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편의 걸출한 음악영화가 탄생할 예정이다. ‘제천 음악영화 제작지원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제천 음악영화 제작지원 프로젝트는 한국음악영화계의 내일을 견인할 음악영화인을 육성하고 전폭 지원하는 국내 유일의 음악영화 발굴 프로그램으로,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하 영화제)의 대표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올해는 어려운 시절이 음악영화의 발전과 창작을 멈추게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 따라 제작지원을 1억 원으로 대폭 확대하고 참신한 음악영화를 기다렸다.
영화제 기간인 지난 15일(토) 진행된 본심 피칭행사 ‘피치 펀치’에서 총 8편의 음악영화 프로젝트가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본심은 국내 영화계를 대표하는 3인의 심사로 진행됐다. 한국 최초의 뮤지컬 영화 '삼거리 극장'(2006)과 '러브픽션'(2011)의 전계수 감독과 올해 영화제의 공식 온라인 상영관인 국내 대표 OTT 플랫폼 웨이브의 이태현 대표이사, 한국예술영화 발전의 근간을 마련한 영화사 백두대간의 최낙용 부사장 등이다.
이날 최종 선정작으로 5편의 작품이 선정됐다. ‘지고’ 라는 예명으로 활동했던 인디 뮤지션 지순의 이야기를 담은 고승환 감독의 다큐멘터리 '지고, 지순'과 감독 자신의 연습생 경험을 녹여낸 아이돌 그룹 멤버의 성장영화 '블루'(김영환)의 2편이 후반작업지원을 받는다.
귀신의 노래를 듣게 된 불면증 환자의 이야기를 호러 장르에 담은 이병훈 감독의 '구전가요', 1967년 기지촌에서 벌어진 무희 살인사건을 그린 조하영 감독의 '언니를 기억해' 등 2편의 단편영화가 각 5백만 원의 제작지원금을 받는다.
총 5천만 원의 제작지원금은 고영재 감독의 '아치의 노래'에게 돌아갔다. 타고난 문학적 상상력으로 노래하는 음유시인이라고 불리는 싱어송라이터 정태춘의 40년 음악인생을 다룬 다큐멘터리. 감독은 다큐멘터리 '워낭소리'(2008)를 제작, 프로듀싱했던 내공을 감독 데뷔작에 녹여냈다.
고영재 감독은 “정태춘이라는 가수의 삶과 창작열정, 그가 바꾼 음악산업의 구조 등 가수가 가진 무게가 이 상을 받게 한 것 같다”며 “'아치의 노래'를 선택해준 심사위원과 피칭에 참여한 동료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책임감을 가지고 제작에 임하겠다”는 수상소감을 밝혔다. 수상은 아쉽게도 불발되었지만 철길 밑에 버려진 피아노를 매개로 재회한 두 남녀의 이야기를 담은 장편 로맨스 '포코 아 포코: 조금씩 서서히'(김지희)도 특별 언급됐다.
최낙용 심사위원은 “심사를 하는 입장인데 오히려 많은 것을 배웠다. 모든 작품이 지원하고 싶은 수작이었기에 한정되어 있는 자원이 아쉬웠다. 최종으로 선정된 작품들은 책임감을 갖고 작품을 완성해야 할 것”이라는 소회를 전했다.
이상천 조직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영화제가 또 한 번의 도약을 꿈 꿀 때가 됐다. 내년에는 음악영화 창작자와 관객을 위한 참신한 음악영화 창작을 위해 2억 원 이상으로 제작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제천 음악영화 제작지원 프로젝트를 음악영화산업의 발전과 영화제의 세계화를 위한 발판으로 삼을 것임을 밝혔다.
이달 13일 개막한 제16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오늘(17일)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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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천국제음악영화제