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루시(LUCY)가 따뜻한 봄에 이어 청량함 가득한 서머송으로 돌아온 가운데, 멤버 전원이 곡 작업에 참여하면서 '완성형 밴드'를 예고했다.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개최된 첫 번째 미니앨범 '파노라마(PANORAMA)'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루시(신예찬, 최상엽, 조원상, 신광일) 리더 신예찬은 "벌써 1년 전 이야기다. '슈퍼밴드'가 끝이 아니고 '루시'를 시작으로 다시 뭉치게 됐다. 지금 이 순간이 꿈만 같다"며 컴백 소감을 밝혔다. 루시는 지난해 종영한 JTBC '슈퍼밴드'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결성됐다.
이날 루시 신광일은 밴드 이름을 '루시'로 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신광일은 "'슈퍼밴드' 당시 강아지 한 마리가 있었는데 강아지 이름이 루시였다. 형들에게 '혹시 팀 이름 루시 어떠냐'고 했는데 다들 '괜찮다'고 해서 루시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한 조원상은 "모든 멤버가 만족하고 있다. 강아지 이름이기도 하지만 중성적인 느낌도 있었고, 음악적으로 편견을 깨고 싶었다"며 밴드 이름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루시의 첫 번째 미니앨범 '파노라마'는 여름의 다양한 단상들을 담아낸 신보로 지난 5월 '개화'로 따스한 봄을 노래했다면 이번에는 청량한 여름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특히 루시는 여름날 아침의 싱그러운 하늘을 연상케 하는 타이틀곡 '조깅'부터 한여름 밤 페스티벌의 열기를 담은 '플레어(Flare)'까지 점점 더 짙어지는 여름의 농도를 트랙순으로 배치하면서 완성도를 높였다. 모든 트랙을 듣고 나면 마치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여름의 계절감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고.
루시의 신곡 '조깅'은 통통 튀는 청량한 멜로디 라인과 제목처럼 빠르게 달려 나가는 템포가 특징인 곡으로 경쟁하듯 뛰기만 하는 사람들을 향해 자신의 속도감에 맞춰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가사를 얹었다.
루시 신광일은 "'파노라마' 여섯 곡의 장르가 모두 다르다. 들으시면 '이게 루시구나'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며 새 앨범 전곡을 자랑했다. 조원상은 타이틀곡 '조깅' 킬링 포인트에 대해 "바이올린 솔로를 기대해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루시는 타 밴드와 다르게 독특한 점이 있다. 바로 신광일이 드럼과 보컬을 겸하고 있는 것. 일명 '드럼 치는 보컬'인 셈이다. 루시 신광일은 "사실 드럼이 전공은 아니다. 베이스를 치면서 보컬을 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슈퍼밴드' 때 형들을 만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기 위해 드럼을 치게 됐다. 연습을 하니까 되더라"면서 "드럼치면서 노래 부르는게 어렵다보니까 모든 노래를 연습할 때 무조건 드럼을 치면서 불렀다"고 특별히 노력한 부분들을 고백했다. 그러자 루시 신예찬은 "신광일은 모든 악기를 조금만 배워도 수준급으로 연주한다. 음악성도 좋다. 작곡도 한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루시는 '조깅' 뮤직비디오에도 힘을 줬다. 아이유와 폴킴, 정은지 등의 뮤직비디오를 만든 이래경 감독이 제작하면서 루시만이 지닌 청량함과 밝은 에너지를 담은 것. 루시 최상엽은 "이날 날씨가 너무 더웠다. 제목을 따라간다고 그 더운 날씨에 달리기를 했다. 우리끼리 여담으로 '다음 타이틀곡은 낮잠으로 하자'고 했었다. 하지만 날씨가 좋아 예쁘게 찍을 수 있었다"며 뮤직비디오 촬영 순간을 회상했다.
이날 루시는 타이틀곡 '조깅'에 이어 서브 타이틀곡 '스트레이트 라인(Straight Line)' 라이브 무대도 선보였다. '스트레이트 라인(Straight Line)'은 여러모로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는 팬들의 곁을 지키며 함께 나아가고 싶다는 루시의 마음을 담은 곡이다. 쉽게 따라 부르기 쉬운 후렴구가 인상적인 트랙. 루시 조원상은 "'루시와 함께 우린 앞으로 직진만 하면 된다'는 뜻을 품고 있다"고 '스트레이트 라인(Straight Line)'을 소개했다.
