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소율이 “결혼도 했으니 이제는 유부녀 역할을 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밝혔다.
신소율은 13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제가 이름이 알려진 게 늦어서 20대 후반에 고딩, 30대 초반에 신입사원 역을 맡았다. 나이대와 다른 역할을 자주 해서 더 어려야한다는 강박감도 있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신소율이 주연을 맡은 영화 ‘태백권’(감독 최상훈, 제공 kth, 제작 그노스・꿀잼컴퍼니, 배급 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은 태백권의 전승자가 사라진 사형을 찾기 위해 속세로 내려왔다가 지압원을 차리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예측불허 코믹 액션극. 이어 신소율은 “아이 엄마 역할이 어색해 보이면 안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하다 보니 앞으로 계속해도 괜찮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신소율은 무술실력이 뛰어나지만 평범하게 살아가는 가장 성준(오지호 분)은 의 아내이자, 지압원을 공동 운영하는 보미를 연기했다.
이어 그녀는 “시사회에서 이 영화를 B급 병맛 코믹 액션으로 봤다. 시나리오와 달리. 근데 영화를 보고 나서 더 잘 나온 거 같아 마음에 든다”라며 “실제 얼굴에서 화면 보정을 예쁘게 해주시니, 더 예쁘게 나온 거 같다. 동안이 아닌 외모인데 어려보인다는 말을 들으면 민망하다”고 말했다.
잔소리 심한 아내를 연기한 것에 대해 신소율은 “제가 평소 남편에게 잔소리를 할 때 제 표정은 못 보지 않나. 저 나름대로 애교 섞인 소리였지만 표정이 안 좋을 거란 생각을 못 했는데(웃음)”라며 “시사회에서 이번 영화를 보니 알겠더라. 앞으로 표정관리를 잘 해야할 거 같더라”고 웃으며 말했다.
신소율은 “오지호 오빠가 ‘편안하게 하라’고 하셔서 카메라 앞에서 온갖 표정과 에너지 넘치는 연기를 했다. 하면서 스스로도 ‘과하지 않을까?’ 걱정하긴 했다”며 “영화를 딱 봤는데 오빠는 너무 멋있더라. 다음엔 나도 액션 영화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액션 장르에 대한 욕심이 있다는 신소율은 “팔 다리가 긴 분들이 액션을 하시면 멋있다. 근데 제가 길진 않아서 액션을 해도 걱정이 되긴 하다. 그래서 운동을 열심히 하고 싶다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소율은 “액션을 하고 싶은데 안 들어온다.(웃음) 왠지 앞으로도 안 들어올 거 같다. 그래서 SNS에 운동하는 사진을 올리기도 한다.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고 깨알 같이 홍보했다.
신소율은 “제가 밝은 이미지지만 평소, 소심하고 걱정이 많다. 현장에서도 제가 밝은 편이라서 다들 모르시는데 오지호 선배가 ‘너 소심하구나?’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그날 정말 놀랐다”며 “선배님이 그날부터 저의 긴장감을 풀어주시기 위해 엄청 많이 노력을 하셨다. 그렇다 보니 작품 얘기, 영화 속 지압원 얘기, 요즘 이슈 얘기를 자주 했다”고 털어놨다.
신소율은 “보미를 연기하면서 남자친구와 달리, 남편이 꼴 보기 싫다는 말을 이해하게 됐다. 그 미묘한 차이를 알게 됐다”며 “예를 들면 인터뷰 하는 걸 뻔히 알면서 이렇게 전화하는 게 꼴보기 싫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날 인터뷰 도중 갑자기 남편에게 전화가 왔기 때문. 남자친구 일 때와 남편일 때가 다르다면서 “연애 때는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데, 결혼하니 조금 더 강하게 얘기를 해야 고칠 수가 있다.(웃음)”고 전했다.
