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지, 막바지 장마 뚫고 와이어투와이어 ‘생애 첫 타이틀 방어’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20.08.16 17: 11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투어 시즌 4년차를 뛰고 있는 박민지(22, NH투자증권)가 생애 첫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박민지는 16일 경기도 포천 ‘대유 몽베르 컨트리클럽’(파 72, 6525야드)에서 열린 대유위니아 MBN 여자오픈(총상금 7억 원, 우승상금 1억 4,000만 원) 최종라운드에서 4타를 줄이며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최종 합계 는 13언더파 203타(66-69-68)다.
2017년부터 정규투어에서 뛰고 있는 박민지는 1년에 1승씩을 올리는 선수다. 이번 대회를 시작할 때의 목표도 ‘1년에 1승’이었다. 그런데 올 시즌 첫 승이긴 한데, 의미가 좀 다른 우승을 해 버렸다. ‘MBN 여자오픈’은 박민지가 작년에도 우승한 대회다. 즉, 생애 첫 타이틀 방어 성공이다.

박민지(22)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대유위니아 MBN 여자오픈(총상금 7억원) 우승을 차지했다.박민지는 13언더파 203타를 기록하며 시즌 첫 우승(통산 4승)을 달성했다.18번홀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박민지와 캐디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ksl0919@osen.co.kr

3라운드 내내 한번도 선두를 잃지 않았다. 둘째 날에는 막바지 장마비가 내린 탓에 오후 3시께나 되어서야 경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마저 경기를 다 마치지 못해 최종라운드가 열리는 16일 새벽같이 잔여 경기를 치러야 했다. 모든 게 난관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생애 첫 타이틀 방어를 인상 깊게 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최종라운드 경기는 후반 15, 17번 홀에서 결정타가 터졌다. 전반 라운드를 버디 3개, 보기 2개로 마쳤는데, 그 성적으로는 우승을 보장할 수 없었다.
최종라운드에서 6개의 버디를 몰아친 이정은이 강력한 견제자였다. 그런데 이정은은 2라운드까지 성적이 좋지 못했다. 최종라운드에서 11언더파로 공동 선두를 만들어 놓고 18번홀을 아웃했는데 그 시각, 챔피언조는 12번홀을 지나고 있었다. 경기 결과를 확인하려면 한참이나 기다려야 했다.
최종라운드 챔피언조는 구래현, 송가은, 박민지가 한 묶음이었다. 박민지 외는 우승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다. ‘우승 해 본 이가 또 우승을 한다’는 말은 사실일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 얄밉다.
구래현은 최종라운드에서 1타를 줄이는데 그쳤고, 송가은은 4오버파로 왕창 무너졌다.
16일 경기 포천시몽베르 컨트리클럽 (파72·6525야드)에서 ‘대유위니아 MBN 여자오픈(총상금 7억원)’ 파이널 라운드가 열렸다.1번홀에서 박민지가 티샷을 하고 있다./ksl0919@osen.co.kr
결국 챔피언조의 자존심은 박민지가 지켜야 한다. 결코 ‘쫄지 않는’ 박민지의 괴력은 경기 후반 두 번의 파3홀에서 나왔다. 안정된 티샷으로 공을 핀 가까이 붙였고, 침착하게 버디 퍼트로 마무리 했다.
경기 후에 확인 된 일이기는 하지만 박민지는 14번홀을 지날 때 이정은과 공동 선두임을 알았다고 한다. 그 지점에 하필 리더보드가 있다. 
이정은과 공동 선두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15번홀에서 버디를 잡았다. 17번 홀에서 우승을 사실상 확정짓는 버디를 잡았을 때는 환한 미소까지 터져버렸다. 박민지는 “17번홀에서는 파만하고 싶었는데, 버디가 들어가 버려서 기뻤다. 속마음이 표정으로 나와 버렸다”고 말했다.
‘1년에 1승’ 목표를 너무 빨리 이뤄버린 감도 있다. 게다가 생애 첫 타이틀 방어에도 성공했다. 새로운 목표를 정할 필요가 생겼다.
박민지는 “후반기에는 메이저 대회에서 한번 우승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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