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오케이 마담’(감독 이철하, 제작 영화사 올・사나이픽처스, 배급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은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살아온 부부가 비행기 납치 사건의 해결사가 되어 벌어지는 일을 그린 좌충우돌 코믹 액션극이다.
시장에서 꽈배기 장사를 하지만 마음만큼은 부자인 중년 여성 미영(엄정화 분). 그런 아내에게 힘이 되어주지 못 해 늘 미안하던 남편 석환(박성웅 분)은 우연찮게 경품행사에서 온가족 하와이 여행에 당첨됐다. 생전 남의 일처럼 느끼던 미영은 생애 첫 해외여행을 떠나며 기분 좋은 발걸음을 시작한다. 가족을 중심으로, 평범한 일상에서는 벌어질 수 없는 코믹한 일을 겪게 된다는 점에서 일종의 판타지 코믹 액션 영화로도 분류할 수 있겠다.
연출을 맡은 이철하 감독은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여성과 함께 청소년, 어린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코믹 영화를 만들어놓고 포장한다고 느끼실 수도 있지만, 아기자기한 이야기로 바뀐 건 디벨로프됐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오케이 마담’이 영화의 제목을 오마주하기도 한 홍콩영화 ‘예스 마담’ 시리즈의 배우 양자경 스타일의 액션을 엄정화가 몸소 선보였다. 좁은 비행기 복도에서 각종 도구를 이용해 공격과 수비를 펼치는 액션 신이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이철하 감독은 “국내에 40대 이상의 여자 배우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나름대로 고민을 했었는데, 적절한 배우가 떠오르지 않아 ‘미영과 석환을 신혼부부로 갈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근데 그렇게 가면 본질에서 멀어질 거 같아 드랍시켰다”며 “오랫동안 활동하고, 많은 경험이 있는 배우와 하고 싶었는데 엄정화가 줄거리만 보고 ‘이 영화 너무 하고 싶다’고 했다. 저로선 너무 좋았다”라고 캐스팅 과정을 전했다.
이어 이 감독은 엄정화에 대해 “제가 (엄정화를) 처음 만났을 때가 ‘엔딩 크레딧’을 발표한 이후였다. 경력이 많고 화려하지만 제가 만났을 당시엔 엄정화가 굉장히 위축된 상태였다고 뒤늦게 들었다. 갑상선 수술도 받아서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힘든 시기를 겪였다고 했다. 하지만 음악, 연기는 포기할 수 없어서 새로운 시나리오를 찾고 있던 중 ‘오케이 마담’의 시나리오를 보고 ‘이거다 싶었다’더라. 힘든 시기가 자양분이 된 거 같다”며 “확정되기 전부터 액션 스쿨을 다니셨고 촬영은 작년에 했다”고 영화 캐스팅부터 촬영하기까지의 상황을 전했다.
엄정화는 지난 2015년 개봉한 영화 ‘미쓰 와이프’(감독 강효진) 이후 5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아내이자 엄마, 사장인 미영은 연하의 남편 석환(박성웅 분)과 어린 딸을 데리고 사는 억척스러운 여자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승객들을 구할 화려한 액션 능력의 소유자다.
이 감독은 “석환은 시나리오 초반 키가 작고 초라한 남자였는데, 그랬으면 재미가 없겠다 싶었다. 오히려 덩치가 크고 우락부락한 배우가 귀엽게 애교를 부리면 재미있을 거 같았다”면서 “박성웅에게 주문한 건 ‘아내와 딸 밖에 모르는 팔불출이었으면 좋겠다’는 거 하나였다. 박성웅을 두 번째 만났을 때 유쾌한 사람이란 걸 알게 되면서 무장해제된 아빠의 모습이 나올 거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석환, 미영 부부가 기내에서 정체불명의 테러 리스트들에게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항공 재난영화를 표방하기도 한다. 제작진은 미국 LA에서 각종 비행기 기종의 내부를 조립해 다양한 세트장을 운영하는 ‘에어 할리우드’ 업체에 방문해 보잉 777기 세트를 통째로 국내에 들여왔다. 약 2주에 걸쳐 부품을 맞춘 끝에 실제 기내와 같은 비행기 세트를 완성할 수 있었다.
이철하 감독은 “실제 비행기를 분해해 세트로 만드는 게 불가능하다. 미국 에어 할리우드에서 보잉777 부품을 수입했다. 절단된 부품을 컨테이너에 싣고 배로 이동했다”며 “한국에서 조립을 하는 데 고생을 굉장히 많이 했다. 미술팀, 제작팀까지…(들여와서 조립하고 분해하는) 비용을 따졌을 때 비행기 한 대를 사는 비용과 큰 차이가 없는 금액”이라고 전했다. (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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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