신소율은 이날 솔직하고 발랄하게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을 전했다. “결혼을 하고 제일 처음에 받았던 대본이 ‘트레인’이었다. 인물 설정란을 보니 90년생이더라.(웃음) 결혼 후 첫 작품이 유부녀라면 ‘나는 이렇게 쭉 가겠구나’ 싶었는데 ‘그래도 난 조금 열려 있구나’ 싶었다”고 캐릭터 설정에 관한 자신의 얘기를 들려줬다.
그럼에도 결혼 전후 달라진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결혼 안 한 친구들이 유부녀 역할을 연기할 때 나름대로 제게 와 닿는 게 있다”며 결혼한 뒤에 유부녀 역할이 쉬워진 게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오지호의 아내로서 연기한 게 어땠느냐’는 물음에 “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 할 때 선배님과 같이 했었지만 현장에서 많이 보진 못 했고 호흡도 없었다. 알고 보니 실제로도 유쾌하신 분이다. 주변 사람들을 잘 챙겨주신다”고 칭찬했다.
평소에도 솔직 발랄한 성격 같다고 하자, 그녀는 자신의 성격에 대해 “당찬 모습이 꾸며진 게 아니다. 그런 캐릭터를 하다 보니 그게 제 모습으로 된 것도 있다”고 답하며 “그래도 이번에 나름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감독님이 생각하는 보미는 마케팅 회사에 다니다 길에서 본 남자에게 반해 결혼한 여자다. 어떻게 보면 추진력이 있다. 원래는 여리고 소심한 부분이 있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신소율은 “제가 외동딸이라 집안을 이끌어야하고 나중에 부모님을 부양해야 한다는 마음에 돈을 절약했었다. 근데 막상 (대중에는) 그런 이미지로 안 보였던 거 같다. 남편도 돈을 잘 쓸 거라고 생각했다더라. 근데 결혼 후 둘이 벌다 보니 미혼일 때보다 그나마 제가 돈을 더 쓰게 됐다. 요즘엔 영화 공부도 하고 온라인 클래스도 듣는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제가 이름이 늦게 알려지게 됐다. ‘응답하라’ ‘PS 파트너’가 한 번에 잘 되다 보니 아직도 2012년, 그 순간에 제가 멈춰 있는 거 같다. 조급함이 8년째다. 저희 부부가 둘 다 배우다 보니 조급함이 둘 다에게 있지만 남편이 제게 조언을 많이 해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가 제발 저의 대표작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신소율은 2012년 방송한 드라마 ‘응답하라 1997’, 영화 ‘나의 PS 파트너’(감독 변성현)에 출연하며 얼굴과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또 다른 대표작을 만나고 싶다고.
이어 그녀는 “그래도 8년간 꾸준히 해왔지만 댓글을 보면 아직도 ‘응답하라’ ‘나의 PS 파트너’ 얘기가 있다. 그래도 돌아보면 발전은 한 거 같지만 저 혼자만 그런 생각을 해봤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대중이 ‘발전했다'는 말을 해주는 게 맞는 거 같다”고 말했다. 그녀는 트위터 및 실시간 댓글창을 통해 대중과 소통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작품,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심하다는 것.
신소율은 작품 활동에 대한 욕심이 있지만 결혼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남편이 연애 초반부터 잔소리를 많이 해서 제가 여자 배우로서 걱정도 됐지만, 믿고 맡기고 싶었다. 하지만 제가 맡을 역할에 선이 그어질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건 알았다. 연애 시기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남자친구가 ‘지금 발전이 없다고 느낀다면 결혼 후 인생에 2막이 열린다고 생각하라. 이미지가 넓어지지 않을까?’라고 말해줘서 연애 초반부터 결혼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3살 연하의 뮤지컬배우 김지철과 지난해 2019년 12월 결혼했다.
“‘트레인’이 제가 했던 역할 중 제일 변신을 많이 했던 거다. 근데 과학수사대가 가운을 안 입더라.(웃음) 입었으면 좋았을 텐데…앞으로 의학용어도 입에 붙어 잘 할 수 있을 거 같다.(웃음) 가운 입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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