또한 루시 조원상은 "가사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한 가지 웃겼던 건 '너희보다 형인 사람이 쓴 것 같다'면서 '조금 더 애처럼 쓰지 그랬냐'고 농담을 해주시기도 했다"며 미스틱스토리 수장으로 있는 윤종신의 조언을 언급했다.
루시는 수란을 향해 무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수란이 새 앨범 '파노라마' 네 번째 트랙 'Missing Call' 피처링으로 힘을 보탰기 때문. 루시 조원상은 "내가 디렉팅을 했었다. 수란이 너무 잘해줘서 내가 특별히 짚고 갈 부분이 없었다. '너무 좋다'고 하다가 끝난 것 같다"고 고백했다.
루시는 수란에 이어 컬래버레이션을 해보고 싶은 아티스트도 소개했다. 가장 먼저 신예찬은 "아이유 선배님이 내가 원하는 음악을 하고 계신 분이다. 흠이 안 된다면 연주를 해보고 싶다", 신광일은 "항상 생각하고 있었던 분은 데이식스 선배님이다. 같이 라디오에 출연한 적이 있는데 우리를 언급해주신 적이 있어서 음악적으로 작업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루시 최상엽은 이날 쇼케이스 진행을 맡은 소란 고영배를 지목하며 "당연한 거다"라고 너스레를 떤 뒤 "예전부터 최백호 선생님을 존경했다. 깊이 있는 가사와 울림 있는 목소리를 좋아해서 꼭 작업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루시 조원상은 "레드벨벳 조이 선배님이랑 노래해보고 싶다. 고등학교 때 같은 반이었는데 지금은 대선배님이시고 존경하는 아티스트여서 기회가 된다면 한 번 작업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루시는 멤버별로 본인이 생각하는 루시의 목표도 설명했다. 루시 조원상은 "우리가 항상 원하는건, 나이가 있지만 젊은 에너지가 가득하다고 생각한다. 활동적인 아이돌 느낌도 가져가면서 음악적인 밴드의 모습도 함께 가져가는 팀이 되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어 신예찬은 "우리만의 색깔을 찾고 싶다. 우리가 갖고 있는 색깔은 청량함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음악은 파란색이라고 생각한다. 파란색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듯이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신광일은 "감사하게도 해외에서 반응이 좋다. 지금은 안되겠지만 꼭 해외에 나가서 공연을 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루시는 새 앨범 '파노라마' 프로듀싱 뿐만 아니라 전곡 작사, 작곡, 편곡에 참여하면서 독보적인 음악적 색깔을 그려냈다. 또한 루시는 봄에는 '개화'를 발매하면서 봄을 노래, 이번에는 여름의 청량함을 표현하면서 공교롭게 계절송을 이어나가게 됐다. 그렇다면 올 가을과 겨울에도 루시의 새로운 음악을 기대해도 되는 걸까.
루시 조원상은 "'개화'를 처음 만들 때까지만 해도 계절감을 이어나갈 생각은 없었다"면서도 "곡을 만들다보니까 여름에는 여름 음악이 나오더라. 우리도 우리 모르게 시즌송을 만들 것 같다. 겨울에는 겨울에 맞는 곡을 준비해놓고 있으니까 올해는 시즌송을 계속 만들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원상은 "이 정도 스포일러는 괜찮다고 생각한다"면서 "계절감이 느껴지되 그 계절을 콕 찝어서 음악을 만들고싶진 않다. 계절을 노래하는 음악이 나올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루시는 신예찬(바이올린), 최상엽(보컬 겸 기타), 조원상(베이스 겸 프로듀서), 신광일(드럼 겸 보컬)로 구성된 4인조 보이밴드로 유니크한 바이올린 조합과 감각적인 사운드로 루시만의 고유의 음악 색깔을 보여주고 있다.
루시의 첫 번째 미니앨범 '파노라마(PANORAMA)'는 오늘(13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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