 인해서 좀 경솔했던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 더 배운 샘 오취리가 되겠습니다.
/ hsjssu@osen.co.kr
[사진] OSEN DB, '비정상회담' 방송화면 캡처, 벤자민 아이두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