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선수 최현미가 강대국들로부터 지원 약속과 함께 귀화를 하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대차게 거절했다.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대한민국을 위해 싸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방송된 SBS 예능 ‘집사부일체’에는 최현미가 사부로 출연해 멤버들을 만났다.
14세에 탈북해 다른 나라를 거쳐 남한으로 왔고, 가족들과 함께 정착하기까지 쉽지 않았던 삶이었지만 자유의 의미를 알게 돼 기쁘다고 했다.
최현미는 이날 “제가 북한에 계속 있었다면 세계 챔피언을 하고 싶다는 생각조차 못 했을 거 같다”며 “여기에 살면서 잘 사는 것과 자유롭다는 것의 의미를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녀는 “저는 한국에서 태극기를 달았을 때 자긍심이 강했다. ‘나 이제 대한민국의 국가대표’라는 프라이드가 생겼다”라고 했다.
이어 “아쉬운 건, 한국에서는 복싱이 비인기 종목이라 안타깝다”며 “영국과 독일, 일본에서 제게 ‘지원을 해주겠다’면서 ‘귀화하라'고 제안했지만 ‘대한민국에서 싸우겠다’는 마음이 강했다”고 귀화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최현미는 “세계 정상인데도 스폰서가 없어서 힘들었다”고 밝혔다. “올해 복싱한 지 20년이 됐고, 챔피언 자리를 12년 동안 지켰다”며 “의무방어전을 치러야 하는데 스폰서가 없어서 아빠랑 계속 스폰서를 구하러 다녔다"고 털어놨다. 챔피언이 아니면 경기가 열리지 않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이 오프닝 경기에 설 수 있게 최 선수가 전체 비용을 마련해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최 선수의 아버지는 “시합을 한 번 할 때마다 1억~1억 5천만 원 정도가 든다”며 “딸이 '앵벌이 하는 거 같다'고 했다. 근데 비용이 없으면 출전할 수가 없다. 마련하기 어려워서 둘이 울기도 했다"고 털어놔 안타까운 마음을 안겼다.
최현미는 “제 친구들은 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제가 항상 아빠에게 모든 걸 털어놓는 거 같다. 너무 기분을 표현해서 미안하다”고 이 자리를 빌려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아버지는 “시합 후 현미가 '아빠 수고했어. 고마워’라는 말을 해주면 모든 게 쑥 내려간다”고 말하며 딸에게 쓴 편지를 읽었다. 진심과 사랑이 담긴 아버지의 편지에 최현미뿐만 아니라 모든 멤버들이 같이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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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집사부일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